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퇴직은 피할 수 없다. 입학 후 졸업이, 삶의 종착역이 죽음으로 귀결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년이든, 명퇴든 떠밀려 나오거나 자발적으로 걸어 나오거나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이직은 주도적 행위다. 아무도 시키지 않고, 권하지 않는다. 아울러 외면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변화의 시대에 안정성은 변화로써만 쟁취할 수 있다. --- p. 5
회사의 조직문화, 분위기, 사업 방향은 인터넷과 평점사이트로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만나라! 기회는 항상 만남에서 발생한다. 임원 직군의 경우 정식 프로세스를 밟기 전 캐주얼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후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연봉 1~2천만 원이 아니다. 노련한 경력직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연봉이 시기와 질투, 성과 압박의 대상이 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바로 Fit(의지 · 목적 · 시기 등에 맞거나 적합성 여부)이다. 나와 채용될 회사와의 Fit, 직속 상사 그리고 부하와의 Fit, 내 경력과 회사, 사람과의 시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 p. 92
인더스트리, 기업 규모를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분명 당신이 본 장점들이 있고 일반 회사에서는 없는 기회가 있다. 문제는 해당 경력이 쌓일 때 회사가 당신을 어떻게 인식하냐는 것이다. 같은 인사, 회계, 영업 직군이라도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에서 요구하는 후보자의 역량과 디테일은 모두 다르다. 작은 규모일수록 멀티 플레이어를 원하고 큰 조직일수록 세부업무의 스페셜리스트를 원한다. 스톡옵션 등 귀가 솔깃한 제안들이 있지만 아직 장밋빛 약속일 뿐이다. --- p. 99
이직은 자격증처럼 많은 노력과 스킬을 요하지만 단지 취득, 성공이란 의미만으로 표현되기 힘든 유기적 결과물이다. 이력서 작성부터, 면접, 연봉협상, 기업의 비전과 조직문화, 본인과의 궁합까지 단지 2~3년뿐만 아니라 그 이후 경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일이다. 이직의 경험이 없다면 대학이나 전공 선택의 고민과 결과를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다. 또한 이직의 특성상 드러내 놓고 조언을 구하기도 어렵고 정보도 단편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능력 있는 헤드헌터는 회사 분석을 시작으로 면접, 연봉협상까지 든든한 우군이 되어 준다. --- p. 110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이력서는 당신의 이야기지만 철저히 독자(지원회사) 입장에서 써야 한다. 회사의 입장에서 경력직을 채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입사원처럼 간 쓸개 다 빼 주고 마치 이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식의 서로 오글거리는 글짓기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큰 그림을 가지고 회사가 인재를 뽑는 경위에 대해 접근해라. 신사업 확장을 위해서인가? 신규 수주나 생산 라인의 증대인가? 기존 내부직원의 불화로 인한 교체인가? 많고 많은 회사 중에 왜 이 회사인가? 그렇다면 나는 이 회사에서 어떤 것을 기대하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 p. 118
흔히 후보자의 이력서에는 신상명세, 학벌, 가족사항 등 첫 장에서부터 핵심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어느 직군이든 보고 능력은 핵심사항 중 하나다. 대면 보고였으면 한 소리했을 것이고 서류 검토면 스킵할 가능성이 높다. 말할 필요도 없이 경력직 채용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경력이다. 최근 직장 이력부터 학력사항, 자격증, 어학, 기타사항(수상 · 교육사항 · 병역 등), 세부경력, 자기소개서로 이어지도록 한다. 이때 Summary Table 1장, 세부경력 1~2장, 자기소개서 1~2장으로 구성되도록 한다. --- p. 131
경력 및 자격사항이야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후보자들이고 현업에 대해서는 내가 첨언할 것이 많이 없다. 해당 회사의 비전과 성향, 업계트렌드, 면접을 위한 스킬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터뷰는 대략 마무리된다. 이때 후보자에게 내가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는 3가지가 있다. ‘자신감, 겸손함, 진솔함’ 앞서 채용의 본질이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것임을 언급했다. 이건 많은 의미를 포함한다. 프로이기 때문에 프로페셔널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일을 위임하고 맡기기 위해서 필요한 게 프로페셔널이 내재된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다. --- p. 157
회사와 직군마다 면접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통상 마무리하는 방법은 대부분 비슷하다. 위의 상황처럼 마지막으로 질문 기회를 주거나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원자가 듣기에는 상투적인 질문이라 생각하기 쉽고 이제는 마쳤다는 생각에 긴장을 놓기 쉬운 순간이다. 아울러 면접 시간 동안 정리된 지원자의 인상과 평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면접 내내 시종일관 쭉 경직된 지원자도 있을 것이고 어려운 과정이 끝났다는 마음에 긴장이 풀리는 인력도 있을 것이다. --- p. 165
거듭 이야기하지만 회사란 조직 역시 사람이다. 어느 회사가 좋냐, 나쁘냐는 사실 연봉, 복리후생, 업무환경 등 여러 것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여기서 실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수만 명의 대기업이라도 결국 지금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 내 회사생활을 좌우한다. 마찬가지로 지원회사라면 나랑 같이 일하게 될 사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면접관이 그 회사인 것이다. 헤드헌팅을 진행하며 주니어에게는 면접이 상호적인 것임을,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할 때 지원자 역시 직장상사로서 면접관을 평가하라고 수시로 당부한다. --- p. 170
경력사원을 뽑을 때도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 어떤 것도 경력과 실적을 대체할 수 없다. 실제 회사에서 ‘에이스’ 소리를 듣는 인력 중에는 학벌이나 어학 등 특별히 내세울 부분이 없으나 인정받는 인력들이 있다. 본인만의 강점으로 회사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실력만큼 쌓아야 할 것이 평판이다. 평판은 업무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인맥으로만 이뤄지기도 어렵다. 아울러 하루 만에 쌓이는 것은 물론 아니다. 반면 하루 만에 무너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사회생활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다른 계획을 준비하며 현재 직장생활에 소홀한 것은 너무나 아쉬운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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