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안전을 위임받은 안내견에게는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불복종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안내견은 팀의 안전을 맡겨도 된다는 신뢰를 얻지 못합니다.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 중에서도 최고인 이들이 받는 훈련 속에 인간의 성장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걸 우리가 배워야 합니다.
서문 중에서, p11
간호사의 상황을 보면, 그녀는 사실상 복종하고 있었다. 다만 잘못됐다고 인식한 지시에 복종한 게 아니라, 그녀가 성장하면서 체화한 상위 가치 체계에 복종한 것이다. 즉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우위에 두어야 한다는 가치, 힘들게 받은 교육 내용에 충실해야 한다는 가치, 위기 상황에서 직업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는 가치에 복종했다. 그녀는 당시의 상황에서 위험 가능성을 인식하고, 지시가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의식적으로든 본능적으로든, 그녀는 보다 높은 상위 가치에 복종하기를 선택했고, 그로써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방향을 잡았다.
Chapter2 _복종과 불복종,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중에서, p41
가장 높은 권위자인 임원이 회의 탁자에 둘러앉은 부하 직원들에게 자신이 제안한 계획에 대해 그 찬성도를 점수로 표현해보라고 했다. 1~10점까지 줄 수 있고, ‘열렬히 찬성’이면 10점 만점이었다. 사전 평가 때, 참석자들은 그 계획이 수익을 보장하기보다는 위험 요인이 훨씬 더 많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바 있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는 반대할 용기가 없어서 차례차례 돌아가며 10점이라고 했다. 마지막 직원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정말 절실하게 1점이나 2점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위험 요인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요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었을 때 나온 말은 ‘9점’이었다. 반대 의견을 사자처럼 당당하게 외치지 못하고, 겨우 쥐처럼 찍소리를 가까스로 낸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시작은 한 셈이었다.
Chapter4 _“아니오”를 분명하게 말하라 중에서, p88
명령은 아무 권위자나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 상황에서 정당한 권위자라고 인식되는 개인이 내린다. 안내견의 경우에도, 개는 아무의 명령이나 따르지 않는다. 자신의 핸들러handler가 아닌 사람이 명령을 내리면 못 들은 척 무시한다. 그러나 정당한 권위자가 위험할 수도 있는 명령을 내리면, 복종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는 어쩌면 역설이다. 즉 복종해선 안 되는 명령에 복종하는 위험성은 대부분 우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권위로부터 나온다.
Chapter6 _권위와 복종의 역학 관계 중에서, p1
마시는 매우 성실한 교사였고, 다행히 경력에서 그 기록을 삭제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학교에서 교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녀는 아주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즉 사회적 관계에 역효과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침묵했다가 동료의 행위에 공모자가 되었다
Chapter7 _역학을 바꿔라 중에서, p146
개가 “푸이”라고 해야 할 만큼 교정이 필요한 행동을 했을 때는 항상 그 행동의 시작 지점으로 되돌려 처음부터 다시 하게 하여, 제대로 할 기회를 준다. 잘 해내면 그에 맞는 칭찬을 해준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세 번까지 주는 것이다. 만일 그래도 ‘잘 해내지’ 못하면, 그날은 그 행동에 대한 훈련을 중단한다. 훈련을 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훈련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를 겁먹게 만들 위험이 있고, 겁을 먹으면 안내견 역할을 할 수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제대로 이해할 때까지 항상 세 번의 기회를 주는 방법은 매우 중요한 핵심으로서, 모든 분야의 교육자, 훈련사, 코치, 관리자 등등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실패와 걱정이 아니라,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Chapter8 _안내견 훈련의 중요한 교훈 중에서, p165
어린이가 거절 스킬을 배우면 긍정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과 위험한 행동을 삼갈 가능성 모두 더 커진다. 어린이가 직접 경계선을 정하고, 외부 압력에 “안돼요”라고 말할 수 있게 도와주면 자신감 또한 커진다. “안돼요”라고 말하는 다양한 방법과 어떤 일에 대응하기 전에 미리 그 결과를 생각하는 법을 배우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지시를 더 잘 거절할 수 있다.
Chapter10 _똑똑한 불복종 교육,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중에서, p233
모건스탠리 직원 중 13명을 제외한 전원이 생존했다. 그날 두 건물에서 거의 2천 명이 목숨을 잃은 걸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살아 나오지 못한 사람 중 한 명이 레스콜라였다. 혹시 나오지 못한 직원이 더 있는지 찾아본다고 다시 들어갔던 것이다. 그의 최후는 영웅적인 행위로서, 그에 어울리는 훈장과 대중의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주목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그가 보여준 위대한 교훈은 따로 있었다. 상황 속의 위험 요인을 인식하고, 그 위험 요인에 대해 최소한 조금이라도 대처하도록 조직 내 권위자를 설득하고, 위험 요인을 완화할 계획을 수립하고, 수천 명에게 그 계획에 맞게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그 계획을 실제로 긴급히 실행해야 하는 순간에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똑똑한 불복종을 했던 그의 모습이다.
Chapter11 _직장에서의 옳은 선택 중에서, p251
‘모든 도덕 발달 교육에 똑똑한 불복종의 가치 및 스킬을 편성하여, 미래 세대에는 사회 정체성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게 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내가 정한 목표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생각도 없이 무책임하게 복종한다는 평판을 듣는 걸 무엇보다 싫어할 것이다.
이 책의 목표가 이루어진다면, 사이코패스적인 리더의 출현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맺음말 _개인의 책임과 똑똑한 선택을 존중하는 문화 중에서, p280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