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본질과 법칙을 구성하는 것은 사실 코트와 바지를 착용하는 생물종에게 고유한 것이다. 사기는 인간의 운명이다. 이것이 목표이자 대상이고 끝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사기를 쳤을 때 우리는 그가 해냈다고 말한다.
--- p.209
먼저, 시체를 작은 조각으로 절단해 불에 태워버리려는 생각을 했다. 또는 지하실에 무덤을 만들어 파묻어버리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리곤 뜰의 우물에 던져버릴까 하고 생각했으며, 여느 물건처럼 상자에 포장하여 짐꾼을 시켜 집 밖으로 내보낼 생각도 했다. 결국 이러한 것보다 훨씬 훌륭한 방법이 떠올랐다. 나는 그것을 지하실 벽 속에 발라 넣기로 결심했다. 중세의 수도사들이 희생자를 벽 속에 넣고 발랐다는 기록이 있듯이. 이러한 목적으로 볼 때 이 집 지하실은 안성맞춤이었다. 지하실 벽은 엉성하게 쌓아올려졌고 최근에 석회로 대충 발라 놓았는데 습기 찬 공기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있지 않았다. 게다가 벽 한쪽에는 돌출부가 있었는데, 장식용 굴뚝이나 난로 같은 것을 메워 다른 부분과 비슷하게 하여 생긴 것이었다. 이 지점에 벽돌을 들어내고, 시체를 집어놓고, 그 전과 같이 모두 발라버리면 아무도 의심하지 못할 거 같았다. (...)
드디어 세 번째 혹은 네 번째로 경관들은 지하실로 내려갔다. 나는 한치의 떨림도 없었다. 내 심장은 천진난만하게 잠든 어린아이의 심장처럼 조용히 뛰고 있었다. 나는 팔짱을 끼고 이러저리 유유히 돌아다녔다. 경찰은 이제 확신을 갖고 떠날 채비를 했다. 내 마음속에는 기쁨이 솟아올라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이 갑절로 확신시켜준 나의 무죄에 대한 승리의 표시로 단 한마디를 내뱉기 위해 몸이 달아올랐다.
그 무리들이 계단을 올라갈 때 나는 드디어 이렇게 말해버렸다.
"여러분, 여러분의 의심을 풀어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안녕히 가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집은, 이 집은 매우 잘 지어진 집입니다."
무언가 자꾸 지껄이고 싶은 격렬한 욕구로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알 수 없었다.
"정말 잘 지어진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벽은...., 가시려구요, 여러분? 이 벽은 견고하게 올려졌는데."
나는 허세를 피우고 싶은 마음을 못 견뎌,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로 아내의 시체가 서 있는 바로 그 벽돌 부분을 힘껏 쳤다. 아, 하느님, 악마의 독니로부터 나를 구해 주소서! 내 외침 소리가 다시 울려 침묵 속으로 빠져들자마자 나는 무덤 속으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의 대답을 들었다. 처음에는 끊어질 듯한 어린아이의 흐느낌 같은 울음소리였는데, 곧 너무나 괴기하고 사람 소리라고는 할 수 없는, 끊임없이 울리는 큰 비명 소리로 바뀌었다. 그것은 비탄에 잠긴 저주받은 이와 그 저주에 기뻐 날뛰는 악마의 목구멍에서 함께 나오는, 지옥에서만 솟아오르는 공포의 승리감이 섞인 울부짖는 비명 소리였다.
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리석을 것이다. 정신이 아득해져 나는 반대편 쪽 벽을 향해 비틀거렸다. 순간 층계 위에 있던 경관들도 극단적인 공포와 놀라움으로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 다음 순가, 여섯 명의 건장한 경관들이 벽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벽은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이미 심각하게 부패된, 핏덩어리가 말라붙은 시체가 보는 사람들의 눈앞에 꼿꼿이 서 있었다. 시체 위에는 시뻘건 입을 크게 벌리고 불 같은 외눈을 치켜 뜬 그 무서운 고양이가 앉아 있었다. 그 간교함으로 나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했고, 그 유혹하는 목소리로 나를 교수대로 인도한 그 고양이가 있었다. 나는 그 무덤 속으로 그 괴물을 발라 넣었던 것이다!
---pp 651~654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 바깥쪽 우주에 있는 위성의 자전운동에 대해서. 또 이 위성이 지구를 도는 공전운동이 거의 기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에 대해서. 그렇기에 아직 한 번도 인간의 망원경에 포착된 적이 없고 신의 뜻대로 앞으로도 한 번도 포착되지 않을 달 반대편 지역의 어둡고 소름끼치는 수수께끼에 대해서.
--- pp.88-89
"'모든 공공연한 생각과 관습이 어리석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대다수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네에게 말할 수 있네만, 수학자들은 자네가 말한 그 공공연한 오류를 공표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네. 진리로 공표되었다 하더라도 그건 오류에 지나지 않네. (...) 수학적 추리는 형식과 수량에 대한 관찰에 적용된 논리에 지나지 않네. 순수 대수학이라고 부르는 것의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진리로 생각하는 데에 가장 큰 오류가 있네. 그리고 이 오류는 너무 터무니없어 나는 그 진리를 받아들이는 보편성이 당황스럽네. 수학적 원칙은 일반적 진리의 원칙이 아니네.
(...) 예를 들어 타성의 원칙은 물리학과 형이상학에서 동일한 것으로 보이네. 물리학에서 큰 물체는 작은 물체를 움직일 때보다 더 큰 힘이 들고, 그것에 따르는 운동량은 그 힘에 비례하네. 형이상학에서는 더 큰 능력을 가진 지력은 그 동작에 있어서 열등한 지력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며 더 효과적이지만, 과정의 첫 단계에서는 느릿느릿 움직이며 더 당황하고 주저하네. 자네는 혹시 가게 위에 걸려 있는 거리의 간판 중 어떤 것이 가장 주의를 끄는지 알아차린 적이 있나?"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도 위에서 하는 퍼즐 게임이 있네. 한쪽이 다른 한 사람에게 주어진 지명, 도시 강 주 혹은 나라 다시 말해 지도 위의 잡다하고 복잡한 어떤 지명을 묻네. 게임 초보자는 일반적으로 세세한 지명을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을 당황시키려 하지만 익숙한 사람은 지도 한끝에서 다른 한끝까지 크게 쓰인 글자를 택하지. 이러한 것은 지나치게 크게 쓰여진 거리의 간판이나 광고처럼 너무 분명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껴 가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인 간과는 지나치게 명백한 생각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는 정신상의 부주의와 정확히 닮은 것이네.
그러나 이것은 경찰 국장의 이해 이상의 혹은 그 이하의 것으로 보이네. 그는 장관이 세상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 코 바로 밑에 편지를 숨겼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네. D장관의 대담하고도 저돌적인, 뛰어난 교묘함을 깊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렇게 확신하게 되었네.(...)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나는 어느 화창한 아침에 초록색 색안경을 준비하고 우연히 장관댁을 들르게 되었네. (...) 그에게 가까이 있는 큰 책상에 나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네. 책상에는 몇몇 잡다한 편지들과 서류들이 어지럽게 있었고 한두 벌의 악보와 책도 몇권 있었네. 오랫동안 매우 주의깊에 조사해 보았지만 특별한 의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은 없었네. 결국 집 안을 선회하던 내 시선이 마분지로 만든 대수롭지 않은 편지꽂이 세공품에 떨어졌네. 그것은 벽난로 근처에 지저분한 푸른색 리본에 매달려 있었네.
서너 개의 칸으로 나누어진 이 편지꽂이 안에 대여섯 장의 명함과 한통의 편지가 있었네. 편지는 몹시 더럽혀지고 구겨져 있었네. 처음에는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찢어버리려다 다시 그대로 둔 것처럼 가운데가 둘로 찢어져 있었네. 편지에는 커다란 검은 봉인이 있었고 D라는 부호의 이름이 매우 두드러지게 쓰여 있었네. 자그마한 여자 필적으로 D장관에게 보낸 것이었네. 그 편지는 편지꽂이 위칸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은 것처럼 보였네. 나는 이 편지를 보자마자 그것이 내가 찾던 편지라고 결론 내렸네. 물론 그것은 겉모양으로 보아서는 경찰국장이 너무나도 자세하게 우리에게 설명해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네. 봉인은 크고 검었으며 D라는 기호가 있었네.
경찰국장이 말한 것은 봉인이 작고 붉은 색이며 S가문 공작 문장이었지. 장관에게 온 이 편지의 주소는 자그마하고 여자 필적이지만 경찰국장이 말한 편지의 주소는 어느 왕족이 쓴 것으로 눈에 띄게 대담하고 분명한 필적이라 했네. 크기만이 일치했네.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는 이 큰 차이와, 편지가 몹시 지저분한 점과, 편지가 찢겨진 상태는 D의 전혀 빈틈없는 습관과 전혀 맞지 않았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이 쓸모 없는 서류로 잘못 생각하도록 의도하는 암시가 짙었네. 이러한 것들은 모든 사람의 눈에 띄도록 지나치레 두드러지는 상황과 함께 내가 이미 이전에 도달했던 결론과 정확히 일치했네. 이러한 것들은 수색의 임무를 띤 사람에게는 큰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
--- pp 563~565
"'모든 공공연한 생각과 관습이 어리석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대다수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네에게 말할 수 있네만, 수학자들은 자네가 말한 그 공공연한 오류를 공표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네. 진리로 공표되었다 하더라도 그건 오류에 지나지 않네. (...) 수학적 추리는 형식과 수량에 대한 관찰에 적용된 논리에 지나지 않네. 순수 대수학이라고 부르는 것의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진리로 생각하는 데에 가장 큰 오류가 있네. 그리고 이 오류는 너무 터무니없어 나는 그 진리를 받아들이는 보편성이 당황스럽네. 수학적 원칙은 일반적 진리의 원칙이 아니네.
(...) 예를 들어 타성의 원칙은 물리학과 형이상학에서 동일한 것으로 보이네. 물리학에서 큰 물체는 작은 물체를 움직일 때보다 더 큰 힘이 들고, 그것에 따르는 운동량은 그 힘에 비례하네. 형이상학에서는 더 큰 능력을 가진 지력은 그 동작에 있어서 열등한 지력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며 더 효과적이지만, 과정의 첫 단계에서는 느릿느릿 움직이며 더 당황하고 주저하네. 자네는 혹시 가게 위에 걸려 있는 거리의 간판 중 어떤 것이 가장 주의를 끄는지 알아차린 적이 있나?"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도 위에서 하는 퍼즐 게임이 있네. 한쪽이 다른 한 사람에게 주어진 지명, 도시 강 주 혹은 나라 다시 말해 지도 위의 잡다하고 복잡한 어떤 지명을 묻네. 게임 초보자는 일반적으로 세세한 지명을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을 당황시키려 하지만 익숙한 사람은 지도 한끝에서 다른 한끝까지 크게 쓰인 글자를 택하지. 이러한 것은 지나치게 크게 쓰여진 거리의 간판이나 광고처럼 너무 분명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껴 가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인 간과는 지나치게 명백한 생각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는 정신상의 부주의와 정확히 닮은 것이네.
그러나 이것은 경찰 국장의 이해 이상의 혹은 그 이하의 것으로 보이네. 그는 장관이 세상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 코 바로 밑에 편지를 숨겼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네. D장관의 대담하고도 저돌적인, 뛰어난 교묘함을 깊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렇게 확신하게 되었네.(...)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나는 어느 화창한 아침에 초록색 색안경을 준비하고 우연히 장관댁을 들르게 되었네. (...) 그에게 가까이 있는 큰 책상에 나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네. 책상에는 몇몇 잡다한 편지들과 서류들이 어지럽게 있었고 한두 벌의 악보와 책도 몇권 있었네. 오랫동안 매우 주의깊에 조사해 보았지만 특별한 의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은 없었네. 결국 집 안을 선회하던 내 시선이 마분지로 만든 대수롭지 않은 편지꽂이 세공품에 떨어졌네. 그것은 벽난로 근처에 지저분한 푸른색 리본에 매달려 있었네.
서너 개의 칸으로 나누어진 이 편지꽂이 안에 대여섯 장의 명함과 한통의 편지가 있었네. 편지는 몹시 더럽혀지고 구겨져 있었네. 처음에는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찢어버리려다 다시 그대로 둔 것처럼 가운데가 둘로 찢어져 있었네. 편지에는 커다란 검은 봉인이 있었고 D라는 부호의 이름이 매우 두드러지게 쓰여 있었네. 자그마한 여자 필적으로 D장관에게 보낸 것이었네. 그 편지는 편지꽂이 위칸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은 것처럼 보였네. 나는 이 편지를 보자마자 그것이 내가 찾던 편지라고 결론 내렸네. 물론 그것은 겉모양으로 보아서는 경찰국장이 너무나도 자세하게 우리에게 설명해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네. 봉인은 크고 검었으며 D라는 기호가 있었네.
경찰국장이 말한 것은 봉인이 작고 붉은 색이며 S가문 공작 문장이었지. 장관에게 온 이 편지의 주소는 자그마하고 여자 필적이지만 경찰국장이 말한 편지의 주소는 어느 왕족이 쓴 것으로 눈에 띄게 대담하고 분명한 필적이라 했네. 크기만이 일치했네.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는 이 큰 차이와, 편지가 몹시 지저분한 점과, 편지가 찢겨진 상태는 D의 전혀 빈틈없는 습관과 전혀 맞지 않았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이 쓸모 없는 서류로 잘못 생각하도록 의도하는 암시가 짙었네. 이러한 것들은 모든 사람의 눈에 띄도록 지나치레 두드러지는 상황과 함께 내가 이미 이전에 도달했던 결론과 정확히 일치했네. 이러한 것들은 수색의 임무를 띤 사람에게는 큰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
--- pp 563~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