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용인 에버랜드에서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에게 미아로 발견된 소년은 자신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명진 고아원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소년을 인계한 용인동부서 포곡지구대의 강승현 경장은 고무신을 신고 1957년도에 발행된 지폐를 지니고 있는 소년의 행색에 의아함을 느낀다. 강 경장은 용인의 명진 보육원으로 전화를 걸어 소년의 신상을 알아보려 하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다.
2015년 12월, 바다 건너 미국의 쇠락한 도축업의 도시 트루데에서는 하늘로부터 신들이 떼를 지어 강림하기 시작한다. 이미 3년 전 지구상의 모든 스마트폰에 무단으로 설치된 ‘계시’ 앱을 통해 예고된 대로 신의 강림이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모습을 드러낸 신들은 거대한 이구아나와 같은 파충류의 형상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그리고 얼마 후인 2016년 1월, 트루데에서 햄· 소시지 영업사원 사원으로 일하던 청년 스티브는 강림한 신 보리스와 아르까지로부터 메시지를 받는다. 메시지의 내용은 황당무계하게도 ‘스티브 너의 운명은 태곳적부터 Key(열쇠)를 찾아내 지구를 구할 구원자로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엘름가 1408번지 한국인 가족 몰살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는 비극을 겪은 스티브는 신으로부터 지구의 종말을 막을 구원의 key가 가족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마침내 과거의 어느 시점, ‘1958년의 용인’으로의 목숨을 건 시간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주요 등장인물
소년_ “새로운 땅에 가면, 다른 이름을 대라고. 그래야만 모든 걸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물에 가라앉기 전에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고요!”놀이공원에서 미아로 발견됨. 의문의 노트를 갖고 있다.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_ “안녕, 스티브. 어쨌거나 고마워요! 당신이 결국 세상을 구했다고요.”놀이공원에서 동물 탈을 쓰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 소년을 처음으로 발견한다.
스티브_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오직 인류를 위해 이 일을 하기로 결심한 거야.” 한국 이름은 박성철. 도축 공장에서 일하다 햄·소시지 영업사원으로 승진했으며, 로버트 와인버그에게서 세상의 종말에 얽힌 비밀을 듣게 된다.
로버트 와인버그_ “그나저나, 이건 정말 비밀인데 말이야, 스티브, 이 책의 나머지 한 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스티브의 이웃에 사는 전직 기자. T 신부의 회고록을 집필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T 신부_ “만약 신이 파충류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그동안 우리를 괴롭혀왔던 수많은 신학적, 철학적,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회 신부이자 과학자. 지질학, 고고학, 생물학에 조예가 깊으며, 화석을 통해 진화론을 연구하던 중 신의 비밀을 깨닫고 번민한다.
박영식_ “이래 죽이나 저래 죽이나, 어차피 죽이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스티브의 아버지. 1980년대 후반 미국으로 건너가 도축 공장에서 일했다.
보리스 & 아르까지 _ “본질로 파고들어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것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 결국엔 그것만이 진실이라는 것.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