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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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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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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7쪽 | 360g | 152*225*20mm
ISBN13 9788908020306
ISBN10 89080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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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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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진욱
서울대학교 졸업.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 역서로는 『갈매기 조나단』『우연과 필연』『예술과 소외』『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역사의 교훈』『하느님께 보낸 나의 일기장』『하루키의 여행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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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항체에 특이적인 결합 부위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정보원은 항원자체라고 상상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항체의 구조 결정에는 항원이 전혀 관계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있다. 즉 생물의 체내에는 숱한 특수화된 세포가 생겨나서 그것들은 항체의 구조를 결정하는 유전정보의 단편으로 일종의 '룰렛 놀이'를 하고 있다. 이 특수화되고 매우 신속히 회전하는 유전적 룰렛의 정확한 작용은 아직 완전히 해명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돌연변이가 관여하고 있는 듯한데, 그것은 모두 항원의 구조를 전혀 몰랐던 때에 우연히 일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서 항원은 도태 인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이 세포들 중에서 자기를 인지하는 능력을 갖는 항체를 만들어내는 세포의 증식을 높이는 것이다. 오늘날 알려져 있는 가장 영묘하며 또 정밀한 분자 적응현상의 기초에 우연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는 것은 참으로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방향'에 대한 방위수단을 생물에 부여할 만큼 풍부한 원천은 지금까지 서술한 우연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경험적으로) 명확하다.
--- p.161
어느 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거의 0에 가깝다고는 해도 그것이 일어난 후에 보면 그것은 실재하고 있다. ...(중략)... 10억 프랑을 따가지고 망연히 서 있는 인간처럼 우리가 자기 자신의 이상스러움에 당혹하고 있다 해도 조금도 놀라울 게 없다. ...
--- p.183-184
분자 생물학에서 보여주는 위의 메세지는 본질적으로 해독 불가능한 텍스트로서 우리에게 제공되는데, 그 의미는 생물의 기원에 관한 우연성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모든 생물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속에서 창조적인 진화나 퇴행적인 도태를 미시적인 우연에 의해서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진화의 원동력은 불변적인 정보가 미시적인 우연에 의해서 교란받는 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연에 의해 생긴 환경 정보는 합목적적인 기구에 의해서 어떤 경우에는 수용되어 더욱 충실하게 재생·번역되고 표현되는데, 거시적으로는 자연의 선택을 거쳐 필연적인 현상으로 이행하게 된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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