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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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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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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52*225*30mm
ISBN13 9788984075689
ISBN10 89840756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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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어느 경우에나 감을 읽어내는 사람은 독서가 자신이다. 어떤 대상이나 장소나 사건에서 해독 가능한 것들을 인지해 내는 것이 독서가 본인이라는 말이다. 하나의 기호 체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판독해야 하는 사람도 독서가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디쯤 서 있는지를 살피려고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읽는다. --- p.15

독서 행위 그 자체처럼, 독서의 역사는 우리 당대로 -나를 향해서, 그리고 독서가로서의 내 경험을 향해서- 돌진해 왔다가 아득히 먼 세기의 첫 페이지로 되돌아간다. 독서의 역사는 장(章)을 뛰어넘기도 하고 대충 훑거나 선별해 읽고 또다시 읽기도 하면서 판에 박힌 순서를 따르길 거부한다. --- p.43

몇 년을 두고, 아마 종잇값을 아끼려는 경제적 이유 때문인 듯도 한데 그들은 같은 노트를 사용해야 했다. 모르긴 해도 호프만 자신이 학교에서 배움의 점진적 발전을 확인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레비누스의 필체는 몇 해 동안 텍스트를 옮겨 적었는데도 거의 변화를 느끼지 않는다. 페이지 가운데에 집중적으로 적었고, 훗날 해석과 주석을 적어넣기 위해 행간을 넓게 두었고, 각 모서리에도 여백을 충분히 두고 있으며, 필체는 독일의 15세기 필사본에 나모는 고딕체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구텐베르크가 성경을 인쇄하기 위해 글자를 새길 때 베꼈을 법한 우아한 필체이다. 연한 자줏빛 잉크로 쓴 강하면서도 뚜렷한 필체는 레나누스가 텍스트를 점점 더 쉽게 따라잡도록 했다. 여기에 상식적으로 쓴 첫 문자가 여러 페이지에 나타난다. --- p.121

에피쿠로스 학파인 오마르 하이얌은 큰 나뭇가지 밑의 탁 트인 공간에서 시를 읽을 것을 권했다. 그리고 몇 세기 뒤에 격식에 까다로웠던 생트뵈브는 스탈 부인의 『회고록』을 ‘11월의 나무 밑에서’ 읽으라고 충고했다. 셸리는 “옷을 홀랑 벗은 채 바위에 걸터앉아 담이 다 식을 때까지 헤로도토스를 읽는 것이 나의 습관”이라고 쓰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열린 하늘 밑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나는 좀처럼 해변가나 정원에서 책을 읽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두 가지 빛, 다시 말해서 햇빛과 책이 뿜어내는 빛을 한꺼번에 받으면서 책을 읽을 수는 없다. 언제나 전기불로만, 방안은 어둑하게 하고 책장에만 불을 밝힌 채 책을 읽도록 해야 한다.” --- p.225

아득한 옛날 성 금요일에 콘스탄티누스가 발견한 것은 한 텍스트가 갖는 의미는 독서가의 능력과 욕망에 따라 확대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텍스트를 대할 때 독자는 그 텍스트의 단어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역사적으로 그 텍스트나 저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의문을 풀어 주는 메시지로 바꿔 버릴 수 있다. 이런 식의 의미 변질은 텍스트 자체를 확장시키거나 퇴보시킬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텍스트에 독서가 자신의 환경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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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체명 : 백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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