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고대사회가 몰락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노예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다. 노예는 가혹한 착취에 시달리다 보니, 일찍 죽거나 병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노예는 결혼이 금지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그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노예를 결혼시키지 않은 이유는 아이를 낳아 노동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양육하는 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의 속도가 느린 것도 고대사회가 몰락한 주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고대사회는 원시사회보다는 생산력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일꾼의 머릿수를 늘려 작업의 효율을 늘린 것이다. 그리스와 로마의 자연과학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런 과학적 지식이 생산 부문에는 거의 응용되지 못했다. 노예제가 지배하고 있던 수세기 동안, 농업은 물론 수공업에서도 아무런 기술적 진보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p.63
시민혁명은 우리 헌법에도 영향을 끼쳤다. 헌법 제14조인 ‘거주 이전의 자유’와 헌법 제15조인 ‘직업 선택의 자유’가 그것이다. 모든 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헌법에서 얼핏 보면 사소하고 당연한 것 같은 저런 자유를 굳이 열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러한 자유와 권리가 시민혁명 전까지는 사람들이 제대로 누릴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민혁명의 목적은 이렇게 봉건 질서에 얽매여 있는 개인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부르주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거주 이전의 자유는 장원과 영지를 떠나 공장이 있는 곳으로 옮겨갈 자유를, 직업 선택의 자유란 봉건 영주들의 지배에서 벗어나 공장주들에게 고용될 자유를 의미했던 것이다.---pp.143~144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경제 위기에 대응하여 장기 호황기에 여러 나라에서 추진되었던 케인스주의적 경제 정책을 포기하고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는 케인스주의 이전의 자유주의를 다시 추구한다는 뜻이다. 케인스주의는 정부가 공공사업과 재정 지출 등의 수단을 이용해 고용을 늘이고 소득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다. 또 복지를 확대하여 계층 간 갈등을 완화함으로써 경제적으로는 물론 사회?정치적으로 안정을 추구하자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이에 비해 신자유주의는 이른바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정책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미국의 레이건 정부나 영국의 대처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정부들이다.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줄이고 이윤을 늘려 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이는 결국 공공사업의 축소와 복지 지출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을 비롯한 서민과 중산층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