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는 걸 항상 기대하고 있었다.
매일 행복한 기분으로 이불속에 파고들어서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을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기다린다.
가끔 안 좋은 일도 있지만, 그래도 나의 세상은 행복했다.
--- p.11
“사과할 것 따위 아무것도 없어.”
용서해 달라고는 요만큼도 생각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흘러넘치는 눈물을 난폭하게 손으로 닦으며, 가방을 낚아채다시피 들고 교실을 뛰쳐나왔다. 뒤에서 “잠깐, 유카!”라며 제지하는 아카리의 성난 고함 소리가 들려왔지만, 귀를 막고 도망치듯이 신발장으로 향했다.
--- p.74
틀림없이 두근거렸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니 기뻤으며, 친해지게 되니 즐거웠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사랑을 해 보고 싶었던 것뿐일지도.”
--- p.171
“……지금은 그래도, 언젠가 변할지도 모르잖아.”
“그런 걱정은 쓸데없는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거야.”
“뭐야, 그게.”
“세상이 하얀색에서 검은색으로 간단히 휙 바뀐다면, 지금은 그 반대도 있다고 생각해.”
---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