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가 모두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어떤 이들은 겁먹은 채 국가 단위의 자급자족이라는 환상 속으로 도망치려 했다. 반대로 서플라이 체인에 익숙한 사람들은, 만약 각각의 조각을 서로 적절히 연결하고 동기화한다면 상호 연결된 조각들이 지닌 잠재적 능력을 통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상호 의존성은 인류의 근본적 욕구가 극적으로 변할 때조차도 이를 충족해 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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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요리책의 레시피처럼, BOM에는 어떤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의 목록과 수량이 적혀 있다. 목록에 적힌 부품이 어느 하나라도 없다면, 차량 제조사는 그 자동차를 생산할 수 없다. 차창을 여닫는 1달러짜리 중국제 소형 모터가 빠진 자동차를 판매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제약 회사는 어떤 약에 들어가는 재료를 모두 구하지 않는 한 그 약을 제조할 수 없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오랜 격언에서) 경고한 것처럼, “못 하나가 부족해서… 왕국이 사라진다.” 미국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폐쇄 조치로 인해 일부 주요 의약품이 동날 것이란 공포가 생겨났다. 하지만 나중에 밝혀졌듯 이런 공포는 사실무근이었다. (인공호흡기를 포함해) 마스크와 방호복 같은 개인 보호 장비가 부족하긴 했지만, 주요 의약 제품은 결코 고갈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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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를 비롯한 기술 대학과 다른 많은 제조·기술 회사가 더 단순화된 인공호흡기 제조 방식을 설계하고, 승인받았다. 이 모두는 인공호흡기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 없이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뉴 애브노멀’로의 한 걸음이었다.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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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디지털 기술은 서플라이 체인의 회복탄력성을 세 가지 방식으로 향상시킨다. 첫째, 디지털 기술은 원격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빠르게 전송함으로써 더 나은 가시성과 응답 시간을 제공한다. 둘째, AI와 함께 사용된 디지털 기술은 패턴 인식을 통해 특정한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다. 셋째, 디지털 기술은 자동으로 경보를 생성하고, 전 세계 어디든 다른 관리자나 컴퓨터 시스템에 이를 전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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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세계라면 모든 인구가 빈번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이고, 감염을 퍼뜨리기 전에 거의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잡아낼 것이다. 감염률은 크게 줄어들 것이고, 경제는 완전히 재개되어 모든 이가 평상시와 다름없이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검사들은 만능이 아니다. 비용이 들며, 장비와 물자, 인력이 필요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국가 차원의 검사 시도는 여러 국가에선 보유 자원을 (또는 정치적 의지를) 명백히 넘어서는 것이었고, 이는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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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이 나쁘거나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것이 실제로 증명한 것은 기업이 모든 공급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계 어느 곳이든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무력 충돌, 어리석은 정부 정책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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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더 빨라진 여러 변화는 이처럼 연결성과 그 활용을 개선한다는 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IoT는 사람과 멀리 떨어진 데이터를 연결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람과 기업을 데이터 저장소, 애플리케이션, 컴퓨팅 능력과 연결한다. 모바일 기기, 화상 회의, 협업 앱은 언제 어디서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서플라이 체인 가시성과 투명성은 기업을 전 세계 다른 기업들과 연결한다. 전자 상거래와 옴니채널 소매는 소비자와 멀리 떨어진 지역 소매업체를 연결한다. 기술 플랫폼은 사람과 회사가 손쉽게 필요한 자원이나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자신의 자원을 다른 이에게 제공하도록 해준다. 그리하여 코로나19의 진정한 교훈은 기업이 연결망을 늘리고 개선하는 새로운 기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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