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기행’은 100여 집을 기행한다는 의미지만,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집단인 ‘제자백가’를 기행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집과 사상은 겹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집을 구경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평소 품고 있는 인생관을 살펴보는 셈이다. 따라서 집을 보면 집주인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주인의 집은 복잡하고, 정리가 된 사람의 집은 간결하다. 복잡보다는 간결이 아무래도 한 수 위가 아닐까. 간결하고 심플한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면세계의 무수한 대패질 과정을 겪어야 한다. 대패질을 많이 할수록 간단해진다. 이 대패질은 무엇이냐? 필자가 보기에 고통과 고독이다. 고통스러우면 고독해지고, 고독해지면 성찰이 온다. 성찰이오면 내 인생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털어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이 세워진다.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것이다. 이때부터 인생관이 단순해지고, 그 단순해진 인생관이 그 사람이 사는 집에 어떤 식으로든 반영되기 마련이다. --- 본문 중에서
“행복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누가 나에게 묻는다면 “명당에서 사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명당을 구해 거기에다 거처를 정해서 사는 것이 나에게는 커다란 행복이다. 왜 명당이냐? 명당에서 살면 우선 몸이 건강하다. ‘신외무물ㅋ’은 철리다. 건강이 망가졌는데, 돈이 있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이 쉰 넘어 몸이 건강하다면 그 사람은 인생에서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수많은 삶의 장애물을 통과하면서도 몸을 버리지 않았으니 얼마나 성공한 인생인가! 명당에 앉아 있으면 기운이 몸으로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지기의 맛이라고나 할까. 척추 뼈를 타고 찌릿찌릿한 기운이 목덜미에 올라오고 다시 양미간으로 넘어오는 기운의 맛을 느끼면 명당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여러 가지 맛을 보고 가지만, 이런 맛도 알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 본문 중에서
영지를 명당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밝다는 것은 거기서 건강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이 밝아지는 곳이 명당인데, 일단 몸이 건강해져야 마음이 밝아질 수 있지요. ‘밝음’은 불행과 어두움의 반대말로 결국 명당은 행복을 부르는 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밝아서 귀신이 가까이 올 수 없는 집에서 살면 행운과 복이 온다는 것이죠. 명당에는 종교적인 의미까지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명당은 한마디로 건강과 영성입니다. 영성은 자유와 불멸을 뜻하는데, 결국 인생은 불멸과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명당에 살면 일차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이고,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밝아지는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명당의 ‘당’은 단순히 땅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집 당 자 아닙니까? 궁극적으로 명당은 사는 이에게 좋은 ‘집’이어야 합니다. 집이란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쉬려면 자연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집 안에 자연을 들여놓는 일부터 시작하세요. 또 집이 사람을 누르면 안 됩니다. 사람이 집을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편한 집, 그게 바로 명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