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野獨人이란 ‘인터넷 게시판에 모인 독신들’이란 뜻을 가진 가공의 이름이다.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쓴 이유는 『전차남』의 필자가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이다. ‘전차남’이 처음으로 세간에 모습을 드러낸 곳은 2004년 봄, 투채널(2ちゃんねる; http://www2.2ch.net/2ch.html)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였다. 투채널에는 굉장히 세분화된 게시판(커뮤니티)이 존재하는데, 각 분야별로 소위 오타쿠라 불리는 매니아들이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투채널의 수많은 게시판 가운데, <毒男이 뒤에서 총 맞는 게시판 - 위생병 불러>라는 독특한 이름을 지닌 게시판이 있다. 이 게시판은 이른바 毒男(=獨男)이라 불리는, 여자 복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만년 솔로 남성들이 모인 게시판이다. 그런데 이런 하릴없는 毒男들 중에서도 운 좋게 제짝을 만나 의기양양하게 커플 게시판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있다. 神이라 불리는, 그 기적과 같은 업적을 이룬 극소수 중 한 명이 바로 ‘전차남’이다.
어느 날 돌연, 毒男 동지들에 대한 배신을 고백하며 수줍게 게시판에 고개를 내민 ‘전차남’은, 특유의 애교 넘치는 어리버리함과 솔직 담백함으로, 같은 毒男 동지들은 물론이고 인기남 및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얻어낸다. 끝내는 지병이었던 우유부단함과 소심함을 극복하고, 예쁘고 착하고 교양 있고 돈도 잘 버는, 毒男으로서는 가히 상상도 못할 이상형인 에르메스와 커플을 맺게 된다.
이 책은 인터넷상에서 ‘전차남’과 毒男 네티즌들이 주고받은 댓글의 일부를 ‘군중 속의 일인’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네티즌이 자기 사이트에 간추려 놓은 것(http://www.geocities.co.jp/Milkyway-Aquarius/7075/)을 다시 책으로 엮은 것이다.
1998년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0년 동대학 일문과를 졸업했다. 2003년 동경대 한국.조선문화 연구과에 입학해 2004년 현재 동경대에 재학중이다. 『뱀에게 피어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