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너희가 완전해지고 싶다면 가서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버려라.”라는 예수의 충고를 따르기 우해 황무지 같은 황폐한 지역에서 금욕과 고행의 삶을 살았다. 이집트의 농부였던 안토니오 또한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여 기도와 일을 하기 위해 고독한 생활을 선택했다. 곧 그처럼 홀로(그리스어로 monos는 ‘홀로’라는 뜻인데 여기서 수도자를 뜻하는 moine가 나왔다) 지내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하얀 순교’는 찬양되기 시작했고 곧 피를 쏟는 ‘붉은 순교’와 동등한 지위를 얻게 되었다. 사람들이 성인들의 죽음만큼이나 그들의 모범적인 삶을 숭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략> 과거에는 어떤 사람이 성인이었고 그들 삶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또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 왔으며 현대에는 과연 어떤 사람을 진정한 성인이라 칭할 수 있을지, 이 책이 조금이나마 그 해답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의 봉사자인 성인의 삶과 만나다<br/><br/>성인 그리고 그들의 기적과 순교는 일찍이 여러 예술가들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많은 걸작에는 성인의 삶이 지닌 숭고함과 아름다움이 반영되어 있다. <br/>하지만 이 예술작품들은 박물관에서조차 큰 조명을 받지 못했고 전시 또한 대중들의 열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교회나 성당은 이제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위대한 종교 예술의 지적 재산이 담고 있는 의미가 결코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br/><br/>이 책은 회화를 토대로 그것이 재현하고 있는 성인의 이야기와 그 의미를 짚어 볼 것이다. 또한 많은 예술적 표현과 작품을 탄생시킨 종교 및 역사·문화적 기원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성인들의 삶이 보여주는 경이로움과 그들이 전해주는 영원하면서도 보편적인 메시지의 힘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