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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을 꺾는 악마여 1
중고도서

내 목을 꺾는 악마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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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434g | 130*190*20mm
ISBN13 9791163025535
ISBN10 116302553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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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흣.”
이즈카엘 곁에 있던 금발의 여인의 낸 소리였다. 그녀는 이즈카엘이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입까지 막은 채 키득거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게……!”
웃음의 주인을 알아본 안나가 험악하게 인상을 구긴 채 뛰쳐나가려 했다. 그러나 무섭게 내리 꽂히는 이즈카엘의 시선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이즈카엘이 잡고 있던 여인의 손을 조금 세게 쥐더니 그녀의 손을 도닥였다. 꼭 괜찮다 허락하는 동작 같았다.
“픕…… 죄송해요. 하지만 너무 우스워서…… 크흡.”
여인은 혼자 무에 그리 즐거운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녀의 웃음이 길어질수록 헤레이스의 얼굴은 더 창백해져만 갔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지탱한 채 그녀가 용기 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차가운 바람에도 촉촉한 눈을 하고 무언가 갈구하듯 이즈카엘을 올려다봤다.
이즈카엘은 그 시선이 마땅찮은 듯 눈썹을 한 번 씰룩이다 여인 쪽을 돌아봤다. 그가 다정히 여인의 허리 껴안은 채 제 품 안으로 넣으며 헤레이스에게 통보하듯 말했다.
“인사해. 앞으로 나와 함께할 여인이야.”
보고 싶었어. 항상 어딘가를 다녀올 때면 말하던 그 말과 다르지 않은 어투였다. 너무도 평온한 어조에 순간 헤레이스는 자신이 무언가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그녀가 들은 말이 옳다는 것을 방증하듯 여기저기서 놀라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부인.”
여인이 살갑게 인사하며 예쁘게 눈웃음 지었다. 눈 덮인 북부와는 어울리지 않게 밝은 여인이었다. 그녀가 헤레이스를 위아래로 훑더니 만삭의 배를 앞으로 내밀었다. 두 손으로 배를 살살 쓰다듬는 모양새가 자신만만했다.
헤레이스 그녀보다 배 이상 부푼 배가 또다시 눈에 들어왔다. 헤레이스는 저도 모르게 제 배를 만지다 후두둑 눈물을 떨궜다. 어떻게든 참으려 했는데 참을 수가 없었다.
“어머. 이를 어째.”
여인이 이즈카엘의 품을 더 파고들며 눈을 깜빡였다. 누가 보면 꼭 해코지당해 숨는 모양새였다. 안나의 눈에서 다시금 불이 튀었다.
“들어가지.”
이즈카엘은 크게 휘청이는 헤레이스를 지나쳤다. 여인을 거의 안다시피 해 계단을 오르는 그의 입가에는 미약하지만 분명한 미소가 자리했다. 여인이 금발을 찰랑이며 애교 섞인 말투로 대꾸했다.
“알았으니 서두르지 마세요, 이즈카엘.”
이즈카엘. 여인이 강조하듯 말한 남편의 이름이 그렇게 슬플 수 없었다. 헤레이스는 안나에게 기댄 채 저를 지나 계단을 오르는 남편의 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눈물 때문인지 눈앞이 가물가물 흐려졌다. 당장에라도 그를 붙잡아 따지고 싶은데. 바닥에 엎어져 패악을 부리고 싶은데…….
“부인! 부인! 정신 차리세요! 아가씨!”
안나가 옆에서 무어라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윙윙거리는 귓가와 뿌연 시야. 그 속을 헤매던 헤레이스는 결국 픽 정신을 놓아 버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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