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즐기는 놀거리는 여럿이 함께 즐기는 놀거리와 비교했을 때 그 즐거움을 체득하는 원리가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혼자 놀기에 적 합한 놀거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종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필 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런 놀거리들을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가지 고 즐겨야 하는지, 즉 제대로 놀기 위해 필요한 테크닉을 배워야 합니다. 같은 음악감상이라도 늘상 듣던 음악을 배경음악처럼 아무 생각 없이 듣는 것과, 음악감상에 대한 구체적인 미학적 목적을 가지고 그런 음악들을 의지적으로 찾아 듣는 것과는 즐거움의 종류와 깊이가 다릅니다. 청소나 프롤로그 8 고독한 놀거리 마스터 공부처럼 평소에 마지못해 억지로 했던 것들, 하기 싫어했던 일들도 그것 을 즐기는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어느 순간 즐거운 놀거리로 변하기도 하지요.--- p. 7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소확행’ 개념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 제는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미래에 대해 기대를 품는 것을 멈추게 한다는 점입니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확행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 법이라고 가르치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는 괜히 미래에 대한 장미빛 꿈을 꾸다가 스트레스라는 내상을 받을 걱정에 인생을 점점 방어적으로, 소극 적으로 살게 됩니다. 또한, 소확행은 물질적인 행복의 조건을 현실적으로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숨기 좋은 도피처로서 악용될 수 있습니다. 마치 명품 브랜드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유니클로나 H&M 같은, 남들에게 나의 경제적 수준을 평가 당하지 않는 브랜드에 열광하는 심리와도 유사하지요. 이런 태도는 자칫 우리로 하여금 삶의 수준을 높이고 경제적 성취를 얻고자 열심히 일 하는 행위를 어느 순간 멈춰 버리고, 소확행이란 회색지대 속으로 도피해 서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p.21-22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의 음악은 고상하고 여유 넘 치는 로맨틱한 인생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을,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을 들으면 내 안에 숨겨진 예술성을 세상에 마음껏 표출하고 싶은 모티베 이션이 생겨나며, 조지 해리슨의 음악을 들으면 불교적 명상에 빠져 삶을 관조적으로 보는 태도가 생깁니다. 레드 제플린의 음악은 성적욕망을 자 극하고, 마빈 게이나 러브,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음악은 용서의 힘을 줍니다. 월터 원더리(Walter Wanderley)의 이국적이며 감미로운 음 악은 내 안에 마법 같은 긍정의 에너지를 무한히 채워 주어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는 멋진 곳이라는 판타지를 줍니다. 이처럼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아티스트의 파동과 나의 파동이 중첩되면 서 나의 인격이 아티스트의 인격으로 잠시 빙의를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 다. 칸트는 이 빙의 과정 속에 작용하는 기능을 ‘상상력’이라고 표현했지 요. 그래서 몸은 현실에 있지만 정신은 상상력을 통해 그 아티스트의 정 신으로 빙의 될 때, 그 아티스트의 태도와 관점으로 현실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음악을 많이 듣다 보면 각각의 음악들이 본인에게 어떤 서로 다른 빙의 효과를 제공하는지 알게 되고, 그 경험치가 일정 수준 이상 쌓이게 되면 본인의 마음 상태에 따라 그 때 그 때 상황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치유가 필요할 땐 치유의 효 과가 있는 음악을 듣고, 활력이 필요하거나 모티베이션이 필요하면 그런 감정을 고취시켜 주는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p. 78-79
이처럼 영화가 우리의 마음에 작용하는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그때 그때 받고 싶은 정서적 영향의 내용에 따라서 본인에게 필 요한 영화를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그 순간 특별히 빙의하 고 싶은 인격이 있으면 그런 인격을 가진 등장인물이 나오는 영화를 찾아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감 정을 바꿀 수도 있고, 새로운 취향을 얻게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인생의 새로운 가치관을 얻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영성계에서는 ‘기운을 조정한다’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지요. 이것이 바로 영화를 적 극적으로 감상할 때 느끼는 묘미입니다. --- p. 122
우리가 호흡을 할 때,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에서 길게 호흡을 해야 몸이 원하는 산소를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들이 마실 수 있습니다. 몸이 굳은 상태에서 짧은 호흡을 자주 하게 되면 호흡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화산 소의 양이 많아지고, 활성화산소는 잘 아시다시피 혈관의 염증을 유발하 게 됩니다. 염증은 각종 장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고, 몸의 면역력을 떨어트려 결국 모든 병의 원인이 되지요. 그래서 단전 호흡이란 호흡을 할 때 목이나 가슴 근육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단전 부위의 근육까 지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횡격막을 더 많이 잡아당길 수 있게 만들고, 그 결과 폐의 여유 공간이 확보되어 한번 호흡에 더 많은 양의 산소를 들이 마시게 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결국 단전 호흡은 몸을 이완시켜 호흡을 편안하고 길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신체적 이완 훈련을 뜻하는 것이지요. --- p.181
이런 꿈은 남들처럼 평범한 모습, 늘 살던 대로 습관적으로 사는 모습에 210 고독한 놀거리 마스터 서 벗어나 인생을 한번 나 답게 살아보고 싶다는 바램이기도 합니다. 그 런데 문제는 우리가 인생에서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뭐가 정말 나 다운 것인지를 잘 모를 때 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주변에서 롤모델을 찾게 되고, 그 사 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의 생각하는 방식이나 말하는 방식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면도 우 리에게 영향을 주지만, 그에 앞서 그 사람의 헤어스타일, 옷 입는 스타일 같은 하드웨어적인 면에 눈이 먼저 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런 헤어스 타일을 따라 하고 그런 옷을 따라 입으면서 평범했던 삶에 변화를 꿈꾸지 요. 즉 옷을 쇼핑하는 행위도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느 냐에 따라 단순히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필품을 사는 ‘일거리’가 되기 도 하고, 한편 내가 꿈꾸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한 의미 있는 ‘놀 거리’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 p.209-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