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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술작품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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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15쪽 | 413g | 132*196*30mm
ISBN13 97889843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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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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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민정
서울 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다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제4대학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장폴 뒤부아의 『남자 대 남자』,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앙리 쿠에코의 『감자일기』, 로랑 고데의 『송고르 왕의 죽음』,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오스카와 장미할머니』, 『이브라힘 할아버지와 코란에 핀 꽃』, 아멜리 노통브의 『살인자의 건강법』, 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아주 긴 일요일의 약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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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시간만 기다려주시오!”
멋지고 우렁찬 남자 목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렇소, 스물네 시간이오. 그 이상은 한 시간도 더 기다려달라고 하지 않겠소. 그 정도면 충분할 테니까.”
나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흰옷을 입은 남자가 접이식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상아 손잡이가 달린 지팡이에 손을 얹은 채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었다. 마치 물건을 감상하듯이.
“물론 상상력을 발휘해야겠지만 그거야 뭐…… 안 그렇소……흐흐…… 흐흐…….”
남자는 마른기침 같은 웃음을 딸꾹질처럼 뱉어내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 서슬에 가늘게 손질한 콧수염 아래 이가 드러나더니 어느 순간, 무지갯빛이 찬란하게 빛났다.
나는 뭔가 싶어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남자의 이라는 이에는 모조리 보석이 박혀 있었다.
내가 이 미터 앞까지 다가가자 남자는 보석들을 도둑맞기라도 할까봐 겁이 나는지 웃음을 멈췄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왜 자살하려다 만 거지? 저 남자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나는 남자에게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말 걸지 말아요. 자살하려는 중이니까.”
“암, 그러시겠지……. 알고 있었소. 그 자살, 스물네 시간만 미뤄주실 수 없겠소?” --- p.11

“괜히 에둘러가진 않겠소. 나는 천재요. 그걸 모른다면 천재라고 할 수도 없겠지. 열다섯 살 때 검정 비누에 그린 그림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후 스무 살엔 빨대 조각품으로, 스물두 살엔 다뉴브 강 염색으로 명성을 확고히 한 다음 스물다섯 살엔 파리잡이용 종이로 자유의 여신상을 포장했다오. 서른 살 때 첫 번째 ‘꿀 흉상 시리즈’를 완성한 후로 나는 계속 탄탄대로를 달려왔소……. 난 말이오, 젊은 친구, 싸구려 스파게티나 광우병 걸린 소고기 따위로 끼니를 때워본 적이 없소. 늘 비단방석 위에서 굴러다녔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각광받는 예술가니까. 뭐 가끔 형씨 같은 얼간이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면 어떻소, 내가 손 한 번 움쩍하면, 낙서 한 번 찍 하면 선생들이 한평생 모아도 못 모을 엄청난 돈이 들어오는걸. 정말이지 나는 배불러 죽을 만큼 부자요. 뭐 그렇다고 배불러 죽지는 않겠지만 말이오. 요컨대, 그러니까 몇 마디로 간단히 줄이자면 나는 천재성과 그에 합당한 명예와 돈, 그리고 잘생긴 얼굴을 다 갖추고 있다는 얘기요. 짜증나지 않소, 응?”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가 바싹 다가서더니 콧수염 아래 ‘보석 진열창’을 슬쩍 드러내 보였다.
“게다가 나는 침대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는 정력가라오.”
나는 인정하고 항복했다.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나가는데 반박할 도리가 없잖은가. --- p.30

“이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소개하오. 살아 있는 조각상을!”
커튼이 펄렁거리며 젖혀지고, 나는 팬티 차림으로 사람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다들 배 한복판에 공을 맞은 듯 억눌린 신음만 발할 뿐이었다. 눈썹을 치켜뜨고 입을 헤벌린 채. 시간이 멈춰버린 듯했다.
제우스 페테르 라마가 내 곁으로 다가와 뿌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나’를 바라보았다기보다는 ‘내 몸’을 바라보았다. 수술 후로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내 두 눈만이 그의 작업을 거치지 않은 부위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날 밤 그 무거운 침묵 속에서 나와 눈을 마주쳐주었다면 내겐 큰 힘이 되었을 텐데.
제우스가 명령했다.
“일어서!”
약속대로 나는 걸상에서 일어나 두 발로 버티고 섰다. 사람들이 겁에 질린 듯 술렁였다. 기묘하다는 표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내 모양새 때문에 내가 조각품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 눈에 대리석 조각이 어슬렁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은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 pp.90~91

나는 한니발과 그의 딸 피오나를 등 뒤에서 바라보며 오후 한나절을 보냈다. 화가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이미 화폭에 그려진 것들이 망쳐지지나 않을까 조바심을 내면서. 또 그가 손동작을 멈출 때마다 이미 그려진 것들을 보고 감탄하면서. 나는 뭔가 근본적이고 중대한 것을 배워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게 뭘까? 딱히 짚이는 건 없었다. 내가 뭘 배우는 중일까? 그림 그리는 법? 아니, 난 화가가 되고 싶지 않은걸. 카를로스 한니발이라는 화가의 작업 방식?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나는 그런 화가가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도 몰랐어. 미술비평가가 되고픈 마음도 없고. 아니면 그저 관찰력을 키우는 중일까? 하지만 그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도 아닌데? 그는 공기를 그리고 있었다. --- p.142

일단 냄새부터 먼저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지독한 악취가 관람객들의 코를 찔러댔다. 처음엔 이게 무슨 냄새야? 하며 꼼짝 않고 서서 코만 벌름거리던 관람객들은 곧이어 제 옆 사람을 흘끔흘끔 비난의 눈초리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럴 만했다. 냄새가 너무나 강렬한 탓에 바로 옆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고는 도저히 생각들을 할 수가 없었을 테니까. 어떤 어머니는 다짜고짜 제 아이의 뺨부터 철썩 갈겼다. 죄 없는 아이가 엉 엉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전시실 안은 난장판이 되었다. 투덜투덜 불평하는 소리, 의심에 찬 눈초리로 바닥을 휘둘러보는 사람, 제 신발 밑창을 들여다보는 사람(늘 자신만만한 축), 제 입 냄새를 맡아보는 사람(늘 자신 없는 축), 갑자기 웩! 하고 구역질을 하는 아주머니, 이어지는 구토의 물결, 전시실 바닥에 넘쳐흐르는 아침식사들, 똥냄새에 섞여드는 토사물 냄새. 그 와중에도 내 똥덩어리는 의기양양했다. 악취를 풍기며 놀랍고도 메스꺼운 자태로 의연하고 위풍당당하게 바닥에 버티고 있었다. 내가 싼 똥이 아니라면 나도 그 냄새에 구토깨나 했으리라. 하지만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법. --- p.246

“아담은 우리 시대의 희생양입니다. 정확히 말해 우리 시대에 널리 떠도는 담론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죠. 요즘은 어딜 가나 외모가 최우선이라고 떠들어대며 겉모습을 바꾸거나 꾸며주는 물건 혹은 서비스를 사라고 부추깁니다. 옷이며 액세서리며 식이요법이며 미용시술이며 화장품이며 건강보조식품이며 사치품들이며 더 좋은 자동차며 이름난 휴양지 순례며 성형수술 등등. 아담도 그 함정에 빠진 겁니다. 겉모습이라는 것에서 자신을 찾으려다 끝내 찾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 있었는데 그때 마침 참신하고 눈에 띄는 외모를 선사하겠다는 사기꾼을 만났으니 얼마나 행복했겠습니까.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아담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고 말았어요. 나는 그 시기에 아담을 만났고요.”
“왜 제우스 페테르 라마 선생을 사기꾼이라고 부르십니까?”
“달리 어떻게 부르겠습니까?”
국가 측 레비아탕 변호사와 제우스 페테르 라마와 뒤랑뒤랑이 일제히 항의를 했다. --- p.282

전에 장인어른은 곧잘 이렇게 말씀하셨다. “명성이라는 건 말일세, 죽은 사람한테나 어울리는 거라네. 살아 있는 사람에겐 빌려 입은 옷처럼 거추장스럽기만 하지.” 그분은 거추장스럽지 않게 살 수 있었다. 살아 있는 내내 가난했고 몇몇 사람들에게만 뛰어난 예술가로 존경받았으며 오직 자식 내외의 사랑과 믿음 말고는 달리 의지할 것이 없었으니까. 내가 장인어른을 세상에 알리는 데 한몫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주제넘은 짓이겠지. 하지만 오랜 세월 내가 장인어른에 대한 글을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고 각종 강연에서 그의 그림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그분이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온 것만은 사실이다. 그때마다 장인어른은 폭소를 터뜨렸다.
“자넨 나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 같아.”
“그 누구도 지나치게 사랑할 순 없어요.”
--- pp.30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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