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드》의 목표는 《컬처 코드》와 같다. 그것은 독자에게 깨달음과 지혜, 즐거움을 전하는 일이다. 나는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새롭게 연결되어 있는 오늘날의 세상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일이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기원한다. 이 책은 여러분의 사고를 자극하고, 때로는 다분히 논쟁적일 것이며, 정치적으로 항상 객관적이지는 않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고유한 시선이 분명하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글로벌 코드》가 인간의 행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글이 될 것이라 믿으며, 동시에 비즈니스 세상에도 현실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서문」중에서
글로벌 코드는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즉,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이 깊은 감정적인 차원에서 공감하는 공통적인 무의식적 구조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런 건 없으며, 인류는 어쩔 수 없이 끊임없이 싸우고 서로를 죽여야 할 운명을 짊어진 것일까? 여기서 나의 가설은 다양한 문화 속에서 글로벌 코드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글로벌 코드는 세계 최고의 성공 사례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를 기꺼이 공유하려는 다문화적 인간들로 이루어진 글로벌 부족이 만들어낸다. 글로벌 코드는 앞으로 세상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갈망하는 기준이 될 것이며, 실제로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들어가며」중에서
글로벌 부족 대다수가 일을 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비즈니스 세상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비즈니스 이외의 세상에서도 피라미드의 맨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이들은‘ 제트족jet set’이라고도 불렸지만, 이러한 정의는 오늘날 글로벌 부족 구성원에게 적합하지 않다. 그보다는 ‘글로마드Glomad’ 혹은‘ 글로벌 유목민global nomad’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듯하다. 이들을 정의하는 한 가지 특성은 끊임없이 여행을 다닌다는 것이다. 왕립은행Royal Bank의 의뢰로 바베이도스(카리브 해의 섬나라-옮긴이)에서 일하면서 내가 들었던 또 다른 표현으로 ‘플래티넘 집시’라는 말도 있다. 플래티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여행 가방을 들고 허브에서 또 다른 허브로 이동하는 집시라는 의미다. 글로벌 부족은 가족과 함께 쉼 없이 세상을 돌아다닌다. 그들의 자녀는‘ 제3의 컬처 키드Third Culture Kid’(어린 시절 중 일부를 해외에서 보낸 사람들을 뜻하는 말-옮긴이), 즉‘ TCK’라는 새로운 세대를 이룬다. 글로벌 부족 구성원들에게 ‘위성satellite’이라는 표현은 핵심적인 은유다. 그들은‘ 보조 정류장’에서 부족의 다른 구성원을 만나고, 정보를 교환하고, 행사와 파티를 열고, 다음 여행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정류장은 자연스럽게 허브를 이루며, 그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앞서 언급했던‘ 허버’들이다. ---「들어가며〉
2008년 우리 연구팀은 도시국가의 코드를 밝혀내달라는 의뢰를 받았고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마카오, 모나코, 룩셈부르크로 향했다. 런던과 이스탄불, 뉴욕은 허브 지역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도시국가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차원에서 도시국가로 보아야 한다. 이 도시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독립적인 사회다. 이스탄불이 터키와 다른 것처럼, 홍콩은 중국과 다르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는 유럽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유럽 전역으로 반이슬람 정서가 퍼져나가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반면, 이스탄불은 유럽 도시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런던이 도시국가였다면 더 잘살았을 것이며, 뉴욕(특히 맨해튼)은 미국의 도시가 아니라 세계의 도시라고 주장한다. 이들 도시는 세계적인 허브로, 많은 글로벌 유목민, 즉 글로마드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GLOBAL CODE 2. 도시국가」중에서
로레알, 리치몬트, LG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요청으로 아름다움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동안, 나는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문화마다 극명하게 다르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그러한 차이는 여성의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서도 똑같았다. 사람들의 선입견이나 상투적인 표현에도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여긴다면, 일본인과 브라질 사람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남성은 수줍음이 많고 순진한 학생 스타일의 여성을 좋아한다. 그러나 미국인 남성은 돌리 파튼Dolly Parton처럼 ‘특별한 무기’가 있는 스타일에 매력을 느낀다. 브라질 남성들은 ‘엉덩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프랑스 남성은 다리와 걸음걸이에 주목한다(그들은 캣워크를 발명해냈다!). 그리고 많은 일본 남성은 여성의 목선에서 성적인 매력을 느끼고, 중국 남성은 다리가 드러나도록 옆트임이 있는 치마를 사랑한다.
처음에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조사 작업을 통해 다양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확인하고 그 차이를 들여다보는 동안,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코드는 분명 존재한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은 몸을 꽁꽁 싸매고 다녀야 하지만, 격렬하게 골반을 흔드는 벨리댄스를 사랑한다. 내가 인도에서 사리(인도 여성들이 입는 겉옷-옮긴이)를 보았을 때, 문득 공통의 요소를 떠올리게 되었다. 인도 여성과 이슬람 여성 모두 배꼽을 드러낸 것이다.
그 후 나는 또 다른 배꼽을 찾아 돌아다녔고, 결국 미국의 젊은 여성이 허리선이 아주 낮은 청바지와 짧은 티셔츠 차림으로 배꼽을 드러낸 것을 발견했다. 물론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 유행을 따랐을 뿐이다. 하지만 아랍, 인도, 미국 여성이 모두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으로만 넘길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배꼽에 어떤 마법이 숨어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남성이 섹스에 대해 생각할 때, 배꼽은 머릿속에 반드시 떠오르는 부위는 아니다. 그렇다면 배꼽의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0.7’이다. 0.7은 엉덩이와 허리의 이상적인 비율을 말한다 ---「GLOBAL CODE 4. 아름다움」중에서
쾌락에 대한 프랑스의 코드는 의식을 창조하는 ‘재능’이다. 예를 들어, 성욕과 식욕은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동물적 충동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은 단순한 기술이나 제조법 혹은 지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술을 위해서는 재능이 필요하다. 그리고 글로벌 부족은 그 재능을 갖고 있다.여기서 말하는 재능이란 더 높은 쾌락을 추구하려는 의지와 집중력, 꼼꼼함과 정교함, 의식을 의미한다. 이는 쉽게 가질 수 없는 능력이다. 예후디 메뉴인Yehudi Menuhin처럼 바이올린을 연주하려면 연습과 연습, 또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연주 기법을 익혔더라도, 더 높은 쾌락의 수준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건 재능뿐이다
---「GLOBAL CODE 6. 쾌락」중에서
세기에 걸쳐 스위스는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않았다. 스위스는 요새와 같은 나라이며, 글로벌 부족이 선호하는 플랜 B 중 한 곳이다. 글로벌 부족은 자녀를 스위스 학교나 대학에 보내고 싶어 하며, 그슈타트와 베르비에 혹은 생모리츠에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하려 한다.
글로벌 부족이 국제 안보와 생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글로벌 부족은 이러한 세계적인 위험을 인식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대비하고, 협력하고, 자원을 결집하고, 차이를 극복하라고 주장한다. 네 가지 공식 언어, 서로 다른 다양한 문화, 거친 산악 지형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스위스의 국가 모델은 모두가 손을 잡고 차이를 초월할 때,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GLOBAL CODE 7. 안전」중에서
오늘날의 리더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언론이나 유권자나 후원자의 시선을 끌기 바라면서도 ‘국가나 공동체, 기업의 생존과는 절대적으로 무관한’ 문제 때문에 파충류 단계의 근본 과제인 ‘생존’을 외면하고 있는가? 리더는 누가 누구와 결혼하는지, 그들이 침대 위에서 무엇을 하는지 등 사생활에 관한 주제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고, 맑은 공기와 물, 풍족하고 안전한 먹거리, 보안, 희망찬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를 해결하는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리더가 사소하고, 개인적이고, 협소한 ‘사안’에 사로잡혀 정말로 중요한 문제를 외면한다. 이러한 사안은 ‘진정한 지지자’를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문화의 번영과 생존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와는 무관하다.
---「GLOBAL CODE 9. 리더십」중에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나는 여러 기업의 관리자와 글로벌 부족 구성원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나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제가 무엇이든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물어보겠습니까?”
콘돔기업 트로잔의 한 임원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모두가 쓸모없어 보입니다. 내 청소년기를 떠올린다고 해서 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군요. 그들은 우리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그들과 관계 맺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단히 불안하고 걱정스러워 보입니다만,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기성세대에게 말을 하지 않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들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거만한 우월감으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우리 세대는 과거에 머물러 있지만, 그들은 이미 다른 세상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GLOBAL CODE 11. 밀레니얼 세대」중에서
U곡선은 사회적 관점에서 지구의 진화를 시각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비유다. 이 곡선은 다윈적 접근 방식을 따르며, 사회심리학과 인류학, 정치학의 관점에서 사회 진화를 바라본다. U곡선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기술은 ‘맨신Manchine’(인간man과 기계machine의 합성어)과 글로벌 부족 사이에서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 제3의 컬처 키드들이 열다섯 살에 억만장자가 되는 반면, 전문 기술이 없거나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학업을 중단한다. 가상 세상을 살아가는 ‘맨신’들은 똑같이 먹고, 잠자고, 화장실에 간다. 깨어 있는 시간의 90퍼센트를 가상의 공간에서 보내지만, 그래도 생존을 위해 실제 세상에서 활동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글로벌 부족은 실제 세상을 즐긴다. 그리고 E-세상에서도 즐거움을 얻는다. E-세상을 마음껏 돌아다니지만, 노예로 살지는 않는다. 글로벌 부족 구성원은 내용물을 창조한다. 그들은 각각의 문화에서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선택하며, 그 과정에서 글로벌 코드와 문화를 창조한다. 그리고 그 내용물을 ‘맨신’에게 제공한다. ---「GLOBAL CODE 12. U곡선」중에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리더가 되어 성공을 경험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글로벌 부족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는 부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많은 부자가 아직도 그 부족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반면, 부유하지 않은 일반적인 젊은 이들이 부족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명심하자. 중요한 것은 계좌의 잔고가 아니라 태도임을 말이다.
어느 날 워싱턴에서 택시를 탔을 때, 나는 그 기사가 아프리카 출신임을 눈치채고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어디 출신이세요?” “소말리아요.” “흥미롭군요! 전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미국인으로 살고 있죠.” “저도 미국인이 되고 싶어요.” “택시 운전 말고 무슨 일을 하세요?” “전 기술자예요. 하지만 여기서 기술자로 일을 하기는 싫어요. 그래서 택시를 몰죠. 아침에는 정원사로 일을 하고, 저녁에는 MBA를 따기 위해 학교에 갑니다.” “자녀가 있으세요?” “네, 셋이요.” 그는 내게 아내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착한 녀석들이죠. 지금은 영어를 배우고, 소프트볼을 막 시작했어요. 전 아메드라고 해요.” 그렇게 목적지로 가는 동안 우리는 악수를 나누었다. “전 클로테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나는 그가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글로벌 부족이 되기위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했으며, 제3의 컬처 키드를 키우고 있다. 덕분에 나는 소말리아에 대해,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들의 태도에 대해 조금은 배울 수 있었다.
글로벌 부족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움직이고, 움직이고, 또 움직여라. 비행기를 탈 수 없다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발견에 나서자.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세상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처럼 바라보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세상을 가장 익숙한 것처럼 바라보라는 말을 실천하자.
---「나오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