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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리시온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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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리시온 4

: 마지막 약속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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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148*210*30mm
ISBN13 9791197887260
ISBN10 119788726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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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저를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면 어떡하실 거예요?”
“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지.”
“제가 찾을 수 없는 곳에 있다면요?”
“그럼 끝까지 기다릴 거야. 네가 다시 올 때까지.”
훌라르는 보리얀을 꼭 껴안으며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인다.
“무사히 돌아온다고 약속해. 안 그러면 아예 보내지 않을 거야.”
보리얀은 그의 품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약속할게요.”

그때, 어디선가 밤공기를 가르는 날갯짓 소리가 들려온다. 저 멀리에서 처음 보는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다. 한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모습의 새는 날렵한 날개와 탄탄한 두 다리를 가지고 있다. 은백색으로 빛나는 깃털로 뒤덮여 있는 긴 목 아래로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하늘하늘하며 푸른빛이 도는 갈기가 흩날린다. 머리 위로 솟아오른 단단한 깃은 마치 왕관처럼 빛이 나고, 커다란 두 눈은 새벽의 물빛처럼 검푸르다.
그 거대한 새는 조금 떨어져 있는 모래 둔덕에 사뿐히 착지하는데, 부드러운 날갯짓으로 모래바람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비샤다는 그 새를 알아보듯이 일어서며 긴 울음소리를 낸다.
“루드히라가 왔나 봐요.”
보리얀의 말에, 훌라르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그는 다정하게 말한다.
“난 그런 날을 꿈꿔. 햇살이 눈부신 언젠가, 우리가 모든 일을 돌아보고 미소 지을 날을 맞이하기를···.”

보리얀은 훌라르의 모습을 두 눈에 담으며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당부하듯이 그에게 말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제가 꼭 진주를 구해 올게요. 그러니까 그날이 올 때까지는 조심히 잘 있어야 해요. 다치지 말고, 포기하지도 말고. 알았죠?”
훌라르가 고개를 끄덕이자, 보리얀은 훌라르를 꼭 껴안으며 마지막으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보리얀의 숨결이 떨리는 것을 느끼는 훌라르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다. 그녀의 입맞춤이 정말 멀리 떠나는 사람의 마지막 인사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리얀은 그가 무어라 할 새도 없이 그를 놓고, 루드히라가 있는 곳으로 저벅저벅 걸음을 옮긴다. 빠르게 걷는 보리얀은 부들거리는 입술을 꼭 깨물고 생각한다.
‘보지 말자. 돌아보면 울 것 같아.’
새벽 달빛에 빛나는 모래가 눈물에 비쳐 일렁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걷는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방울이 툭 떨어진다. 훌라르는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는 보리얀을 말없이 바라본다.
‘···분명 내게 말하지 않은 게 있어.’
---「보리얀과 훌라르의 헤어짐」중에서

‘진짜 복수는 제도를 엎는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 p.14

“나도 한때는 자네처럼 젊었다네. 탑을 사랑하는 젊은이였다고. 탑을 가지고도 싶었고, 바꾸고도 싶었고, 한편으로는 증오하기도 했지. 하지만 알지 못했어. 탑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이곳에서 충성은 복종이 되고, 열정은 욕망이 되며, 생명은 죽음이 되거든."
--- p.76

“우리의 죄는 너무 절실했다는 겁니다. 절실함에 눈이 멀어 힘을 가지고자 탑에 들어왔고, 절실함에 귀가 멀어 수액을 마시라는 탑의 목소리에 무릎을 꿇었고···.”
페키우스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공중 정원의 가장자리로 향하며 말을 잇는다.
“절실함에 입이 멀어 탑에게 바른말을 하지 못하였으며, 절실함에 코가 멀어 수많은 목숨이 흘린 피의 냄새를 맡지 못했지요. 그리고 절실함에 감각까지 멀어 과거를 죽이러 온 미래의 칼끝을 느끼지 못했으니, 권력의 자리에 앉은 자로서 그보다 큰 죄가 어디 있겠습니까."
--- p.78

“그동안 나는 참 많은 이름으로 불렸지. 그리고 그 이름을 부른 사람들은 대부분 이천 년의 세월 동안 사라졌단다. 루딘이 알지 못한 나의 첫 이름은 사르낫이며, 나의 마지막 이름은 아파라티가 될 테지만···. 그 이름을 기억할 사람들 또한 모두 사라지겠지.”
노인은 보리얀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사라져간 사람들이 무엇을 남겼는지란다. 그날, 바얀과 루딘은 너를 남겼지. 그러니 너는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거라."
--- p.119

“사르낫 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자신이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미래는 정 해져 있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 사람의 특성상, 그러할 경우의 수가 높다 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대부분의 일은 운명, 선택, 그리고 그 둘이 어우러진 운명적인 선택이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어떤 마음을 낼지는 그 사람에게 달린 일인 거예요.”
--- p.126

“가을은 겨울을 이길 수 없고 겨울은 봄을 이길 수 없지. 그 어떤 것도 시간의 흐름을 이길 수는 없는 것처럼, 순리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거든. 그렇기에 그 무엇도 사랑의 힘을 이길 수는 없어. 세상은 슬픔과 분노가 사무쳐서 고여 있는 곳이지만, 결국 그 세상의 모든 생명을 이루고 있는 것은 사랑이니까.”
--- p.254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연은 항상 이어질 수밖에 없거든. 그렇다면 선한 인연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니? 고통은 고통을 낳고, 사랑은 사랑을 낳을 테니까···. 그러니 돌아올 사람들은 돌아오고, 돌아갈 사람들은 돌아가야 한단다. 그게 이 세상의 약속이기 때문이지.”
--- p.304

“진정한 자유는 스스로를 구원할 힘이 있는 이들에게 주어지니까요. 그리고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이는 결국 그 자신밖에 없고요.”
--- p.30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이천 년간의 기다림, 그 끝을 향하여.”

드디어 ‘바르벨루스의 탑’이라고 불리는 절대 권력자와, 그를 막으려던 전설의 존재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다.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일어서려는 이들은 공동의 목표로 하나가 되어 뭉친다. 그것은 바로 기적의 존재, ‘모크샤’를 깨우는 것이다. 변혁의 파도가 덮친 중앙 섬의 전 지역에서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자라트라 요새를 대표하게 된 스루딘에게는 바르벨루스 탑의 사람이 되라는 유혹의 손길이 찾아온다. 깊은 고민 끝에 자신을 보필하는 시종 켄트라와 함께 직접 탑 속으로 들어가는 스루딘. 그는 그곳에서 ‘새로운 에실린 군주’라고 불리게 되는데….?

그런 한편, 호수에서는 모크샤의 탄생이 다가올수록 더 강한 괴물들이 나타난다. 그것들을 막으며, 고대 에린의 힘을 숨기고 있던 이들은 하나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드디어 역사의 진실과 자신의 소명을 알게 된 보리얀은 모크샤의 탄생을 위해 모두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과연 사랑하는 이들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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