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먹을 과자가 한 개도 없구나. 단 한 개도 말이야.'하고 두꺼비는 풀이 죽어 말했어요.
'맞아, 하지만 우리에게 의지력이 아주 많이 있어.'하고 개구리가 말했어요.
'개굴아, 너는 의지력을 몽땅 가져. 이제 나는 집에 가서 케이크를 구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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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두꺼비는 일어나 침대에 앉아 있었어요. '할 일이 너무 많아. 모두 적어서 계획표를 만들어야겠어. 잊지 않으려면 말이야.' 하고 말했어요. 두꺼비는 종이를 가져다가 적었어요. '오늘 계획표'. 그 다음에는 이렇게 적었어요. '일어나기'. '이건 이미 했잖아.' 두꺼비는 줄을 죽 그었어요. '-일어나기-'. 그 다음에 두꺼비는 종이에 다른 일들을 적었어요. ... '만세, 이제 오늘 할 일 다 적었다.' 하고 두꺼비가 말했어요. 두꺼비는 침대에서 나와 아침밥을 먹었어요. 그 다음에 줄을 죽 그었지요. '-아침 먹기-'. 두꺼비는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었어요. 그 다음에 줄을 죽 그었어요. '-옷 입기-'. 두꺼비는 계획표를 주머니에 넣었어요.
그 다음에 두꺼비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어요. 곧, 두꺼비는 개구리 집 앞에 왔어요. 두꺼비는 주머니에서 계획표를 꺼내 줄을 죽 그었어요. '-개구리 집에 가기-'. 두꺼비는 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안녕?' 하고 개구리가 말했어요. '내 계획표 좀 봐. 오늘 할 일이 적혀 있어.' 하고 두꺼비가 말했어요. '와, 네 계획표 멋지다.' '내 계획표대로라면 지금은 산보 시간이야.' 그러자 개구리가 이렇게 말했어요. '좋았어, 나는 준비가 다 됐어.'
개구리와 두꺼비는 멀리까지 산보를 했어요. 그 다음에 두꺼비는 다시 주머니에서 계획표를 꺼냈어요. 두꺼비는 줄을 죽 그었어요. '-개구리하고 산보하기-'. 그 때 거센 바람이 불어 왔어요. 바람이 두꺼비 손에 있던 계획표를 휙 날려 버렸어요. 계획표는 하늘로 높이높이 날아 올라갔어요. '이걸 어째!' 두꺼비가 소리를 질렀어요. '계획표가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 계획표가 없으니 이제 어떡하지?'
'우리 뛰어가서 저걸 잡자. 자, 빨리!' 하고 개구리가 말했어요. '안 돼! 나는 그렇게 못 해.' 하고 두꺼비가 소리를 질렀어요. '왜 못 해?' 하고 개구리가 물었어요. 두꺼비는 징징 울면서 말했어요. '왜냐 하면, 계획표를 쫓아가는 게 계획표에는 없단 말이야!' 개구리는 계획표를 뒤쫓아 달려갔어요. 언덕을 넘고, 늪을 건너갔지요. 한참 만에야 개구리는 두꺼비한테 돌아왔어요. '미안해, 두껍아. 계획표는 결국 못 붙잡았어.' 개구리가 헐떡거리며 말했어요.
'개굴아, 큰일났다! 해야 할 일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나. 나는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할 거야.' 하고 두꺼비가 말했어요. 두꺼비는 꼼짝달싹하지 않았어요. 개구리도 두꺼비하고 같이 앉아 있었어요. 한참 지난 뒤에 개구리가 말했어요. '두껍아, 날아 어두워 온다. 우리 이제 자러 가야겠다.' '잔다고! 그게 바로 내 계획표 맨 끝에 있는 거야.' 하고 두꺼비가 외쳤어요. 두꺼비는 땅바닥에 막대기로 이렇게 썼어요. '잠자기'. 그러고 나서 줄을 죽 그었어요. '-잠자기-'. '자, 이제 오늘 할 일을 다 했다!' 하고 두꺼비가 말했어요. '나도 정말 기뻐.' 하고 개구리가 말했어요. 개구리와 두꺼비는 곧 잠을 자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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