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남자 친구와 미사키가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할 수 있는 자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기타 케이스 위에 촛불을 밝히고 잠시 기도를 했다. 그리고 네온 빛에 섞여 희미하게 보이는 별을 올려다보았다. 이 날 가오루는 그 하늘빛까지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었다.

가오루는 마음속으로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서, 망설임 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남은 목숨과 기도하고픈 마음 모두를 노래에 담아, 그리고 아마네 가오루의 목소리는 FM라디오를 통해 전국으로 흘러나갔다.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 가오루는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색소성 건피증(XP)' 환자다. 햇빛에 노출되면 죽음에 이르는 이 병 때문에 고등학교도 가지 못하고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가오루의 유일한 기쁨은 밤에 기타를 들고 역 앞 광장에 나가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

어느 날 가오루 앞에 서핑 보드를 든 한 소년이 나타난다. 프로 서퍼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좌절에 부딪힌 코지가 바로 그다. 첫사랑에 빠진 가오루와 코지. 태양 아래서는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힘겹게 운명적인 사랑을 키워 나간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가오루의 삶에 있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아는 코지는 친구들과 함께 가오루의 CD를 제작하기로 계획을 세우는데, 그러는 가운데 가오루에게 차츰 죽음의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