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 아니니?”
그레타가 활짝 웃으며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거예요?”
그가 굳은 말투로 대꾸했다. “무슨 말이냐니!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얘기지!”
그레타는 그를 단호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난 네가 하는 이 파업을 이해할 수가 없구나.”
그레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준비해 두었으므로 침착하게 말했다.
“전 기후를 위한 파업을 하고 있어요. 지구가 지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데, 그 누구도 이를 해결하려 하지 않아요. (...) 우리가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요. 저를 위한 미래도 없죠. 그러니 학교에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 p.10~12
엄마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자연에서 너무 멀어져 있어. 삶의 방식을 되돌려야 하는데 말이야. 우리 가족이 수년간 실천해온 일들은 모두 옳지만, 우린 단지 한 가족에 불과할 뿐이구나.”
“적어도 우리는 뭔가 하고 있잖아요.” 그레타가 끼어들었다.
“그래, 이건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지구를 망가뜨릴 수도 있는 위기란다. 우리가 살아가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말이야.”
“하지만 우리는 이미 변했어요. 그런 일들을 하고 있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그래야 해.” 엄마가 대답했다.
--- p.30~31
그레타는 굶주린 북극곰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보면서 큰 슬픔을 느꼈다. 영상은 홍수, 허리케인, 토네이도와 같은 기상 이변이 마을들을 파괴하는 모습, 칠레 해안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쓰레기섬은 멕시코만큼이나 컸으며, 이 모든 장면은 그레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레타에게 슬픔이 자라났다. (...) 그레타를 제외한 교실 안의 누구도 이를 주목하지 않았으며, 선생님조차도 거대한 쓰레기섬에 별문제가 없다는 듯 수업을 이어나갔다.
--- p.39~40
그레타는 자신의 증상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데, 그건 거식증이라는 식이장애가 아니었다. 그것은 정체를 숨긴 위험한 질병이었다. 그레타는 특정 이유로 인해 음식을 끊은 것이었다. 그레타는 병이 날 만큼 지구를 걱정하고 있었다.
“아스퍼거 장애입니다.” 의사가 대기실에 그레타 가족만 남았을 때 말했다.
--- p.55
그레타는 무시무시한 뉴스를 보았다. 시리아 전쟁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고 있었다. 수백만 명의 난민이 전쟁으로 짓밟힌 사막을 지나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베아타, 빨리 와봐!” 그레타가 불렀다. 베아타는 자기 방에서 나와 언니 옆으로 가서 함께 뉴스를 보았다.
“이건 끔찍해!” 그레타가 말했다. “우리는 뭔가 해야만 해.”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이잖아.” 베아타가 말했다. “특히 나 말이야.”
그레타가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괜찮아,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 p.67~68
“우리가 지구상에서 지금과 같은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살아간다면, 앞으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4.2개의 지구가 필요할 거예요!”
그레타가 저녁 식사 도중에 말했다.
그레타는 믿어야 할 중요한 것을 찾아냈다. 삶의 이유였다. 이것이 그레타를 우울증의 어두움에서 벗어나, 한 가지 목적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한 빛으로 이끌었다. 그레타는 실제로 다시 행복해졌다.
--- p.82~83
“제가 계산을 해봤어요. 과학자들은 2050년이 지나면 그 어떤 것도 생존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해요.”
“왜 그런 걸 걱정하고 있어? 아직 한참 남았잖아.”
“전 마흔일곱 살이 될 거고요, 저희 세대는 끔찍한 운명을 맞게 될 거예요.”
엄마는 그레타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딸이 옳았다.
“우리는 지구를 구해야만 해요.”
“네 말이 맞아. 그레타, 우리가 하자.” 엄마가 대답했다.
--- p.97
기후를 위한 그레타의 주장은 무섭고도 설득력이 있었다. 비행기는 연료를 이용해서 운항하며, 연료는 대기를 오염시키고, 오염된 대기는 지구를 죽이고 있었다. 그레타는 엄마도 합류하겠다는 의사 표시에 감동받았다. (...)
그레타가 학교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던 시기인 2018년, 무척 더웠던 스웨덴의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엄마는 비행기 타는 것을 포기했다. 그와 동시에 아빠는 필요 이상의 물건들을 사들이지 않았으며, 육식을 끊었다. 툰베리 가족 모두가 합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 p.113
“우리의 집(지구)에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났다고 경고하기 위해 여기 왔어요. 어른들은 왜 딴짓만 하고, 불을 끌 생각을 하지 않나요?”
“지구 멸종이 일만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어요. 우리는 공포를 느껴야 합니다.”
“다른 곳에서처럼 이곳 다보스에서도 어른들은 모두 돈에 관해서만 얘기하네요. 돈과 성장만이 여러분의 주요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 p.150~151
그때 그레타는 신호를 보았다. 케빈 앤더슨 교수가 인간을 의식이 있는 운석으로 비유하면서 보았던 신호만큼 중요한 것이었다.
약 6500만 년 전 백악기에 거대 소행성(운석)이 유카탄반도에 충돌했다. 이 충돌로 ‘핵겨울’ 현상이 일어나 60~80%의 생물이 사라졌으며 특히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들도 멸종했다.
그레타가 느낀 신호는 바로 백악기에 핵겨울을 일으켰던 거대 소행성과의 충돌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떤 외부의 충격도 없이 인류 스스로가 그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레타는 이것이 인류의 고집과 더불어 과학적 근거를 이야기하는 지식인을 믿지 않으려는 회피 성향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 p.171~172
지구의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지구의 기온이 1도 상승하면 킬리만자로와 알프스 부근의 만년빙이 사라지고, 양서류와 설치류들이 멸종한다.
2도가 상승하면 북극 빙하가 완전히 녹을 가능성이 28%이고, 산호가 사라지며, 생물종의 1/4이 멸종 위기에 처한다. 수십만 명이 더위로 사망할 수 있고, 해안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3도가 오르면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홍수가 연이어 일어나고, 식량 생산에도 차질이 생겨 사람들은 굶어 죽지 않으려고 민족대이동을 시작한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다.
4도가 오르면 남극의 빙하가 완전히 붕괴되고, 영구동토층의 땅이 녹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위험한 메탄이 대량 분출되고, 잠자던 세균이 깨어나며, 지구 전역에는 피난민이 넘쳐난다.
5도가 오르면 북극 및 남극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해안 도시들이 모두 잠기며, 대륙의 깊은 곳까지 바닷물이 침투한다. 인간들은 점점 줄어드는 ‘거주 가능 구역’으로 몰려든다. 전쟁이 시작되고, 만인 대 만인의 싸움이 벌어진다.
6도가 오르면 지구의 모든 생물은 대멸종이라는 파국을 맞게 된다.
과학자들은 2050년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한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