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이 《너무 늦기 전에 자녀와 화해하고 싶은 부모를 위한 자녀심리학》인데, 여기에서 ‘화해’라는 말이 반드시 싸우고 난 뒤의 화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이야기해두고 싶다. 아이와 의견 대립이나 말다툼이 없었어도, 아이가 말썽을 피워 크게 혼내고 난 뒤가 아니라도, 점점 더 반항이 느는 아이 때문에 속상해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도, 부모로서 아이의 심리 상태나 속마음을 모른 채 겉돌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화해’가 필요한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 p. 11.
엄마와 아이의 고민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친구관계와 건강의 두 영역이었던 반면, 아빠와 아이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성적, 건강, 친구관계, 선생님, 이성친구,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 시간 등 거의 모든 영역이었다. 아이에게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려는 아빠의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 p. 24.
학교생활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석주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가 별로 없는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석주 엄마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석주가 집에서는 요즘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얘기며, 학교 선생님 얘기, 사고 싶은 옷에 대한 얘기까지 온종일 재잘거리며 잘 떠드니까 무척 명령하고 외향적인 아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어요. 우리 석주처럼 착한 애가 친구가 많지 않아 고민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석주의 경우 가족들을 대할 때와 그 외의 사람들을 대할 때의 모습이 크게 달랐음에도 엄마는 미처 그런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가 착하고 명랑하고 친구가 많을 것이라고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린 결과다. --- p. 39~40.
아이들이 명백한 잘못을 했다면 엄격하게 나무라는 것이 좋다. 다만 아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게 만들려면 억울한 감정이 들지 않도록 이치에 맞게 혼을 내야 한다. 형과 동생이 함께 싸웠는데 형만 야단을 친다든지, 형이 먼저 잘못했는데 동생만 나무란다든지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아이들을 나무랄 때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진실에 근거한 논리에 의해 잘잘못을 가려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되풀이하지 않게 된다. --- p. 75.
직업에 대한 부모의 주관적인 선호도가 아이들에게 대물림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이루지 못한 야망을 대신 이루어주는 한풀이 대상이 아니다. 아이의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무한한 가능성을 제대로 펼쳐볼 수 있도록 하려면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아이를 관찰함으로써 적성과 역량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 p. 113.
모든 학생들에게 들어맞는 만능 학습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전국 1등의 학습법’이라면 그 학생과 지적 능력, 학습 습관, 성격이 일치하는 학생에게만 적합할 것이 당연하다. 복제인간이 아니고서는 현실적으로 그런 학생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많은 부모들이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아이는 다른 애들이랑 달라서요.” 지극히 옳은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애들과 같은 공부법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 p. 157.
부자들의 자녀교육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아이의 적성을 잘 찾아내 그 적성이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도록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일반 가정의 부모들은 아이의 적성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험을 기준으로 아이의 미래를 정해버리고, 작성은 그에 따라 맞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자녀교육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마인드인 것이다.
--- p. 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