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죽은 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없는 건
잘 알지만 사람은 왜 죽어야 할까,
엠마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엠마는 묻습니다.
“엄마, 나도 언젠가 죽겠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모두 죽어야 해요?”
엄마, 아빠는 ‘원래 그런 거라고, 그게 바로 인생이라’는 식의 대답으로 은근슬쩍 넘어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엠마가 바라는 대답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결국 죽어야 한다면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죠?”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 수 있죠?”
엠마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 잠도
설칩니다. 결국 죽는다면 정말 살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살아야 하는 걸까, 살다가 죽으면 아무것도 없는데…….
그리고 모든 게 시시하다고 느낍니다.
학교에 가는 것도, 공부를 하는 것도,
청소를 하는 것도, 매번 고맙다고 미안하다 고 인사하는 것도, 엄마, 아빠를 돕는 것도, 욕을 해서는 안 되는 것도 모두 의미 없 다고 생각합니다.
--- 엠마의 질문
아빠는 엠마의 질문을 곰곰 생각해 봅니다.
“죽음은 말이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힘이란다. 방학을 한번 생각해 보렴. 방학은 아주 짧지. 그래서 너는 방학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날마다 열심 히 놀지 않니. 만약 일 년 열두 달이 내내 방학이라면 어떻겠니. 삶이란 짧은 방학과 같단다. 언젠가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아니까 많은 일을 하려고 하는 거야. 일하고, 공부하고, 놀기도 하고……. 살아 있는 동안 모두들 최선을 다하지.”
--- 아빠의 대답
어느 날 아침, 엠마가 비오는 창밖을 내다볼 때였습니다. 해가 떴는데도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곧 비는 그쳤고 무지개가 떴습니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바라봅니다. 무지개는 곧 사라졌고 사람들도 가던 길을 갑니다. 엠마는 순간 깨닫습니다.
인생은 아무 이유 없이 왔다가 그냥 가는 것,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
--- 엠마의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