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 청년 시절의 최 사장을 들여다보자. 와우프리를 설립하기전 5년 동안 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연간 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만들어 놓은 비결을 알기 위해서다.

보통 대기업형 기획사를 제외하고는 이 분야에서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노조나 대학 학생회 등을 고객으로 장사하는 기획사치고 1년 이상 사업을 지속시켜 나가는 경우가 드물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부분 고객사와의 친밀한 관계 때문이다. 친하다는 이유로 납기일을 어긴다거나 문제가 있는 품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최사장은 이런 허점을 잘 알고 있었다. 기획사를 설립할 때부터 '시간'과 '질'을 철저히 관리하자 고객들은 뭔가 다른 회사라는 점을 느끼게 됐다.

"저는 영업이란 걸 해본 적이 없어요. 전부 입에서 입으로 우리 회사가 알려져 주문이 들어오고, 저희와 한 번 일한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소개하고, 이런 식이었어요. 이상한 것은 우리에게 주문을 하러 오는 사람치고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알아서 해 달라는 거예요."

지난 1995년 11월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 때는 1시간에 1만장의 유인물을 편집에서 인쇄까지 해내는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했다. 또 1주일 만에 5만장의 노조 티셔츠를 만들 때는 대구에 있는 섬유공장 10여 군데를 찾아가 오더를 분산해 시간을 맞추기도 했다. 말이야 쉽지만 그 시간에 이만한 양의 주문을 처리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론 공장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최용관이 가져온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기계를 다시 돌리는 경우도 많았다. 결제일마다 꼬박꼬박 현금 결제를 해주는 등 하청업체에 대한 배려가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