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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EPUB
계약의 목걸이 (개정판) 5
eBook

계약의 목걸이 (개정판) 5

: 자각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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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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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4.9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5만자, 약 5.1만 단어, A4 약 98쪽?
ISBN13 9788966478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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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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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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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떻게 하시려고요?”
머리를 양 갈래로 곱게 땋아 돌돌만 소녀 한 명이 지팡이를 품에 안은 채로 나에게 물었다. 이름은 오네아. 방년 열여섯 살로 용병일은 1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귀엽게 생긴 외모 덕분에 그 망할 소공작의 치근덕거림을 가장 많이 받은 용병 중 하나로 몇 번이나 파이어볼로 그놈의 느끼한 입을 날려버리고 싶은 걸 참았다고 하며 나에게 하소연을 했다.
“뭐, 일단 보고 결정해야지. 치근덕거리는 데 이유가 있다면 그걸 해결해주면 될 일이고 아니라면 문 잠가놓고 두들겨 패는 거고. 나무에 거꾸로 사흘 정도만 매달아놓으면 되겠지, 뭐. 약혼자가 있는 아가씨를 하나 불러서 명분을 만드는 방법도 있긴 한데, 이건 솔직히 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나도 귀찮아서 최후의 방법으로 쓰려고.”
“제국법으로 약혼자가 있는 아가씨에게 치근덕거리다가 걸리면 신분 막론하고 두들겨 맞아도 보복할 수 없죠. 관습법이라 다른 나라도 비슷하고요.”
“응. 보통 이런 경우에는 배후에 숨어 있는 말 못할 이유가 있는 게 대부분이라……. 아니라면 정말 그냥 대책 없는 인간일 수도 있고. 난 그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지금으로썬 잘 모르겠어.”
“제 생각에는 그냥 바람둥이예요. 다짜고짜 느끼한 말을 내뱉으면서 손을 만지작거리는데 진짜 마법주문을 외우고 싶은 걸 몇 번이나 참았다니까요! 도대체 공작가에선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킨 건지…….”
하긴 생각해보니 공작가 정도 되면 후계자에게 엄격한 가정교육을 시킨다. 특히나 후계자가 하나밖에 없다고 했으니 있는 정성 없는 정성 죄다 쏟아서 교육을 시켰을 텐데 어쩌다 저런 인물이 나왔는지 이해가 안 갔다.
“정보 길드 쪽에 자료라도 요청해야 하나…….”
“벌써 해봤는데 쓸 만한 건 없었어요. 현 공작하고 대판 싸우고 용돈 탈탈 털어서 가출했다고 하더라고요. 싸운 이유는 불명. 추측하기로는 지금의 바람둥이 짓하고 뭔가 관련이 있다는 것 정도? 이것도 울며 겨자 먹기로 데이트한 정보부 라샤가 슬쩍 물어 알아낸 거예요.”
들은 정보를 토대로 대체 이유가 뭘까 고민하다 보니 벌써 남부지부의 앞이었다. 원래라면 일을 의뢰하러 온 사람들과 용병들이 바글바글해야 하건만 바람둥이 소공작의 여파 덕분인지 평소의 반 정도밖에 사람이 없었다. 그것도 전부 다 남자 용병이었다.
“우와, 티니에 아스 씨가 오셨네요.”
남부지부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그나마 나와 가장 친분이 있는 비크란이 로브자락을 휘날리며 뛰어나와 맞아주었다. 비크란은 내가 열 살 때 사막에서 주운 아기로 내가 머무르던 여관 앞에 버려져 있었다. 하필이면 그 마을이 또 찢어지게 가난한 마을인데다가 아기의 피부가 하얀 것이 혼혈 같아서 할 수 없이 내가 데려와 당시 오랫동안 아기가 없어 근심하고 있던 친한 용병 부부에게 맡겼었다.
다행히 피부와 눈 색이 같아 용병 부부는 비크란을 친자식처럼 키웠고 또 마법사의 자질이 있어서 열심히 마법을 배워 지금은 어리지만 쉬운 일 정도는 거뜬히 해내는 남부지부 최연소 용병이 되었다. 어머니에게 마법을 아버지에게 검을 배운 비크란은 매번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갖은 애교를 다 부리는지라 수도 용병들에게 최고로 인기가 좋은 아이이기도 했다. 다리에 답삭 매달리는 아이의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번쩍 위로 들어 안아주었다.
“근데 본부 소속인 누나가 여기에 왔다는 건 설마 저 망해먹을 의뢰인을 처리하기 위해선가요?”
작은 목소리로 물어 오는 아이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의 갈색 눈이 동그래졌다.
“누나는 의뢰비가 비싸잖아요. 전 부길드장 아저씨가 오실 줄 알았는데.”
“일 나갔거든. 간만에 돈 좀 벌어보려다가 이렇게 된 거지. 휴우, 차라리 산맥에 오크 잡으러 가는 게 더 쉽겠어. 그런데 에미룬은 어디에 있니?”
이제 네 살이 되는 에미룬은 비크란의 동생으로 비크란이 다섯 살 되던 해에 태어난 여동생이다. 페시브 부부가 얼마나 교육을 잘했는지 비크란은 여동생이라면 깜박 죽을 정도로 시스터 보이인지라 어지간해선 품에서 떼어놓질 않았다.
“에미룬은 지금 풍진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해있어요. 전 금방 나았는데 에미룬은 발진이 아직 덜 가라앉아서, 닷새 뒤에나 퇴원할 수 있데요. 그래서 어머니는 지금 병원에 계시고 아버지는 행정부 누나들이 못 나와서 임시로 대타를 하고 계세요.”
“업무마비라더니 사실이구나. 하긴 남부지부는 중요도는 낮지만 들어오는 일의 양 수는 본부의 서너 배니까. 행정부 쪽은 여성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좋았어. 비크란, 들어가자.”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가 보니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은 얼굴로 용병들이 여기저기서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기 저 사람이에요.”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여기저기에 추파를 던지고 있는 멀쩡한 미남도 보였다. 금발에 푸른색 눈을 가진 전형적인 미남이었다. 그에게 손을 잡힌 여자 용병의 얼굴은 똥 씹은 표정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이것 좀 놓아주실래요?”
“하하하. 이름을 말씀해주시죠, 레이디.”
저렇게 두다간 사람 하나 잡을 것 같아 일단은 달려가서 진드기 같이 붙어 있는 손을 떼어놓았다.
“본부에서 나왔습니다. 가보셔도 괜찮아요.”
그녀는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쪽에 있는 사무실로 부리나케 뛰어갔다.
“호오, 보지 못한 분이시군요. 레이디께선 이름이…….”
내 손을 잡으려고 하기에 사뿐하게 뒤로 물러서 대답해주었다.
“티니에 아스입니다. 그리고 레이디에게 이름을 묻기 전에 자신의 이름부터 밝히는 게 예의 아닌가요?”
그는 한 방 먹었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정식으로 고개를 숙였다.
“휠라이언 드란 크엘트입니다.”
일단 말을 들어먹는 걸 보니 영 미친놈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해보실까?
“의자!”
“옙!”
이유는 모르겠지만 4인용 탁자에 의자는 하나밖에 없는지라 가져오라고 말하니 구경하던 용병 중 하나가 재빠르게 튼튼한 나무 의자 하나를 가지고 달려왔다.
“철목으로 만든 의자입니다. 튼튼합니다!”
검은색의 의자는 윤기가 반지르르 한 것이 참으로 튼튼해 보였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지. 눈치를 주자 크엘트 소공작도 일단은 자리에 앉았다.
“티니에 양께선 예법을 배우셨군요. 혹시 귀족이십니까?”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온다. 으이구.
“일단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죠?”
“귀족이어야 아버지에게 결혼 허락 받기가 쉽거든요. 망할 노친네가 하도 꼬장꼬장하게 따지셔서 말입니다.”
이게 뭔 소리래? 하도 어이가 없어서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전부 다 이제는 지겹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비크란, 지금의 이 상황에 대해 설명 좀 부탁한다.”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크란을 부르니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한숨을 쉬며 말하기 시작했다.
“저희 용병 길드의 상징인 창공의 비둘기를 걸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의뢰인께서는 청혼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참고로 누님에게 청혼하기 전에 삼백 열네 명의 길드원에게 청혼하셨습니다. 황당하게도 용병 길드에 의뢰하신 주 내용은 ‘신부를 찾아달라’였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저희는 용병 길드이지 결혼의 신전이 아니라고 의뢰인께 정확하게 삼백 열네 번 말씀드렸습니다!”
즉, 길드원에게 청혼할 때마다 옆에서 말해줬다는 소리다.
“저기, 크엘트 소공작님?”
“휠라이언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예에.
“예, 그러죠. 휠라이언 님.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만 왜 하필이면 여자 용병이어야 하는 겁니까? 이유라도 있나요? 공작가라면 틀림없이 유서 깊은 가문과 정혼을 할 텐데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 쉐룬 왕국의 영애들은 그 아름다움에 대한 칭송이 제국까지 들려올 정도입니다만.”
그러자 그는 씩 웃더니 대답했다.
“전 강한 여자가 좋거든요. 그리고 우리 왕국의 좋은 영애들은 벌써 전부 정혼자가 있거나 죄다 결혼했습니다. 우리 왕국 최고 미녀였던 아쉬른 후작 영애는 제 사촌 형님인 왕자님과 결혼하셨지요.”
“그럼 결혼상대 찾으러 이 제국까지 오신 겁니까?”
어이가 없지만 일단 물어는 봐야겠어서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다.
“예. 참 말이 잘 통하시는군요. 결혼할 여성을 찾으러 왔습니다. 쉐룬 왕국의 길드에도 한번 가봤는데 거기는 여성이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본부가 있는 제국으로 왔지요. 망할 아버지가 하도 장가가라고 난리 치면서 영애들의 초상화를 들이밀기에 나름 고심해서 온 겁니다.”
그리고 그는 날 한번 훑어보더니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아, 그리고 티니에 아스 양은 딱 제 취향이시고요. 로브 입고 계셔도 은근 몸매가 좋으신 게 키도 아담하고 딱입니다. 머리카락이 좀 짧아서 아쉽기는 합니다만…….”
저러니 길드원들이 괴상하다고 하는 거구나. 머리카락 봉인하고 와서 진짜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진짜 손이 근질거린다. 저런 건 복날 개 패듯이 패야 정신 차리는데. 저절로 이마가 찌푸려지는 걸 억지로 손으로 눌러가며 물었다.
“그러니까 제가 그쪽 취향이니 지금 결혼해달라 이 말이군요.”
“예. 본부에서 일부러 당신을 모셔오는 걸 보니 엄청 강하신 거 같고 행동거지나 예법을 익힌 걸 보니 공부도 많이 한 것 같고 외모도 제 취향이시니 부디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말은 아주 청산유수다. 의자를 들어서 저놈의 머리를 한 대 내리칠까 말까 수십 번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좋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입을 열었다.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러자 언제 꺼냈는지 반지를 들고 빙글빙글 돌고 있던 소공작이 왜? 라는 표정이다. 쯧쯧, 명색이 공작가를 이어받을 후계자면서 제국법도 모르다니. 이젠 한숨도 안 나오는지라 옆에 서 있던 비크란에게 눈짓을 했다.
“크흠, 일단 불가능한 이유는 총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티니에 누나는 외동딸이라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두 번째, 귀족여성은 타국으로 시집갈 경우 내명부의 수장이신 황비마마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세 번째, 누나는 아직 미성년자입니다. 열여덟 살 생일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은 제국법상 부모님의 허락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러자 소공작은 진짜냐는 듯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한 가지 더 있지.”
그리고 비척거리는 걸음으로 비크란의 아버지인 투르칸이 나와 덧붙였다.
“아스 가의 직계가 딸일 경우, 대대로 데릴사위를 맞이한다오. 그러니 결혼은 불가능합니다. 크엘트 공작가에 후계자는 소공작, 의뢰인 하나뿐이지 않습니까?”
그러자 그는 굳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불가능합니까?”
“예. 나이는 둘째치고 제국에서 가문을 이어받을 후계자가 결혼을 할 경우에는 상대편이 그 가문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안타깝지만 저희 어머니도 아버지도 외동이거든요. 전 직계 친척이 없습니다. 그리고 처음 본 사람과 결혼하자고 말하는 가벼운 분과 반지를 나누어 끼기는 싫군요.”
딱 잘라 거절하자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곰곰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끄응. 왠지 아주, 아주 불길한데…….
“포기…… 못 합니다!”
아악! 역시나 꿈자리 사나운 날에 나온 것이 잘못이었다. 소공작은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갑자기 내 손을 꽉 잡더니 외쳤다.
“겨우 제가 생각하는 조건과 아버지가 생각하는 조건에 딱 맞는 사람을 찾았는데 포기 못 합니다! 어떻게든 하고 말 겁니다!”
혼자 북치고 나팔 불고 아주 별 생쇼를 다 하는구나……. 난 너랑 결혼할 마음 없다니까! 내가 아무리 계약 때문에 애를 빨리 낳아야 한다 해도 이런 괴상한 놈하고 결혼하느니 차라리 계속 목걸이에 묶여 있는 게 백배 낫겠다!
드디어 인내심에 한계가 오는지라 나는 손을 뿌리치고 벌떡 일어나 내가 앉아 있던 의자를 집어 들었다.
“에엣?”
얼빵한 표정으로 서 있는 소공작에게 의자를 집어 던지며 한마디 날려주었다.
“내가 미쳤냐! 너 같은 민폐쟁이하고 결혼하게? 안 그래도 아침부터 꿈자리 사나워서 짜증나 죽겠는데 별 희한한 게 달라붙고 난리야! 정 결혼하고 싶으면 황태자 전하만큼 능력 쌓아서 다시 와! 아니면 이놈의 지긋지긋한 계약 해결법이나 알아보든가! 누가 생전 처음 본 사람하고 결혼한다고 냉큼 대답하냐!”
철목으로 만든 의자는 소공작의 머리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부딪혔고 그는 볼썽사납게 대자로 바닥에 엎어졌다.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네.”
“진작 본부에 연락할 걸 그랬어요.”
내 뒤에 서 있던 여자 용병들은 속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비크란은 그래도 불쌍했는지 두 손 모아 기도를 해주었다.
“에, 그러니까 여신의 품으로 간 자를 잘 보살펴주시길 바랍니다.”
비크란의 모습을 본 투르칸이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아들아, 아직 안 죽었다. 머리에서 피가 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살아 있다.”
그리고는 주변에 있던 용병들에게 안쪽에 있는 의무실에 던져 넣으라고 말하고는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후우, 진짜 열 받네. 비크란, 나 돌아간다. 그리고 아무래도 찜찜한 게 몇 가지 있어서 그러니까 저놈 깨어나면 애들 몇 명 붙여서 어디 돌아다니는지 좀 알아와. 예전에 어디서 크엘트 공작가에 대해 읽은 적이 있는데 내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리고 정보 길드에 말해서 자료 전부 다 달라고 해. 아마 아직 안 넘겨준 게 있을 거야. 난 개인적인 루트로 좀 더 알아볼 테니까. 그리고 한동안 남부지부 업무를 본부로 돌리라고 해. 지금 본부는 한가하거든. 마법사도 남아도니까 진으로 서류 옮겨서 행정부 직원들 그쪽에서 일하라고 해.”
비크란이 고개를 끄덕이자 주위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말한 것 중 비크란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보 길드에 가서 자료를 요청해 그걸 우리 집으로 가져오는 것. 나머지는 주변에 서 있던 용병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나오는 대로 바로 가져다 드릴게요. 그리고…….”
“그리고?”
비크란은 날 빤히 보더니 살짝 중얼거렸다.
“황궁에 ……해야겠다.”
“응?”
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들리지가 않았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 참, 한 가지 잊은 게 있었다. 주머니에서 작은 꽃모양의 코르사주를 꺼내어 비크란에게 주었다.
“이건 아픈 에미룬에게 전해주렴. 빨리 나았으면 좋겠구나.”
빨간 천으로 만들어진 코르사주를 본 비크란은 주머니에 잘 넣은 뒤 내 목을 끌어안고 볼을 한번 비볐다. 아, 귀여워라. 하여간 애교 하나는 끝내주는 녀석이다.
의자를 집어 던지느라 무리를 한 어깨를 한번 돌려준 뒤 밖으로 나왔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크엘트 공작가에 관한 책은 황궁 도서관에서 봤던 거 같으니 아무래도 드레스 입고 도서관으로 가야겠구나. 당장.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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