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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 무시, 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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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 무시, 물화

: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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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20g | 153*224*30mm
ISBN13 9788997186419
ISBN10 899718641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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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원식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중앙대, 연세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주된 관심은 한국사회의 불의와 병리현상에 대한 사회철학적 진단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사회철학 전반의 최근 논의들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이 책 『배제, 무시, 물화』는 그러한 비판이론적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오늘날의 사회적 불의와 병리현상을 경제적 배제, 문화적 무시, 삶의 물화라는 세 가지 범주로 구별하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 양극화와 시장화가 불러온 문제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박사학위 논문 「계몽의 자기파괴와 의사소통 이성」을 집필한 이후 「인권의 근거」 「인정과 재분배」 「생활세계 식민화론의 재구성」 「근대적 자유 개념의 재구성」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공저로는 『주체사상과 인간중심철학』 『이성의 다양한 목소리』 등이 있고, ‘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등 사회비판총서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였다. 또한 『이성의 힘』 『하버마스와 현대사회』 『지구화 시대의 정의』 『분배냐, 인정이냐?』(공역)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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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판의 이념은 결국 ‘동등한 자유’의 실현으로 압축될 수 있다. 자유로운 존재로서 인간은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위하며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주체들이 사회적 존재인 한에서 그들의 권리는 언제나 동등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이념은 앞서 언급한 약한 인간학적 전제에 입각한 절차주의라는 규범 정당화 방식 자체에 이미 함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합리적 논증은 ‘자유’로운 주체들의 ‘동등한’ 권리를 전제로 해서만 비로소 작동할 수 있으며, 모든 규범은 이러한 상태에서의 상호이해 혹은 동의를 통해서만 비로소 그 규범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4

현시적 사회비판은 물화된 현재의 삶이 얼마나 왜곡된 것이고 불행한 것인지, 즉 인간의 자유가 어떻게 억압되고 있는지를 폭로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부자유한 삶을 넘어서는 새로운 삶의 태도와 삶의 방식의 가능성 역시 예시해 줄 수 있다. 물화된 삶을 넘어 바람직한 삶의 모습을 구상하고 제시한다는 것은 단지 절차주의적인 정의를 넘어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좋은 삶의 이상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분명 정의 담론의 영역을 넘어서 있는 과제다. --- p.70

사회갈등 일반을 경제적 불의나 분배 불평등 문제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호네트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의 생활세계 내부에는 고유한 인정-무시 질서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무시와 그에 대한 저항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적 무시는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이 동등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명백한 사회적 불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구체적 상황에서 경제적 불의와 무시가 중첩되어 나타나기 쉽지만, 그렇다고 무시가 곧바로 경제적 불의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 p.105

물화된 사회관계는 물화된 인간을 만들어 낸다. 물론 물화된 인간이 물화된 사회관계를 재생산하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타인을 도구화하고 지배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결국 그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도구화하고 지배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이러한 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결국 자기 자신까지도 도구화하고 지배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 p.151

배제, 무시, 물화에 대한 모든 사회적 저항이 목표로 하는 것은 결국 사회적 삶의 전반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진정한 요구를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표출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대한 참여를 통해서 스스로의 자율적인 삶을 향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회적 요구들이 표출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넓은 의미의 정치공간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경우 제도적인 정치공간의 왜곡이 이러한 사회갈등들을 순치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강화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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