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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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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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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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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755쪽 | 932g | 150*200*40mm
ISBN13 9788992053129
ISBN10 899205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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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바름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아요. 올바름이 선을 이루려면 냉혹하고 차가운 지혜가 거기에 더해져야 합니다. 지혜 없는 올바름은 항상 악으로 빠지게 마련이죠.” _ 717쪽
화성인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공중부양을 할 수 있는 종족이라면 인간의 공학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아스완 댐이나 수천 마일 뻗어 있는 산호초가 일순위가 되겠지. 인간의 자의식은? 그건 지나친 자만이다. 향유고래나 세쿼이아 거목이 인간을 능가하는 뛰어난 철학자와 시인이 아님을 누가 입증할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이 독보적인 분야가 하나 있기는 하다. 상대편을 죽이고 노예로 삼고 괴롭히기 위해 더 규모가 크고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내는 데 무한한 재능을 보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은 인간에게 참을 수 없는 골칫거리가 되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스스로에 대한 가장 소름끼치는 농담이야. 유머의 기본은―
"인간은 소리 내어 웃는 동물이네." 쥬발이 대답했다. --- p.428

마흐무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공감’은 ‘완전히 동등하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면 그렇습니다. 화성어의 뉘앙스를 살리자면 ‘이것 때문에 당신보다 내가 마음이 더 아파’ 정도가 될까요. 화성인들은 우리가 현대 물리학을 통해 어렵사리 배운, 관찰자가 관찰의 과정에서 관찰 대상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습니다. ‘공감’은 관찰자가 대상을 속속들이 다 이해해서 그 대상의 일부가 된다는 뜻입니다. 완전히 하나가 되어 집단의 경험 속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다는 뜻이죠. 우리가 종교니 철학이니 과학이니 하는 말로 의미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의미합니다. 결국 앞을 못 보는 사람한테 색깔이 무의미하듯 우리한테 공감이라는 말도 그렇게 무의미합니다.” --- p.369

“나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왜 사람들이 배가 고플 때, 나머지 사람들이 자신을 먹을 수 있게 제 몸을 희생하는 자원자가 나오지 않는지. 화성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하고, 그건 명예로운 일이거든요. 또 아기들이 왜 그렇게 소중한 보살핌을 받는지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화성에서는 아기들이 죽든 살든 그냥 집밖에 내다버려요. 그리고 애벌레의 십중팔구는 첫 번째 계절을 넘기지 못하고 죽죠. 문제는 그거였어요. 나는 논리는 맞지만 자료를 잘못 읽은 겁니다. 여기서는 아기들이 경쟁하지 않고 어른들이 경쟁을 합니다. 화성에서는 반대죠. 어른들은 아기 시절에 솎음질을 거쳐 선택된 자들이니까요. 아무튼 경쟁과 솎음질이 일어나는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예요. 그렇지 않다면 그 종족은 내리막길을 걸을 테니까.”
--- p.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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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숙제와도 같았던 작품이 비로소 정식 출간되어 나오니 한 명의 독자로서 뿌듯하기 그지없다. SF가 시대정신과 상호 조응하는 모범적인 예로서, 『낯선 땅 이방인』에서 제기하는 사회윤리적 화두들은 분명히 금세기에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을 읽고?SF에 대한 인식이 질적으로 달라질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정신적 풍요 혹은 광란의 시대였던 60년대에 출간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낯선 땅 이방인』은 지금 읽어도 충격적이고, 무엇보다 통쾌하다. 화성인의 사유와 행태를 통해서 되짚어본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논리적인 궤변들 그리고 서구 물질문명에 대한 비난은 무정부주의적인 하인라인의 사상을 유감없이 맛볼 수 있다. 언제나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하인라인의 SF 중에서도, 『낯선 땅 이방인』의 현란한 역설은 단연 돋보인다. 다소 치우쳐 있지만, 그 치우침이야말로 위대한 예술의 필수적인 요소다.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 『판타스틱』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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