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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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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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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50쪽 | 326g | 152*206*20mm
ISBN13 9788959863990
ISBN10 8959863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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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선의와 약의, 사랑의 다면성


- 호박(琥珀) 속에 사랑을 알지 못하는 소녀
전교생의 우상이자 여신인 후카자와(깊은 늪이라는 뜻) 마키는 언젠가부터 놀랄 만큼 살이 쪄버려, 그녀의 추종자들로부터 의문의 시선을 받게 된다. 추종자중 한명인 남학생 간다. 어느날, 간다에게 멀고 먼 세계에 속해져 있는 듯한 그녀가 슬며시 다가온다. 후카자와 마키는 순수해 보이는 마음결과는 대조적으로 농밀한 성애(性愛)를 통해 이 볼품 없는 남학생을 유혹한다.
후카자와 마키의 사랑, 살해한 유우지를 박제화 시키기 위해. 유우지는 그녀의 의붓 아버지였다. 자신의 의붓 아버지를 죽여 거대한 어항 속에 넣어 놓았던 그녀는 간다를 공범자로 끌어들여, 화학약품을 부어넣어 유우지를 마치 화석과도 같은 거대 어항, 호박(琥珀) 속에 가둔다.
현대미술 최고의 경매가를 자랑하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자연사 연작 시리즈의 ‘상어’. 포르말린에 담겨져, 액자화 되어 인간에게 내보여지는 그 슬픈 ‘자연’의 모습처럼 의붓 아버지 유우지의 웅크린 하얀 등을 쳐다보며, 이 둘은 공범자의 섹스를 나눈다. 그리고 형벌처럼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후카자와…. 어느 것이, 그 누구의 것이 사랑이었을까.

Point 주인공 간다의 시점이 아니라, 가여운 팜므파탈 후카자와 마키의 시선으로 바둑을 복기하든 그렇게 다시 읽어나가면, 소녀가 지닌 상실의 어둠이 섬뜩하도록 마음에 다가올 것이다.


- 온 세상이 비라면 사랑받기를 갈구하는 소년
주인공 소년은 어느 날 밤, 저녁을 마친 후 자살 카운트에 들어간다. 자정이 되면 자신이 메일을 보낸 반 아이들은 자신을 죽이는데 동의하는 버튼을 클릭할 것이다. 과반수를 넘어선 클릭 수는 소년이 만들어낸 장치를 통해, 방아쇠를 당기게 되고 그것은 침대에 누워있는 소년의 머리를 관통시킬 것이다.
죽음을 앞둔 소년은 평소 자신의 습관, 예를 들면 목욕탕에 들어가면 어떤 순서로 옷을 벗었는지, 숨은 어떻게 쉬었는지, 하나하나 가여울 정도로 꼼꼼하게 기억해 둔다. 날 때부터 보통 아이들보다 모자란 점이 많았던 소년, 반대로 어디서나 월등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누이. 누나는 그런 동생에게 유일한 친구이자 애인이자 동지였으나, 소년은 어머니의 사랑만을 갈구했다. 아무리 쫓아다녀도 등밖에 보여주지 않는 모친을.
마지막 날 밤, 누나의 이마에 키스를 한 후 자기 방으로 돌아간 동생….
사건이 일어난 며칠 후, 한 소녀가 누나를 찾아왔다. 자신은 소년을 좋아했다며. 하지만 동생은 누나밖에 몰랐다고. 그가 지긋지긋한 이지메와 폭행, 세상의 모든 악의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비가 오면 도망가라고 했었다며 운다. 누나는 짐짓 놀라지만 동생이 소녀에게 대답했던 것과 똑같이 차갑게 묻는다. “온 세상이 비라면…, 그러면 어떻게 하지?”라고. 소년의 자살이자 타살계획은 미수에 그쳤고, 살인자들이 된 학생들의 여러 모습을 그 소녀를 통해 듣는 누나. 신나게 살인에 동참한 반 아이들, 몇 번씩이나 클릭한 녀석들까지 있었다.

Point 제목의 뜻을 알게 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하게 고통스러워질 것이다. 이지메를 당해본 아이라면 누구라도 생각하는 일, 자신을 죽여서 자신을 괴롭게 한 놈들에게 복수를 하자, 라는 것 때문에.


- 순환불안(循環不安) 사랑을 찾아 더듬거리는 서툰 청년
오사무는 두 번째 맞선을 봤다. 상대방은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놀라울 정도로 참한 미인 아이코씨. 긴장하면 어쩔 줄 모르는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오사무는 말도 못하고 쩔쩔 매다 만남의 시간을 마친다. 이제 한 과목만 통과하면 세무사 시험에 패스하는 오사무는 작은 규모의 은행에 다니는 은행원. 지방출신에 학력도 변변하지 못해, 프로필을 속여 결혼정보 회사에 등록했다. 오사무는 자신의 인생에 이런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라, 정신을 못 차리며 두 번째 데이트까지 마쳤다.
데이트에서 돌아오자 허름한 자신의 집 앞에 결혼정보 회사 커플매니저 이자와씨가 찾아와 서있다. 그녀는 첫 번째 맞선 상대인 이즈카 유코가 행방불명이 되어, 혹시 모르냐며 물어보러 온 것이다. 허둥대는 오사무, 집안에 들어서자 마침 아이코씨에게서 전화가 온다. 더욱더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 속에 대충 전화를 내려놓자, 하얗게 질린 이자와씨가 보인다. 이자와씨는 오사무의 욕실에서 첫 번째 맞선상대 이즈카의 사체를 발견한 것이다. 두 번째 살인, 오사무는 이자와씨까지 살해하게 된다. 고마운 누이같은 분이었는데…, 하며. 둘의 사체가 썩어갈 것이나 냄새를 잘 못 맡는 오사무는 그들을 은폐시킬 계획으로 휴가를 내 차를 렌트하고, 두 덩이의 이불 보따리로 위장해 국도를 달린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오사무의 시련. 경찰의 검문, 갑자기 일어난 공황장애, 놀라서 생긴 구토, 엄청나게 더러워진 옷과 차안, 서툰 운전으로 인한 차의 급정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의 차가 빠져나가길 기다리는 차들의 행렬…. 오사무가 겪는 고난의 행군으로 독자는 숨이 막힐 지경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은 선한 이들의 아무것도 모르는 선한 도움으로, 주인공 오사무는 사체를 들키지 않고 무사히(?) 고난의 시간을 관통해 나온다. 마침내, 언젠가는 반드시 목적지에 가닿을 것이라는 오사무.
Point 주인공의 어리숙함에 나중에는 애착마저 생기고, 두 번 세 번 훑어보면 희미하게 빛과 같은 것이 보일지도 모른다. 마치 현대의 괴담과도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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