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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 2
중고도서

아버지의 길 2

: 노르망디의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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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34쪽 | 402g | 128*188*30mm
ISBN13 9788997092154
ISBN10 899709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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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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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한 순간도 당신을 잊을 적 없어요. 다만 우리가 한때 함께 품었던 꿈과 조선의 독립이 저를 이끌었을 뿐이에요.”
“나는 모르겠어. 조국도, 이념도, 독립도, 투쟁도 이제 모르겠어. 살아남아야한다는 생각 외에 모든 게 다 나에겐 사치야. 나는 노력할 거야. 건우에게 돌아가기 위해. 그러니 당신도 노력해줘. 반드시 살아남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살아서 고향에 돌아가. 건우는 늘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어. 약속해줘. 꼭 살아서 돌아가겠다고. 건우를 지켜주겠다고.” ---p.22

“나의 신념은 행복이네. 나의 윤리, 나의 감정,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는 최종 목적에 근거하지. 그것이 나의 철학이야. 나는 더 행복하기 위해 조선이 아닌 일본을 국가로 택했고 진짜 일본 국민이 되기 위해 군인의 길을 걸었을 뿐이네. 나를 욕하지 마.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니까.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최대한의 행복을 구하려는 노력은 인간으로서의 본능이자 권리이자 스스로에 대한 의무야.” ---p.181

시베리아의 겨울은 만주의 겨울과는 차원이 달랐다. 만주의 겨울이 숨쉬기도 힘든 추위였다면 시베리아의 겨울은 눈 뜨기도 어려운 추위였다.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날도 드물지 않았다. 실수로 기계나 문 손잡이, 파이프 같은 금속을 잡았다가 손바닥 껍질이 훌렁 벗겨지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침을 뱉어도 오줌을 눠도 얼었다. 숨을 가쁘게 쉬는 것도 위험했다. 김이 얼어 코 점막과폐에 상처를 주는 바람에 고통을 겪는 이가 한 둘이 아니었다. 추위를 막기 위한 장갑도 신발도 옷도 얼었다. 도무지 손쓸 도리가 없는 지옥 같은 추위였다. ---p.197

아들 생각을 할 때마다 월화는 겁이 덜컥 났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격 없는 엄마였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아들을 버리고 집을 나왔다. 자신이 울분을 참고 집에 머물렀다면 지금처럼 세 식구가 뿔뿔이 흩어져 죽음을 직면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이 흐르다보면 괴로워서 몸이 저릴 정도였다. 아들을 떠나온 지가 벌써 5년이 넘었다. 많이 컸겠지? 얼굴은 알아볼 수 있을까? 엄마를 많이 원망했겠지? 엄마가 보고 싶기는 했을까? 내 얼굴은 알아볼까?
?아직 살아있을까? ---p.225

43만대의 전투 차량, 10,000여 대의 폭격기와 전투기들, 7,000여 척의 함정들, 309만 8,259톤의 보급품이 동원된 전투. 1944년 6월부터 8월까지, 100만 명 이상의 독일군과 205만 명 이상의 연합군이 서로를 괴멸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지옥의 전투. 작전명 오버로드(Overload), 노르망디 상륙작전.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한 폭력의 아침이 밝았다. 길수는 눈을 감지 않으려고 애썼다. 지금까지 그를 지탱해온 평화로운 얼굴, 천진한 미소를 떠올리면서.
?살아서는 돌아갈 수 없나? 죽어야만 돌아갈 수 있다면 이제 그만 놓아버릴까? 눈을 감아버릴까? ---p.304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 탐욕 때문일까? 인간 본성에 깃든 악마성 때문인가? 무기와 군사물자를 일정량 소비해야하는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서인가? 답을 찾기 어려우리라. 모든 전쟁은 끝나고 나서 보면 너무 끔찍하고 시작하기 전에는 터무니없이 어리석은 계획으로 보일 테니. 적어도 나 같은 평화주의자에게는. 마지막으로 기도드린다. 폭력과 야만의 전쟁터에서 희생된 모든 영혼들을 위해. 총성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들기를.
---p.33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일제강점기였던 1938년 9월 조선의 신의주.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아내를 원망하며 대장간에서 힘겹지만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길수. 어느 날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아들 건우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조금 일찍 집으로 향한다. 그 시각 김상우라는 조선 이름을 버리고 일본 장교가 된 스기타(杉田)는 격전지인 만주로 끌고 가기 위해 조선인 징용병을 찾아 나선다. 마침 신작로를 걷고 있던 길수를 발견한 스기타는 가혹한 구타 끝에 강제로 열차에 태운다. 열차 안에는 장남인 형 대신에 입대한 열네 살의 어린 영수, 돈을 벌어 경성 최고의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짜즈보이 경식, 힘은 장사지만 애끓는 슬픈 사랑의 사연을 간직한 정대 등이 타고 있다.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생이별을 하게 된 주인공 길수의 머릿속에는 오직 아들 걱정으로 가득 찬 가운데 열차는 드넓은 만주대륙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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