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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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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 심리학자와 함께 명작 속으로 떠나는 마음 위로 여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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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9쪽 | 445g | 147*220*20mm
ISBN13 9788997235469
ISBN10 89972354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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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공포증이 심한 이는 이성을 만나 호감을 느끼면 그에게 거절당할까봐 많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거절 공포증 환자의 감정은 기본적으로 ‘이성에 대한 호감+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 구성되며 여기에 다른 다양한 감정들이 혼합된다. 그래서 거절 공포증이 심한 사람은 상대방이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싶어하며, 그가 변심하지 못하도록 서로의 관계를 확실히 매듭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또한 그것을 위해 막대한 심리적 에너지를 사용하며,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 것 같으면 참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마음의 병이 심각할수록 연애감정에는 두려움, 초조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혼합되므로 그것이 격정적이거나 혼란스러운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연애 초기에 흔히 빠지는 ‘사랑의 열병’이라고 불리는 감정상태는 대체로 이와 관련이 있다. --- pp.40-41

질투심이란 ‘상대방의 사랑을 독점하고픈 욕구+상대방과 사랑의 경쟁자에 대한 분노’로 구성된다. 만일 누군가와 연인관계 혹은 혼인관계에 있다면 ‘상대방의 사랑을 독점하고픈 욕구’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것은 배우자의 정당한 권리이기도 하다. 연인이나 배우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애인 혹은 배우자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방과 사랑의 경쟁자에 대한 분노’는 어떨까? 만일 상대 이성이 배우자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제삼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것은 정상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분노가 지나치게 크다면 이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의 심리적 결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다시 말해 ‘네가 나를 배신하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널 죽여버리겠다’ ‘너의 새 애인을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과도한 분노는 정상적인 질투심의 범위를 벗어나는 자기의 심리적 콤플렉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 pp.60-61

서로 뜨겁게 사랑함에도 불가피하게 헤어져야만 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는 이 세상에 많고도 많다. 하지만 헤어진 연인을 아르망처럼 지독하게 증오하면서 괴롭히는 예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소설 《춘희》에 나오는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은 그래서다. 현실도피적인 불꽃같은 순간의 사랑은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고 따라 배워야 할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물론 사랑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그런 사랑조차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 p.124

중년기에 도달하면,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청년기의 인생관과 꿈이 만들어낸 결과, 배우자 선택과 자식농사의 결과 등 인생 성적표를 받아보게 됨으로써 자기 인생에 대한 중간평가를 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것과 결부되어 그동안에 해결하지 못했던 심리적 상처나 숙제, 억압되어왔던 동기나 감정 등이 한꺼번에 분출되곤 한다. 오래된 심리적 상처나 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되며, 해결되지 못하거나 억압된 소망은 더욱 강렬해지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인생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표면화되기 때문이다. 이중생활을 청산하지 못한 채 50대에 도달한 지킬 박사에게도 중년의 위기는 어김없이 찾아왔던 것 같다. --- p.137

당장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세상을 살기 싫어했던 햄릿에게 아버지의 혼령이 복수를 부탁했으니 그 결과는 뻔하다. 비록 의식적으로는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한다고 외쳐댔지만 그의 무의식은 아버지의 명령을 버거워하거나 귀찮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삶에 대한 의욕이 없어서 오늘내일 하고 있던 햄릿에게 아버지의 명령이란 열심히 살아야만 할, 반대로 말하면 죽어서는 안 될 중대한 이유를 부과하는 것이었으니까. 이런 점에서 햄릿의 가장 큰 심적 갈등은 ‘아버지의 복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복수를 위해 더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죽어버릴 것인가’였다고 할 수 있다. --- p.185

한층 더 심각한 것은 병적인 사랑을 하는 이가 권력을 쥐고 있는 경우다. 그럴 경우 비극은 그 당사자만이 아닌 타인에게까지 광범위하게 강요될 수 있다. 클로드 부주교가 에스메랄다와 카지모도를 죽음으로 밀어넣었던 것처럼.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는 정신적 불구자인 엘리트나 권력자가 사회에, 세상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 p.224

이미 친부모와 한번 이별한 쓰라린 아픔이 있는 고아들은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에도 자기주장을 잘 펼치지 못하거나 정당한 분노조차 표현하지 못하고 그것을 억압할 위험이 있다. 그런 행동을 했을 경우 또다시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아마 도로시도 그런 심리에서 그다지 자유롭지는 못했을 것이고, 거기? 더해 마음까지 여렸기에 그녀는 평소에 정당한 화도 못 내면서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 마음을 나약하게 만들 뿐인 그런 소극성이나 두려움과는 과감히 이별해야 했다. 그녀에게는 나쁜 마녀를 반드시 해치우고 세 친구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겼으니까.
--- pp.24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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