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 선 채로, 멀어져 가는 루커스의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던 디는 이상하세 몸에서 열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려 블라우스의 맨 위 단추를 풀었다. 시원한 바람이 목덜미를 간질였다. 루커스 카크런은 바로 이런 사람이었구나. 얼마 전에 윈체스의 잡화점에서 잠깐 마주쳤던 그 남자와 이렇게 빨리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나누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 p.39
엔젤 크리크에 도착해서 루커스가 말안장에 앉은 채 제일 처음 목격한 것은 물통을 손에 들고 밭으로 걸어가서 작물 주위에다 조심스럽게 물을 부어주고 있는 디의 모습이었다. 분노가 불길처럼 치솟았다. 저 빌어먹을 놈의 밭! 전부 뿌리째 뽑아서 태워버렸어야 했어! 그리고 도대체 저 여자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왜 알아채지 못한단 말인가? 말에서 내린 루커스는 디를 만나려고 우물가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지만 디는 그를 본 체도 하지 않고 지나치려 했다. 루커스는 그만 있는 대로 성질이 치받히는 바람에 물통을 잡아채서 마당 저쪽으로 집어던지고는 버럭 고함을 질렀다.
'대체 지금 뭘 하겠다는 거요? 죽고 싶어 이러는 거요?'
--- p.329
「엔젤 크리크를 5천 달러에 사겠소」
디가 잠깐 눈을 뜨고는 그 측량할 길 없는 초록색 눈동자로 그를 흘낏 쳐다보는가 싶더니 짙은 속눈썹을 금세 다시 내리깔며 말했다.
「그건 팔 게 아니에요」
「젠장, 그 액수면 두 배로 쳐주는 거란 말이오」
루커스의 성마른 고함에도 디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다시 말했다.
「설마 그럴 리가 있을라구요. 당신이 5천 달러를 제시했다면, 그건 실제로도 5천 달러짜리겠죠」
「7천 달러면 어떻겠소?」
「팔지 않는다니까요」
「좀 현명하게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소?」
「현명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긴 내 집이고, 난 팔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구요」
--- p.180
「엔젤 크리크를 5천 달러에 사겠소」
디가 잠깐 눈을 뜨고는 그 측량할 길 없는 초록색 눈동자로 그를 흘낏 쳐다보는가 싶더니 짙은 속눈썹을 금세 다시 내리깔며 말했다.
「그건 팔 게 아니에요」
「젠장, 그 액수면 두 배로 쳐주는 거란 말이오」
루커스의 성마른 고함에도 디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다시 말했다.
「설마 그럴 리가 있을라구요. 당신이 5천 달러를 제시했다면, 그건 실제로도 5천 달러짜리겠죠」
「7천 달러면 어떻겠소?」
「팔지 않는다니까요」
「좀 현명하게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소?」
「현명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긴 내 집이고, 난 팔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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