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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은 우키시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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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은 우키시마호

이규희 글 / 신진호 그림 | 바우솔 | 2021년 06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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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66g | 152*225*10mm
ISBN13 9788983899088
ISBN10 8983899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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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소? 어린 아들까지 데리고 말이오?”
옆에서 일하던 한 아저씨가 감독관 몰래 물었다.
“속아서 왔소이다. 내가 어리석어서 그만.”
“허허, 나는 일본 천황 욕을 했다가 이렇게 끌려왔소. 여기에는 나처럼 일본 놈들 욕하다가 끌려온 사람이 한둘이 아니오. 신사 참배를 거부했다거나 일본식으로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곳 시모기타반도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한둘이 아니라오. 오마철도 공사장으로, 오미나토 항만 시설 공사장으로, 가바야마 비행장이나 터널을 파는 데로 말이오.”
아저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들의 어깨는 하도 삼나무를 어깨에 지고 무거운 삼태기를 나르느라 성한 곳이 없었다. 피가 흐르고, 곪고, 딱지가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아오모리는 일본 해군 본부가 자리한 곳이었다. 해군들은 연합군과 싸울 무기를 실은 비행기가 뜨고 내릴 비행장을 만드느라 조선인 노무자들을 강제로 끌고 와 죽도록 일을 시키는 거였다. 강제 징용으로 끌려온 사람들은 한 판잣집에서 50~60여 명이 함께 잠을 잔다고 했다.
---「여기가 어디라고요?」 중에서

얼마큼 지났을까. 지석이 형의 두 눈이 황소처럼 커졌다.
“아니, 저, 저놈들이!”
“형, 왜 그래? 응?”
정수도 참지 못하고 지석이 형이 바라보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해군들이 무언가를 마구 바다로 내던지는 게 보였다. 종이 뭉치와 무기로 보이는 물건들이었다. 그러더니 밧줄을 타고 하나둘 바다로 내려가서는 미리 내려놓은 구명정 서너 척을 나누어 타고는 허둥지둥 우키시마호를 떠나고 있었다. 구명정에 탄 군인은 대부분 장교들이었다. 나머지 해군과 승무원들도 그 뒤를 송사리처럼 헤엄을 쳐서 우키시마호를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
“아무래도 저놈들 하는 짓이 수상하구나. 그러고 보니 한 일본 해군이 ‘우리가 부산에 가서 죽으나 명령을 어겼다고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도망을 가는 게 낫겠군.’이라며 수군대던 게 떠오르는구나. 아무래도 저놈들이 겁에 질려 우리를 두고 도망을 치는 모양이다. 잠시 기다려 보면 알겠지.”
지석이 형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형, 아무래도 선실에 좀 가 봐야겠어요. 식구들한테도 알려야 할 거 같아요. 금희야, 같이 가자.”
정수는 다급하게 금희를 불렀다. 그런데 정수가 막 몸을 돌려 선실 쪽으로 가려 할 때였다.
“콰다당 쾅!”
“우르르릉 쾅 쾅!”
갑자기 어디선가 하늘이 무너지고, 벼락이 치듯 폭탄 터지는 소리가 잇따라 들려왔다.
“무, 무슨 일이지?”
“지금 뭐가 터지는 소리가 났는데? 이거 화약 냄새 아닌가?”
사람들이 놀라서 허둥지둥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배가 고래처럼 물 위로 치솟듯 올라가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배 한가운데가 두 동강이가 나며 곤두박질치듯 물속으로 처박혔다.
---「검은 바다의 슬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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