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금융 IQ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금융 IQ는 첫째 금융지식(숫자를 읽는 능력), 둘째 투자전략(돈이 돈을 만드는 과학), 셋째 시장의 법칙(수요와 공급의 법칙), 마지막으로 법률지식(회계, 기업, 그리고 정부의 규제와 규칙을 아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가 주장하는 것처럼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지식을 가능한 많이 습득해야 한다. 금융지식의 습득과 관련해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숫자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인의 숫자에 대한 감각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큼 뛰어나다. 즉, 우리 국민은 부자가 되기 위한 DNA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금융지식을 향상시키는 능력이 세계 어떤 민족 보다도 뛰어낫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 국민들이 금융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자 중 한 사람인 워런 버핏은 6살에 콜라를 팔아 돈을 벌기 시작했고, 8살에는 증권관련 서적을 봤으며, 11살에 25달러로 처음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현재 그는 82세이고, 600억 달러(약 66조 원)라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거부이다. 버핏은 70여 년 동안 금융지식을 쌓아가며 투자를 해오고 있다. 한국의 최고 부자인 L회장의 자산이 2011년 현재 약 9조 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엄청난 자산이다. L회장의 경우 부모로부터 사업의 기반과 부를 물려받아 잘 운영하여,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그러나 버핏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없이 자신의 오랜 경험과 투자를 통해 지금의 부를 형성한 것이니 그 가치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버핏은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1년 동안에만 약 7조 원 정도의 자산을 증식시켰다. 한국 최고 부자의 자산만큼을 1년여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바로 금융의 힘이 숨어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 세계의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모국의 지원이 없는 상태인데도 유태인이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장 큰 이유도, 그들이 전 세계의 금융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아니 미래를 지배한다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금융지식이 뛰어난 사람은 적어도 부자로 살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35세에 연봉 5천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매년 7%씩 임금 인상이 이루어진다면 20년 후인 정년 퇴직시점에 2억 원의 연봉을 받게 된다. 연봉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자녀교육비나 주택구입자금, 그리고 소비수준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정년 퇴직시점에서 그가 풍족한 은퇴자금을 준비해 놓고 있으리라 단정할 수 없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직장인임에 분명하지만 자신의 자산관리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종자돈으로 경제현상에 대한 관심을 갖고 금융지식을 익혀서 시장의 방향과 맞는 투자를 한다면 밝은 미래가 창출될 수 있다. 이제 금융지식을 쌓는 것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금융 만능의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정년퇴직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 약 7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에 대한 노후문제는 어느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사회적인 문제는 정책입안자나 학자들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그 대상이 본인일 수도 있고 나의 아버지일 수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준비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부자가 되는 방법을 잘 배워서, 익힌 바를 결단력있게 실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을 계기로 독자들은 향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세계금융시장과 국내금융시장과의 변화와 질서를, 특히 유가증권(주식과 채권)시장 속에서의 복합적인 관계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부자가 되는 기본을 쌓기를 바란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알기 위한 노력과 습득한 지식을 실천하는 자세가 견지되지 않으면 이제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이다. 많은 지식과 엄청난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한 후 경제현상을 예의 주시하다가 중요한 국면에서 투자의 결정을 하면 된다.
이제 필자는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금융과 투자의 노하우를 이 한 권에 아주 쉽고 세세하게 풀어놓을 것이다.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 이연학님을 비롯해 교보생명의 모든 Wealth Manager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밤늦게까지 책을 쓸 수 있도록 준영, 예은이를 잘 보살펴 준 사랑하는 아내 박영경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책을 집필할 수 있도록 능력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올린다.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