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자식 자랑이 듣기 싫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그저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도 좀 물어봐 달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운동을 잘하지도 못하고, 우등생도 아니고,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부모인 우리가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은 수없이 많다.
우리 중 언니인 패티는 양극성장애를 앓는 열일곱 살 딸 제니퍼의 용기와 어른스러움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동생인 지나 또한 아스퍼거증후군인 열다섯 살 케이티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운동광인 지나가 딸에게 자부심을 갖는 것은 케이티가 농구공을 잘 튀겨서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유연하게 다시 튀어 오르기 때문이다
--- p.20~21
"이봐요, 할머니. 내 딸은 자폐증이에요. 그러고 싶어 그러는 게 아니라 신경 작용 탓에 팸플릿을 흔든 거라고요!"
"아…." 상대방의 얼굴에 혼란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입을 함부로 놀리기 전에 아이가 혹시 자폐증은 아닐까, 자기도 어쩔 수 없이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아닐까 생각 좀 해 보라고요!"
"알겠어요." 상대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책까지 쓰고 있어요!"
"그래요!" 공동 저자인 패티가 지나의 뒤에서 튀어나가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미안합니다. 우리의 사과와 안타까운 마음을 받아 주세요." 상대는 정중하게 말했다.
"안타깝다고요? 그런 것 필요 없거든요? 내 딸은 하늘이 주신 축복이라고요!"
"그래요, 축복!" 패티도 노부인에게 얼굴을 바싹 들이대며 거들었다.
어느 정도 만족감을(또 씁쓸함을) 느낀 지나는 지원부대와 함께 물러섰다.
"와, 지나! 넌 정말 대단해!" 패티가 뒤를 따라오며 말했다.
"그래요, 지나 이모. 대단해요." 줄리앤이 말했다. "그런데요, 아까 그 사람들은 케이티 앞에 앉아 있던 할머니들이 아니었어요!"
--- p.99~100
"케이티, 다르다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오히려 좋은 거란다. 만약 모든 사람이 다 똑같다고 해 봐. 뭐랄까, 예를 들면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말이야. 바닐라는 똑같잖아. 초콜릿도 없고, 호두도 없고,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잖니. 넌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지도 않아. 네가 아이스크림이라면 너는…."
"무지개 셔벗." 케이티가 냉큼 대답했다. "난 무지개 셔벗이 무지 좋아요."
"맞아! 바로 그거야!" 케이티와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아이스크림은 없을 것 같았다.
--- p.143
"네가 내게 준 그 모든 선물 덕분에 난 전보다 좋은 사람이 되었지."
"어떤 선물요?"
"음… 네 덕분에 난 물질적인 면이 좀 덜해졌지."
"매일 새로운 날을 사는 것을 배웠어."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어."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되었지."
"이런 멋진 가족이 있다는 데 감사하게 되었단다."
"네가 없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멋진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
"제니퍼, 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단다. 네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말이야."
제니퍼는 엄마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
--- p.26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