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하디 전사들은 들소 떼가 다 죽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백인 사냥꾼과 모피상이 도처에 들끓어 썩어 가는 들소의 악취는 대고원에 부는 바람까지도 더럽히고 있었다. 인디언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들소 떼도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었다.
1872년에서 1874년 사이에 죽은 370만 마리의 들소 가운데 15만 마리만이 인디언들에 의해 죽었다. 이런 사태에 우려가 된 텍사스 백인 몇 명이 셰리던에게 백인 사냥꾼의 전면적인 도살을 막기 위해 어떤 조처가 취해져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들소가 멸종될 때까지 죽이고 가죽을 벗기고 팔도록 놔두는 것이 항구적인 화평을 가져오고 문명이 전진하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이오”라고 대답했다.
--- p.427
조셉은 그 자리에서 웅변적인 투항 연설을 했는데 그 연설은 영어로 번역된 미국 인디언 연설 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 되었다(이 연설을 번역한 찰스 우드 중위는 그 후 얼마 안 있어 군복을 벗고 변호사가 되었으며 풍자시와 수필도 썼다. 네즈페르세족과의 접촉이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끼쳐 우드는 사회 정의의 열렬한 투사가 되었고 가난한 사람들의 대변자가 되었다).
“하워드 장군에게 내 말을 전해 주시오. 나는 장군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장군이 얼마 전 약속한 것을 다 기억하고 있노라고. 나는 싸우는 데 지쳤소. 우리 부족의 추장들은 살해되었소. 거울도 죽었고 투훌훌조테도 죽었으며 노인들은 모두 죽었소. ‘된다,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젊은 사람들뿐인데 젊은이들을 이끌던 사람(올로코트)마저 죽고 말았소. 날은 춥고 모포 한 장 없어 어린애들은 얼어 죽어 가고 있소. 몇 사람은 언덕으로 도망쳤지만 모포도 식량도 없소.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오. 아마 얼어 죽었을 것이오.
얼마나 찾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어린애들을 찾을 시간이라도 주기 바라오. 필경 그 애들도 죽은 자 가운데 누워 있을 것이오. 내 말을 듣게. 추장들이여! 나는 지쳤다. 내 마음은 병들어 있고 슬픔에 젖어 있다. 이제 태양이 비치는 곳에서는 영원히 싸우지 않으리라.”
--- p. 523
미국인들이 흔히 내세우는 개척 정신, 즉 프런티어 정신이라는 것도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프런티어 정신은 백인 입장에서는 모험과 용기, 그리고 인내를 의미하는 진취적인 이념이었지만, 당하는 인디언의 입장에서는 땅과 목숨을 빼앗아 가는 파괴적이고 탐욕적인 정신이었다.
서부 개척사는 어떻게 보면 땅뺏기 놀이의 역사다. 감언이설로 회유하고 금전으로 매수하고 사기와 협박으로 도장을 찍게 만들고 총칼로 수많은 부족을 짓밟으면서까지 땅을 빼앗은 강점强占의 역사!서부 개척사를 뒤집으면 인디언 멸망사가 나타난다. 이 비극의 역사를 디 브라운은 정확한 자료에 입각하여 증언한다.
--- p. 699
루이스족제비곰Louise Weasel Bear이라는 인디언 처녀의 증언이다.
“우리는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가 들소라도 되는 것처럼 무조건 쏘아 댔다. 나는 백인 중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미군들은 비열한 자들이었다. 아녀자에게 총을 쏘아 대다니! 인디언 전사라면 백인 아이들에게 그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략)
부상당한 군인들을 파인 릿지 주재소로 출발시키고 나서 일부 미군들은 운디드니의 학살 현장으로 갔다. 그들은 아직 살아 있는 인디언들을 끌어 모아 마차에 실었다.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해서 죽은 인디언들은 그냥 내버려두었다(눈보라가 그친 뒤 시체를 파묻으려고 운디드니로 찾아갔을 때는 큰발을 비롯한 죽은 인디언들이 추위에 얼어붙어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부상당한 인디언을 실은 마차는 어두워진 뒤에야 파인 릿지에 도착했다. 모든 막사는 군인들로 가득 차 있어서 인디언들은 혹심한 추위 가운데 포장 없는 마차 위에 웅크린 채 떨어야 했다. 드디어 한 장교가 성공회 예배당의 의자를 끌어내고 거친 마루 위에 건초를 깔았다.
1890년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찢기고 피 흘리는 부상자들이 촛불 켜진 예배당에 옮겨졌을 때 아직 의식을 잃지 않은 인디언들은서까래에 늘어뜨려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수 있었다.
설교단 뒤 합창대석 위에는 엉성한 글씨로 이렇게 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땅에는 평화, 사람에겐 자비를.”
--- pp. 692-695
나는 당신들이 산 가까운 주거지역에 우리를 정착시키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한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다. 나는 초원을 떠돌아다니고 싶다. 그속에 있으면 나는 자유롭고 행복하다. 그러나 한자리에 있게 되면 우리는 창백해져 죽어 버린다. 나는 내 창과 활 그리고 방패를 내려놓았지만 당신들 앞에서 안전한 느낌을 가진다. 나는 사실을 말했다. 나는 나에 관해 숨긴 거짓말이 없지만 백인 대표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들도 나처럼 속이 훤히 보이는가? 오래 전에 이 땅은 우리 아버지들의 땅이었다. 그러나 강에 가보면 강둑에 미군들의 진지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미군은 내 나무를 자르고 내 들소를 죽이고 있다. 그런 것을 본 때마다 내 가슴은 터질 것 같다....백인은 먹지도 않으면서 들짐승을 부질없이 죽일 만큼 철부지가 되었나? 우리 홍인종이 들짐승을 죽일 때는 굶어 죽지 않으려고 부득이 죽이는 것이다. -카이오와족의 사탄타
--- p.392
“우리는 평화를 원하오. 여러분은 우리를 도와주시겠소? 1868년에 백인들은 우리에게 서류를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그 서류에 적힌 것을 읽을 수 없었고 또 그들은 그 종이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사실대로 얘기해 주지도 않았어요. 우리는 그 조약이 요새를 철거하고 우리가 싸움을 끝내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거지요. 그러나 백인들은 우리를 미주리로 보내려 했소. 우리는 미주리로 가고 싶지 않았고 우리가 있는 곳에서 살며 교역을 하고자 했습니다. 내가 워싱턴에 갔을 때 큰아버지는 조약의 내용을 설명해 주고 통역이 나를 속였다는 것을 보여주었소. 내가 원하는 것은 옳고 바른 것이오. 나는 큰아버지에게 그것을 얻으려고 했지만 전적으로 내 뜻을 이룬 것 같지는 않소.”- 붉은 구름
--- p.305
“우리는 평화를 원하오. 여러분은 우리를 도와주시겠소? 1868년에 백인들은 우리에게 서류를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그 서류에 적힌 것을 읽을 수 없었고 또 그들은 그 종이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사실대로 얘기해 주지도 않았어요. 우리는 그 조약이 요새를 철거하고 우리가 싸움을 끝내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거지요. 그러나 백인들은 우리를 미주리로 보내려 했소. 우리는 미주리로 가고 싶지 않았고 우리가 있는 곳에서 살며 교역을 하고자 했습니다. 내가 워싱턴에 갔을 때 큰아버지는 조약의 내용을 설명해 주고 통역이 나를 속였다는 것을 보여주었소. 내가 원하는 것은 옳고 바른 것이오. 나는 큰아버지에게 그것을 얻으려고 했지만 전적으로 내 뜻을 이룬 것 같지는 않소.”- 붉은 구름
--- p.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