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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참붕어의 작가별 취업 면접 : 고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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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참붕어의 작가별 취업 면접 : 고전편

참붕어 | 다생 | 2015년 07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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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0쪽 | 396g | 152*212*20mm
ISBN13 9791186608029
ISBN10 118660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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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참붕어
1984년 서울 출생, 2006년 네이버 영화 리뷰 연재 시작, 2014년 네이버 영화 리뷰 조회수 600만 달성 (300편), 2015년 『네이버 정복자의 영화 평론: 참, 붕, 어』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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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물었다.
"[면접 본다]는 게 뭐지?"

면접자가 말했다.
"그건…[널 안 뽑겠다…]라는 뜻이야."

백수가 말했다.
"날 안 뽑겠다고?"

면접관이 말했다.
"그래.“---「쌩 떽쥐베리 - A Little Problem」중에서




오후 늦게야 아침을 먹고 나서 T에게 소개받은 한성은행으로 면접을 보러 나섰다. 가는 길에 궐련을 한 개피 말아 피며 서울로 향했다. 요 며칠 전 마누라의 잔소리에 못 이겨서 마지못해 일자리 찾아 나서겠다고 말한 게 떠올랐다. 낸들 하고 싶어서 마누라 고생시키는 게 아니다. 가는 길에 한껏 긴장되어 주머니에 이십 전으로 막걸리 두 잔을 들이켰다. 무심코 거울을 들여다봤는데 다행히 취기가 돌지는 않았다. 그래서 주머니를 뒤적여 보니, 마누라가 서울에 가 면접 볼 때 노자나 하라고 준 이원(마누라가 패물 판 돈이다)이 남아있었다. 주모를 목청껏 부르고 기생 년을 하나 붙여달라고 했다. 곧장 어여쁜 뺨보리한 기생 년 하나가 들어왔다. 나이는 열여덟 살 정도 되었을까. 나는 T를 만나기로 한 것도 까마득하게 잊어 버렸다. 그리고 연신 막걸리를 들이켰다. 하늘하늘 앳된 애깃살 같은 기생 년을 품으니 아무런 걱정도 생기질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마누라 생각이 떠올랐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야 부랴부랴 기생집 밖으로 나섰지만, 이미 반달이 중천에 걸린 어두운 밤이다. 나는 달을 치어다보며 눈물을 걷잡을 수 없었다. 어린 기생년도 뭣이 그리 서러운 지 나를 붙잡고 울었다.---「현진건 ? T에게 소개받은 직장」중에서


우리는 으뜸가는 자들인가? 자소서에 적어대는 집단 사기극에 마침내 모두가 구역질을 하고 있다. 형편없는 쇠파리 같은 자신을 솔직하게 그대로 묘사하는 자유인은 드물다.
젊은 가슴들은 거짓부렁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자신의 행위를 극복하지도 못하는 자들이 그런 일을 벌려봐야 스스로의 허약함을 고백하는 것에 불과하다. 나는 그들을 마음껏 비웃는다. 썩어빠진 정신, 속물들의 편의주의, 주제파악도 못하는 염치없는 인간들, 성공에 눈먼 자들,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더러운 도시, 그 도시의 추잡함.
너희들의 젊음은 시들었다. 기껏해야 공무원이나 하려고, 대기업이나 들어가려고 젊음을 허비하는가. 한심하도다. 너희들의 삶과 삶의 터전은 모두 파멸될 것이다. 진정으로 너희 삶의 자유는 소멸될 것이다.
미지의 항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너희들의 초라한 조각배는 드넓은 대양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고, 오직 무리에서 떠나가는 초인만이 폭풍을 건너 미지의 섬에 도달하여 자유로운 죽음을 맞이하며 진정한 영혼의 구원을 얻는다. 너희들의 정신은 무리들의 정의에 빠져 익사할 것이다. 너희들이 믿는 진리와 구세주는 모두 너희와 똑같은 사기꾼에 숭배만을 강요하는 허황된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는다.
제기랄! 소인배 주제에 대인배인 척 하다니, 고작 범인 주제에 초인의 흉내를 내다니, 역겹도다!! 인간병이 지독하다! 이력서에 한 줄 더 구겨 넣으려고 억지 부리는 네 모습이 가엾다! 네 어머니가 상냥하고, 네 집구석이 화목하다는 것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 거짓말 뒤로 몸을 숨기려 하거든 숨소리도 거짓으로 가장하거라!
무의미한 책임감을 위해 죽음도 무릅쓰는 곳! 돈 몇 푼에 시간이나 낭비하는 곳! 억지 우상을 만들고 스스로를 애국자라 자랑스럽도록 세뇌하는 곳! 모두가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고 돈이나 축 내는 곳!! 그곳이 바로 직장이고 사회이고 국가다!!
힘들게 만들고 생각해낸 초인의 작품들을 무차별하게 훔치고, 그것을 훈련시키고 또 다시 어리석은 천민들을 모아놓고 그 가엾은 인간들끼리 경쟁을 시키고, 잘난 척하게, 스스로를 부정하게 만드는 게 바로 교육이다!! 돈을 쓰고 싶게 만들고 그래서 역겨운 세상으로 경쟁에 뛰어들길 부추기며 세상을 파멸로 이끌고 가는 인간 쓰레기들을 양산하는 게 자본주의이다. 그 인간 쓰래기들은 스스로 시계 태엽의 부속품이되어 그걸 삶이라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웃기고 또 웃기도다!!

틱- 탐욕이여 일어나라!
톡- 몸뚱이들이여 일터로 나갈 시간이다!
틱- 영혼이 없는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톡- 지하철로 밀어 닥쳐라, 더 심한 고통을 느껴라!
틱- 고통은 매일같이 네게 환멸과 저주를 줄 것이다!
톡- 그러나 너의 더러운 욕망은 언젠가는 이것이 끝나리라 믿는다!
틱- 오지 않을 영원회귀를 왜 여기서 찾는가?
톡- 한심한 너, 바보여! 그 주둥이를 닫으라!
틱- 나귀와 거짓 진리들을 숭배하라!
톡- 스스로 노예를 자처하고, 속박되며, 최저시급이나 받고 살아라!
틱- 끝끝내 자유를 찾지 말며, 사향 쥐처럼 덫에 걸리거든 수족을 잘라내어라!
톡- 순종하는 고독한 애국자나 되어 골방에서 죽어가라!

부속품들의 역겨운 마찰음으로 아우성치는 삶의 잠언을 꼭 암송하라!!
---「니체 ? 호통소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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