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상황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서양 열강의 위협이 강해지고, 근대 문물이 쏟아지고 있어요. 한편에는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고 반대편에는 빠르게 변화를 추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
어요. 또 다른 한편에는 안정적인 변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주장을 들으며 어느 쪽이든 선택해야만 하는 고종을 비롯한 조선 왕실의 사람들이 있었고요. 과연 어떤 선택이 올바른 것일까요? 어떻게 해야지만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선이 이전처럼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조선 말기, 마치 태풍 전의 고요처럼 조선 사회가 술렁이고 있었습니다.
--- p.23~24, 「전통을 지키는 것과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이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중에서
근대적인 시민운동을 통해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개혁을 요구했는데 모두 실패하고 말았어요. 외세의 개입도 있었지만 외세를 끌어들인 것은 고종 본인이었고 민중의 수많은 개혁 요구를 묵살하고 억압한 것 또한 고종과 조선 조정이었습니다. 참으로 한스러운 시절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독립협회의 활동은 애국계몽운동으로 발전했어요.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학교를 세워서 인재를 기르고, 회사를 설립해서 자본을 모으는 등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창호가 평양에 대성학교를 세우고 이승훈이 정주에 오산학교를 세운 것도, 자기회사·태극서관 같은 회사를 설립한 것도 모두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은 많은 인재를 길렀고 이후 조선의 독립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 p.49, 「새로운 지식을 공부하는 일은 왜 필요한 거예요?」 중에서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위대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역경을 헤쳐 나가는 위인들의 삶을 보다 보면 ‘어떻게 저런 삶을 살 수 있을까? 나라면 해내지 못할 거야….’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위대한 사람은 없어요. 다만 꿈을 가진 사람과 꿈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에요. 꿈이 있기 때문에 더욱 담대한 도전을 하고, 고상하고 아름다운 업적을 이루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피하고, 때로는 눈앞의 작은 이익을 포기를 하면서 꿈의 가치를 지켜 나가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결국은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꿈과 직업의 결정적인 차이, 희망과 비전 같은 것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희망이나 비전은 단순하게 정의 내릴 수 있는 가치는 아닌 듯해요. 다만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훌륭하고 멋진 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이지요. 일제강점기를 헤쳐 나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보며 꿈의 무게를 느껴 보았으면 합니다.
--- p.77, 「왜 어른들은 가슴 속에 꿈을 품으라고 말하는 거예요?」 중에서
3·1운동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만세의 대상을 죽은 황제가 아닌 우리 민족을 의미하는 ‘대한’
그리고 ‘대한의 독립’을 찬양하는 것으로 삼았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황제를 찬양하는 것과는 의미가 크게 바뀐 것이지요. ‘과거의 왕조 사회인 조선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우리 스스로 하나가 되어 독립을 외친다! 우리는 비록 지배받는 백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날 한민족이다!’ 이러한 열정으로 온 나라가 뜨거워집니다. 특히 여학생들의 활약이 대단했어요. 이화학당을 비롯한 여학교의 학생들이 3·1운동에 앞장섰답니다. 이들은 서울에서 시위를 하다가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요. 그리고 고향에서 사람들을 규합하고 장터에서 시위를 주도합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유관순이 주도한 아우내장터 시위입니다. 아우내장터에서 유관순의 부모가 모두 죽고, 유관순도 체포되어 모진 고문 끝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치열한 노력 그리고 민중들의 담대한 합세로 인해 아무것도 없는 조선은 스스로 다시 일어섭니다. 3·1운동으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9월에 상하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기적이라고나 할까요?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새로운 한민족의 역사가 시작되었던 셈이죠.
--- p.104~105, 「나라를 뺴앗는다는 것은 무엇을 뺴앗는다는 뜻인가요?」 중에서
반장과 친한 친구들은 두 개의 빵을 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빵을 못 받은 친구들을 모르는 척합니다. 그러자 한 친구가 빵을 받지 못했다면서 선생님한테 가서 따지겠다고 해요. 그러자 반장이 이 친구를 막아서면서 몰래 빵 하나를 줍니다. 이 친구는 빵이 생기자 순순히 물러섭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가 나서는 거예요. “이 빵 어디에서 났어? 반장이 숨긴 것 아니야?”라며 따집니다. 빵을 받지 못한 다른 친구들도 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러자 반장과 부반장이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합니다. 빵을 받은 아이와 못 받은 아이 간에 싸움
이 벌어지며 교실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말아요.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선생님? 혼자 욕심을 낸 반장? 반장의 부정행위를 모른 척한 부반장? 자기가 먹을 빵이 생기자 문제를 외면한 반 친구들? 그렇다면 이 반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뒤늦게라도 선생님이 와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반장과 부반장이 잘못했다고 반성해야 할까요? 모르는 척하며 빵을 즐겁게 먹은 친구들이 나서서 빵을 먹지 못한 친구들을 챙겨줘야 할까요?
--- p.118, 「폭력은 무조건 나쁜 거 아닌가요?」 중에서
전태일은 자신이 편안하다고 해서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심각한 노동 환경을 외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정말 안타까워했습니다. 노동자들이 관리자들에게 박대를 당하고, 고된 노동으로 몸이 망가지는 모습이 너무나 속상했던 거죠. 그러던 중에 우연히 ‘근로기준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루 여덟 시간 노동, 무리한 야근과 잔업 금지, 점심 식사 시간 보장 및 주말 휴일 보장 등등 당시의 노동법은 지금과 별 다를 바 없이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전태일은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바보였구나. 이렇게 좋은 법이 있었는데 이것을 몰랐다니.’ 전태일은 ‘바보회’를 조직하고 ‘근로기준법 준수 운동’을 펼쳐 나갑니다. 근로기준법만 지켜도 노동자들의 삶이 좋아질 수 있다고 본 거예요. 전태일 주변에 많은 노동자가 몰려들었어요. 너무나 고된 노동 환경을 바꾸고 싶었던 거예요.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도 쓰고, 장관이나 시장도 만나면서 현실을 고쳐 달라고 요구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어요. 권력자들은 알겠다고 대답만 할 뿐이었고 국가는 노동자의 편을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태일은 분신을 선택합니다. 노동 현장의 아픔을 온몸으로 고발하고자 몸에 기름을 끼얹었어요.
--- p.224, 「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역사를 바꿀 수도 있나요?」 중에서
남북관계는 쉽지 않으면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우선 군사적 대립이 너무 심각하잖아요? 서로를 적대적으로 대하다가 정말 전쟁이 날 수도 있고 핵무기가 있기 때문에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민족이 하나가 되고 그래서 모두가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보다 활발하게 대륙으로 진출할 수도 있고 인구도 늘어나니까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모든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하나하나 지혜롭게 인내심을 갖고 문제를 풀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 p.224, 「통일을 꼭 해야 하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