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1899-1957)은 1945년에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인입니다. 1889년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인 칠레, 안데스 산맥의 작은 시골 마을 비쿠냐에서 태어난 미스트랄은 세 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 버려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15세의 나이에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절에 1971년에 미스트랄에 이어 두 번째로 중남미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또 다른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를 제자로 만나게 됩니다. 네루다는 미스트랄이 건네주는 러시아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작가로서의 수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10세에 글을 쓰기 시작했던 미스트랄은 1914년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 예술가 작가협회가 주최한 백일장에서 죽음의 소네트라는 시로 입상을 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서고, 이 작품이 수록된 첫 번째 시집 《비탄》을 1922년에 발표하고 1924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시 모음집인 《부드러움》을 발표합니다. 어린이들의 순수함을 노래하고 어린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담겨져 있는 이 시집의 시들은 아직도 많은 중남미 어린이들이 즐겨 외우고 노래로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1932년 칠레 정부는 미스트랄을 영사로 임명했습니다. 이후 미스트랄은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외교관으로서 생활을 했는데, 전 세계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과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사로서 외교관으로서 일하면서 틈틈이 써내려간 작품들 속에는 인간에 대한 폭넓은 관심, 특히 어린이와 억눌린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스웨덴의 노벨 위원회는 미스트랄을 노벨상 수상 작가로 선정하면서 “라틴 아메리카의 이상주의적 소망을 작가의 이름으로 대치할 수 있을 정도로 확고하게 만든 그녀의 강한 서정시들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이야기했고, 미스트랄은 수상 소식을 듣고 “아마도 내가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대표해왔기 때문인가 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미스트랄은 페로와 그림 형제의 옛 이야기들을 시인만의 언어로 아름다움과 세련미를 갖춘 작품으로 재창조했습니다. 미스트랄이 새롭게 탄생시킨 옛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칠레 농촌과 광산에서의 삶의 모습,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것들, 그리고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찾아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칠레 카톨릭 대학교에서 미술 공부를 했습니다. 현재 교사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그리고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작품으로 《아이와 고래》, 《산들의 음악》, 《지진에서 살아남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시》 등이 있습니다.
한국 외국어 대학교와 대학원,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스페인어로 된 재미있는 책들을 읽고 감상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숲은 나무를 기억해요》, 《집으로 가는 길》, 《아버지의 그림 편지》,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