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그의 사진에서 느끼게 되는 심령적 본능의 충돌과 그 반작용의 무작위적인 에너지 파동은 다름아닌 바로 이 힘찬 한 인간의 생생한 생명력의 표출이다. 이제까지 그의 내면적인 심층의식 속에 깊숙이 잠재하고 있었던 샤머니즘의 심령적 인자들이 깨어나서 상호간에 끊임없이 충돌하고 반작용을 거듭하는 혼돈의 소용돌이인 것이다.
육명심(사진가)
이갑철의 신들린 마음은 그런 것과 조우할 수 있었고 말 잘 듣는 손은 도와주었다. 그리하여 그 결과는 예술, 기표와 기의 가 기막히게 어우러진, 이 땅의 사진 예술로 나타났다. 그것은 다큐멘터리 영역의 확장이다. ‘스트레이트’로 찍어서 이갑철처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귀신의 기운을 전해준 다른 예를 나는 알지 못한다. 한국인 이갑철의 『충돌과 반동』은 한국인들을 매개로해서 한국의 귀신들을 다룬, 희귀한 다큐멘터리이다.
강운구(사진가)
그의 사진을 보다가 다시 세상의 풍경을 보면 세상이 낯설어 보인다. 그냥 서 있는 나무, 저기 가는 사람, 그냥 묵묵히 서 있는 건물과 달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는 나, 세상은 때로 이렇게 낯선 것이다. 세상을 이렇게 낯설게 해주는 것, 다시 말해 세상을, 나를 다시 보게 해주는 예술이 진정한 예술이 아닐까? 사진은 정지다. 정지, 그리고 인생은 다시 지나가는 것이다. 이갑철은 그걸 아는 작가이다.
김용택(시인)
그동안 사진의 한국적 정체성을 고민한 작가는 많았으나, 이갑철처럼 죽음과 한, 해탈, 그리고 샤머니즘의 동양적 세계관을 사진 속에서 힘 있게 펼쳐 낸 이는 없었다. 그가 1980년대 세 차례에 걸쳐 보여 주었던 작업들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이긴 했으나 아마도 ‘충돌과 반동’이 없었다면, 그 이전의 전시들은 모두 과거의 시간 속에서 화석화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충돌과 반동’으로 인해 이갑철의 작품 세계가 연대기적으로 다시 이해되고, 확장되어 지금의 작가를 낳은 뿌리로서의 초기 사진들까지 주목하게 한 것이다.
송수정(사진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