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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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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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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0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593226
ISBN10 895759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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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자벨 알렉시스 (Isabelle Alexis)
30대의 파리지엔 이자벨 알렉시스. 프랑스 남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명인 그녀는 수많은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현재 그녀는 배우로서의 삶보다 작가로서의 삼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녀의 소설은 <섹스앤더시티>와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섞어 놓은 듯 유쾌하고 재미있기로 유명하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으로는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던 《넌 웃겠지만 난 널 떠날 거야》와 《비밀을 지켜주겠니?》가 있다.
역자 : 김희경
성심여대(현, 가톨릭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마쳤다. 《고양이》, 《동물이란 무엇인가?》, 《박테리아는 인간의 적인가?》, 《레오나르와 줄리엣의 특별한 이야기》등을 번역하였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 엘리즈와 나의 가장 친한 친구 델핀은 우리가 여러 달 전부터 꿈꿔왔던 두 명의 애인을 드디어 찾아냈다. 그들도 역시 우리처럼 가장 친한 친구 사이이다. 서른다섯 살에 ‘가장 친한 친구’란 말은 좀 진부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다른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델핀이 이 단어를 무척 좋아한다. 우리의 새 애인인 시몽과 바르나베(무슨 이름이 그렇게 투박한지)는 45세이며, 직업도 있고, 자동차도 있고, 각자 아이도 하나씩 있고, 여자도 여러 명 있었다. 그들은 현실에 충실한 책임감 있는 두 명의 성인 남자이다. 아마도 이 점은 우리 부모님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어쨌든 우리 생활은 약간 견실해졌고, 감정의 균형을 찾았으며,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졌다(이건 우리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지만). 한마디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고속도로변에 위치한 카트린 마메 주택(주택을 전문으로 건축하는 건축 회사로 프랑스 전국에 8개의 체인망을 갖고 있다―옮긴이)에 살며, 주말이면 까르푸에서 한 수레 가득 장을 본 후 자동차를 세차하는 다정한 부부를 떠올리는,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영위하는 속물적인 행복을 찾은 것이다.
아…… 꿈같은 평범한 생활! 일정한 나이가 되면 여자들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능력 있는 남자를 찾는다. 서른다섯이면 그럴 나이지! 특히 델핀과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흥청거리기 좋아하는 자유분방한 도깨비를 죽여야 할 시기인 것이다.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없게 만드는 명철함이라는 작은 악마 또한 경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에게 바지를 다림질 시키는 한 남자보다는 나를 위해 바지를 벗는 남자들을 선호했다.
그렇다면 진정 나는 어디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혼자서도 아주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사람들은 왜 커플이 되려고 할까? 내 안의 도깨비는 한편으론 내 수호천사이기도 하지 않을까?
이젠 어쩔 수 없다. 이미 결정됐으니까. 델핀과 난 영원히 비정상적으로 불태우는 애정 행각을 멈추고, 현실로 돌아오기로 했다. 우리의 사랑을 가꾸어가고 각자 자신의 직업적 계획을 세우고 우정을 키우고 밖에서 교제를 하며 가정을 꾸리기까지, 설계한다는 말이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
우리는 새로 결성한 우리 4인방이 잘 어우러지도록 어떠한 희생도 치를 각오가 되었다. 긍정적인 방향에서 과감한 결단을 한 것이다. 나와 시몽, 델핀과 바르나베, 우리는 사랑에 빠져 서로 배려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차분한 연인처럼 보일 것이다. 이런 연인 관계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우리도 어쨌든 그렇게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런 식으로 로큰롤에 작별을 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었다. 본성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 pp.7~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처음 그날부터》는 자유로운 도시 파리에 사는 두 여자, 엘리즈와 델핀. 타협도, 의무도 없는 완전한 자유를 누리던 파리지엔 엘리즈와 델핀은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슬슬 결혼이라는 대열에 합류할까 하고 고민 중이다. 하지만 가정과 자유, 너무 모순 아닌가?
아무튼……. 그녀들은 같은 시기에 연애를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그녀들의 애인들 역시 친구 사이다. 공교롭다기보다 엘리즈가 남자 친구의 친구를 델핀에게 소개시켜주었으니 다분히 계획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이렇게 결성된 연인 4인방은 파리의 연인들답게 사유하고 대화하며, 먹고 마시며 즐거운 연애를 즐긴다.
하지만 연애를 하다 보면 남녀 사이엔 언제나 문제가 발생하는 법이다. 이럴 경우 결론은 세 가지다. 문제를 극복하고 결혼을 하거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거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혼하거나. 이 세 가지 결론 앞에 선 엘리즈와 델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작가인 엘리즈의 애인 시몽은 현실적인 남자다. 세심하고 친절하고 정직하며 다정하고 지적이다. 게다가 어느 정도 능력도 있어 결혼상대로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하지만 엘리즈는 그의 완벽함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동거는 좋지만 결혼은 걱정되고, 잠자리에서 여자친구의 과거를 묻는 남자를 경멸하고, 바지 다림질을 시키는 남자보다 자신을 위해 바지를 벗는 남자를 선호하는 엘리즈에게 시몽의 현실적이고 평범한 완벽함이 재미없을 수밖에. 혼자 있을 때보다 그와 함께하는 것이 더 지루하니 정말 미칠 노릇이다.
그와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예전에 사귀던 남자들의 괴상스러운 장점, 예를 들어 셀린 디옹보다 더 많은 구두를 갖고 있다거나 호모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만큼 섬세하다거나 드라마를 좋아해 자신과 여섯 시간 이상 드라마에 관해 토론할 수 있다거나 하는 장점들이 미치도록 그리워졌다.
결국, 그녀는 시몽과 이별하기로 결론을 내린다.
“시몽, 난 당신의 장점이 정말 지긋지긋해!”
그녀의 연애는 이렇게 끝나는 걸까?

한편, 델핀의 애인은 라디오 방송국 사장 바르나베다. 바르나베는 120킬로그램의 거구에 불만투성이 골초 비평가다. 그는 진정제 렉소밀을 애용하고, 자신의 못된 성격과 진한 커피, 시골, 요리, 친구들을 좋아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르 주르날 뒤 디망쉬> 읽는 것을 즐긴다. 반면 델핀은 연한 커피, 포도주, 도시 생활, 만찬, 멋진 옷, 프랑수와즈 사강과 프레드 바르가스를 좋아한다. 그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래도 델핀은 자신과 너무나 다른 바르나베를 사랑한다.
하지만 가족 모임에 애인을 데려오라는 엄마의 말에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얼굴이 벌게지도록 남의 의견에 반박하고, 식탁에서 예의 없이 기침을 해대는 뚱보 골초를 어떻게 가족에게 소개하겠는가? 결국 그녀는 가족들과의 저녁 모임 딱 하루만 ‘대리 애인’을 활용하기로 결정한다.
“양다리를 걸치는 것도 아니고, 그가 그렇게 뚱뚱하고 비사교적인 건 내 잘못이 아니라, 그의 잘못이잖아.”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했지만 델핀은, 혹시라도 이 사건으로 사랑이 깨질까 봐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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