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내게 매우 뜻깊은 곳이다. 국어 교사로 처음 발령받은 곳이며, 장학사로 전직하기 전 국어 교사로 마지막 근무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반월중학교는 교직 생활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전입 간 학교였는데, 그곳에서 잊지 못할 제자들을 만나 반월 마을 속에서 마음껏 아이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했던 곳이라 특별히 애착이 간다. 안산이라는 도시에 속해 있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사랑할 줄 알았으며, 학부모와 교사도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힘을 모으는, 근래에 보기 드문 학교였다. 위치적으로 도심지에서 살짝 벗어나 한적한 교외에 속하며, 마을 구성원도 정주하는 주민들이 많아 분위기가 매우 안정적이다. 학교도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이 가까운 거리에 함께 있어, 살고 부대끼며 학생들과 주민들이 생활권 내에 서로를 지켜보는 거리가 가깝다. 학교가 마을과 만나고, 학교와 학교가 서로 의지하며 으쌰 으쌰 함께 잘 살아보자고 힘을 모으기에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반월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 마을과 함께, 마을 속에서, 마을을 위해 많은 교육과정을 시도하고 운영하며 가시적인 결과까지 낼 수 있었던 건,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과 그들을 함께 길러낸 마을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반월의 삶을 이토록 사랑스럽고 생생하게 글로 펼칠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이은미 작가님도 그런 반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어려운 말도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그녀에겐 그보다 더 큰 능력이 있다. 누구나 글을 읽으면 알겠지만 그녀는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이 매우 따뜻하며 희망에 가득 차 있다. 그녀가 글 속에 심은 희망의 씨앗들은 읽는 이들의 가슴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로 꽃을 피워낼 것이다.
자본주의의 맹렬한 흐름 속에서 세상은 다변화해왔다. 인간의 존엄함을 지킬 수 있는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시대에 교육은 학교의 전유물이 아니며 교육의 책무도 오롯이 학교에만 있지 않다. 학교 또한 더는 ‘마을의 섬’으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존엄한 인간인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오래된 외국의 속담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아이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 그 마을의 구성원에게도 아이들 교육에 대한 권한과 책무가 존재한다. 이를 학교와 마을 모두가 인식하고 서로 배우고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력적 움직임이 혁신교육지구 사업과 같은 정책을 통해 시작되었다. 민주시민사회에서 공생공락하기 위한 민·관·학의 물리적, 정서적 꿈틀거림이 반갑고 기쁘다. 하지만 마을교육공동체는 시군 단위 사업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생활공동체 단위 학교와 마을 구성원이 함께하는 협의체가 원활히 작동되어 ‘우리’ 아이들의 ‘교육 팀워크’가 형성되어야 하고 관은 이 협의체가 지속성을 갖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런 시기에 이은미 마을활동가님의 글은 마을의 구석구석을 직접 들여다보며 만나고 이야기한 살아있는 기록으로 마을교육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다. 학교가 마을을 들여다보고, 마을이 마을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좋은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반월동 마을구성원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호흡하고 함께 걸으며 마을교육공동체 살이의 하루하루를 생생하게 그려낸 이 책은, 지역 여건과 상황에 맞는 마을교육공동체 구축 및 운영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에게 학교와 마을이 함께 더 나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마을교육공동체 삶의 좋은 사례를 제시해 줄 것이라 기대된다.
반월에서 근무하며 마을과 함께했던 행복한 추억과, 이 지역 장학사로 반월 마을교육공동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연을 잡고, 이렇게 멋진 책에 추천사를 쓸 기회를 주신 이은미 작가님께 감사를 전한다.
- 박은영 (안산교육지원청 장학사)
한 명은 소주 한 병 반을 마신 채로, 다른 한 명은 8시간 연속 강의 후 쉰 목과 벌건 눈을 부여잡고 384쪽을 두어 시간 만에 읽었다.
“이 여자 뭐지?”
“이 글은 뭐지?”
이 책은 [SF고전순정동화]이다(이 4개의 단어를 조합하는 데만 정확하게 39분이 걸렸다).
일상의 이야기인데 두서없고 맥락 없고 파편처럼 튀는듯한데 웃기면서도 아씨~(마님 아씨의 그 아씨가 아니라 당황 짜증의 그 아씨~다) 중간에 울컥하게 한다. 동화 같은데 대사는 SF와 고전이 뒤섞여 있고 애로가 6번 정도 나오는듯하다가 결론은 순정이다.
뭔 말인지 모르겠지? 모를 거다. 근데 읽고 싶을 거다. 랄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오만가지 일상의 조합들이 맛깔난 날 언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의 일상을 오만가지 색감으로 그릴 수 있을 만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랑하고 싶다. 그녀와 그녀의 일상 그리고 우리 모두를, 더불어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맞얽힘! 공자 맹자 순자는 모르겠지만 햇살이가 그랬다.
“나름 어지러움 속에 규칙이 있다”라고.
앗, 역시 뭔 말인지 모르겠지? 모를 거다. 그래서 당신도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 맹봉학 정현경 부부 (배우)
저는 사서입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한 지 20년 즈음, 도서관에서 일한 지는 10년이 넘었습니다. 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을 만나면 수다가 그치지 않는 사서이며 지금은 서울의 한 공공도서관에서 간장(어린 친구들이 관장님이라는 발음이 안 돼 절 이렇게 부르곤 하는데^^ 너무 좋습니다)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 오다시피 하는 도서관 마니아는 물론이고 공공도서관이 마을의 느티나무와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는 정말 많은 이용자와 세상 곳곳에서 즐겁게 일하시는 분들을 만납니다.
떡집 사장님, 동물병원 수의사, 소방관, 한복 디자이너, 첫 책을 내는 작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는 연주가, 아나운서, 연출가, 무용가...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분들을 꽤 많이 만났습니다. 랄라도 도서관에서 그렇게 만났습니다.
제가 일하는 도서관 생일파티 때 인형극을 하러 오셨어요. 인형극단의 한 분이셨는데 어느 순간 랄라와 SNS 친구가 되고 올리는 글들을 찾아 읽고 기다리고 랄라의 내공과 활동에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
사서보다 책을 더 많이 찾아 읽고, 읽어주고 책을 인형극으로 만들어 어린 친구들을 만나고, 청소년에게 동시를 읽어주며 마을에서 밴드 매니저로도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랄라가 급기야 이번에 책을 내고 작가가 되셨네요.
어느새 SNS에 올라오는 랄라의 글을 기다리게 되었어요. 랄라의 글 여행에는 나와 우리가 있고, 저도 좋아하는 책과 웃음이 있어요. 삐삐와 장자를 함께 이야기하는데 활자에만 있는 게 아닌,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네요. 맞얽힘이 랄라의 삶 속에 있더라고요. 그러니 저도 랄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제가 많은 분을 만났고, 만나고 있는 것처럼 랄라의 첫 책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겠죠?
작가가 되신 랄라! 책으로 묶어주신 글 여행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꼭, 함께 떠나요.
- 김선영 (SNS 친구/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