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은 2003년 대통령 선거가 있기 얼마 전의 서울.
386세대이며 대학 시절 운동권이었던 주인공 신성민은 증권회사 동료들과 회식 뒤풀이로 찾아간 나이트클럽 ‘샹그리라’에서 부킹으로 만난 노랑머리(마리)를 만나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을 보낸다. 마리를 만난 후, 끊임없이 환청에 시달리는 신성민에게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이메일이 발송되기 시작한다. 해방신학을 비롯하여 기독교와 반기독교적인 내용이 번갈아 가며 날아드는 이메일들.
얼마 후 성민은 누군가의 의도적 계략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게 되고 회사에서 권고사직에 직면한다. 이 무렵 그는, 운동권 출신의 대학 동창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연인 정화를 다시 만나 동거를 시작하고 자신에게 발송된 이메일 내용의 의문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혁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를 통해 서초동 팔봉마을(하코방 같은 무허가 비닐하우스촌)에서 그리스도의 재현극에 동참하게 되는데, 예수 그리스도로 보이는 보일러공과 그를 따르는, 마리를 포함한 무리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보일러공을 죽이려고 찾아 헤매는, 정체 모를 시민단체 ‘새여모’의 무리들이 있다.
결국 보일러공으로 현현된 신성도, ‘새여모’ 대표로 현현된 악성도 처형되고 (먼저 ‘새여모’ 쪽이 보일러공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이후 보일러공을 따르던 무리들이 ‘새여모’ 대표를 처단한다.), 마리도, 재혁도, 성민도…… 그들 모두는 호모 엑세쿠탄스의 역할을 마치고 이 땅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자취를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