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붓다의 깨우침이 어떻게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런 도움을 받기 위해 불교 신자가 될 필요는 없다. 붓다의 통찰은 힘겨운 감정, 상실감, 질병, 그 밖의 어려운 문제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며 나아가 지혜롭고 품위 있게 죽음을 대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행복은 이미 우리 가까이에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감관과 능력을 생각해보자. 우리에게는 멋진 형태와 색깔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눈과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귀가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도와주고 훌륭한 일을 얼마든지 해내는 두 손도 있다. 산책하는 즐거움을 주고 걸음마다 기쁜 마음으로 지면과 교감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발과 다리도 있다. 그리고 신비스럽기까지 한 언어 능력을 지닌 우수한 지능도 있다. 이런 감관과 능력은 이미 기쁨의 엄청난 원천이다. 이 중 어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이 결여된 사람이 있더라도 나머지 능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배운다면 행복의 풍요로운 원천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이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해지는 능력은 우리 내면에 이미 존재한다. 행복은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고 좋은 인맥이 있으며 잘생긴 외모를 갖춘 그런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보통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은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행복은 자격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 「1 행복한 상태」 중에서
삶을 ‘이야기’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관념에 사로잡힌다. 우리는 어떻게든 행복을 추구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큰돈을 벌거나 명성을 쌓는 것처럼, 깨우침을 얻어야만 하는 필요성도 마찬가지다. 깨우침을 얻으려면 악전고투하고 곤경을 이겨내야만 한다. 우리의 의식 구조는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이런 생각을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내게는 그것이 없어. 매우 어려운 일이야. 난 그것을 위해 투쟁해야만 해.” 우리가 ‘붓다’라고 말할 때 입을 씻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생각들 때문이다. 우리는 붓다가 위험하고도 어려운 일을 견디며 영웅적인 수행을 했기 때문에 깨우침을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마음이 편안했을 때 그리고 인간의 본성과 싸우기보다는 함께 하려고 결심했을 때, 열반이라고 부르는 상태에 빠져들 수 있었다.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열었을 때 평화와 행복을 발견한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나뭇잎’이라는 개념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뭇잎을 보면서 현재의 순간에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대부분 실망한다. 항상 대단한 성취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어떤 특별한 성취를 이루지 못하면 거기서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고 자아를 충족시킬 수 없다. 오히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우리는 자아 밖으로 나아갈 수 있다. --- 「2 익숙한 개념에서 벗어나기」 중에서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자신의 행동에 절망하거나 습관과 다투는 것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다. 습관과 다투는 대신 마음챙김으로 습관 에너지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수용적 태도로 지금 일어나는 일을 의식하기만 하면 된다. 눈앞에 일어나는 일을 분명히 그리고 자애롭게 바라보자. 원치 않는 행동을 유발하는 외적 요인이 무엇인가? 계속해서 우리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내적 요인인 생각과 감정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몸의 어떤 부분에서 습관 에너지가 꿈틀거리는지 느끼는가? 그리고 그 감각은 정확히 무엇인가? 습관 에너지를 그대로 두면 무슨 일이 발생하며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가? 지금은 무슨 일이 생기고 있으며 나중에는 무슨 일이 생기는가?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자. 자신의 호흡을 의식하면서 평온하고 분명하며 고요하게 이 모든 것을 살펴보자. 화가 나고 혼란스러우며 번민하는 마음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마음챙김으로 생기는 에너지를 스스로 계속 유지하면 지금은 불가능해 보여도, 어느덧 변화와 행복이 가능해진다. --- 「3 습관에서 벗어나기」 중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단순히 감관의 경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태도, 믿음, 기대가 함께 만들어낸 세상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 산물이다. 우리의 기분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행복을 느낄 때 비는 부드럽고 친근하며 기운을 북돋아주는 단비가 되지만, 슬플 때 비가 오는 세상은 지금도, 과거에도, 미래에도 우울하고, 축축하고, 차갑고, 달갑지 않게 된다. 자애로움과 행복을 느낄 때는 도로 위의 다른 운전자들이 상냥하고 협조적으로 보인다. 다른 차가 들어오도록 속도를 늦춰주고, 깜빡이를 켜고, 다른 사람들의 실수를 눈감아주는 사람들의 친절함을 발견한다. 화가 나거나 슬플 때는 다른 운전자들이 하나같이 나쁜 놈들이다.
마음과 상황은 궁극적으로 하나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심오하면서도 광범위한 면에서 사실이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다. 우리가 마음을 치료할 때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마음과 상황은 궁극적으로 하나라서 분리될 수 없다. --- 「4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키기」 중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주는 체험과 휴식을 취하는 활동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일이다. 나아가서 우리가 모든 활동을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음식을 적당하게 먹고, 비타민을 챙기고 충분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또한 부모가 어린아이에게 하듯 우리 자신을 격려하는 일이다. 무엇인가 잘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어야 한다. “잘 했어!” 하고 말하면서 스스로에게 미소를 보내라.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충분히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실수를 저질렀을 때, 스스로에게 자애롭고 관대하게 대하는 것이다. 나의 의식의 정원 속에 심겨진 씨앗을 자비롭게 바라보고 부정적 충동의 원천을 구별해내고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 안의 불성이 발현되는 것을 알아차리고 내가 성숙하고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 「5 자아, 무아, 그리고 타인」 중에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깨우침은 없다. 진정한 행복도 없다. 우리가 겪는 고통을 왜곡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혜롭고 참을성 있게 바라보는 일이 깨우침으로 가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우리의 슬픔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고통의 사슬에 얼마나 철저히 매여 있는지를 알게 되면 그 사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 「6 고통에 대처하는 방식」 중에서
우리가 수행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더 노력하라는 의미이지 고통스럽거나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할 때처럼 수행을 마친 후에는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운동 후에 기분 좋은 피로감은 좋지만, 녹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명상도 마찬가지다. 명상 자체를 인식하고 소중히 여기고 즐기는 방법으로 수행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면 명상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아쉬운 마음이 들 것이다.
붓다의 중도에 대한 통찰은 우리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그 본성을 좇아 수행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중도를 벗어나면 모든 것이 쓸데없이 어려워진다. 중도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일상의 조급증과 목표 지향적인 사고에 물들어 명상을 할 때에도 긴장하고 지나치게 애쓰게 될 것이다. --- 「7 행복을 위한 명상법」 중에서
과정을 지향한다면 수행이 어렵다는 덫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특별한 무엇인가를 성취하려고 애쓰지 않게 된다. 붓다의 수행은 수행이 아니었으며 그는 완전한 깨우침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챙기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지난 세 시간 동안 마음을 챙기지 못했더라도 괜찮으며 앞으로 세 시간 동안 다시 잊어버리더라도 문제가 될 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은 지금 당장 마음을 챙기는 일이다. --- 「8 행복한 삶」 중에서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나서야 우리는 완전히 살아 있을 수 있다. 죽음을 알게 되면 삶을 낭비하지 않는 지혜가 생긴다. 죽음은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에 이르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을 지나쳐버리지 않고, 삶을 인식하며 매 순간 깨어 있게 한다. 또한 우리를 현재에 살도록 해주며 지금이야말로 살아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임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결코 오지 않을 내일에만 매달려 삶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 「9 죽음과 환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