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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중고도서

아름다운 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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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74g | 146*209*20mm
ISBN13 9788925559834
ISBN10 8925559838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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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브라운관을 통해 남자의 사체가 타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화염은 바닥에서 벽, 그리고 천장으로, 마치 생물이 번식하듯 퍼져나갔다. 이윽고 남자의 사체도 그 안에 휩싸였다. 화면에는 새하얀 불꽃이 일렁일 뿐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눈을 떼지 못했다. 카메라와 연결되어 있는 코드가 타서 화상이 끊어질 때까지 계속 지켜봤다.
그녀는 브라운관 화상이 끊어지자 스위치를 조작해 비디오테이프를 되감았다. 네 명의 침입자가 사라지기 전까지로 돌린다.
감시 카메라는 네 군데 설치되어 있다. 현관과 저택 뒤쪽에 하나씩, 저택 안에는 1층 홀과 서재에 있다. 모두 다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기 때문에 침입자들은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 p. 33

비틀비틀 달리던 남자는 눈앞에 무엇이 나타났는지 모르는 듯했다. 그녀가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고 서둘러 몸을 돌리다 발이 걸려 쓰러졌다. 그녀는 왼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아악! 이거 놔!”
남자는 저항했다. 그러나 그 힘은 조금 전 남자와 마찬가지로 그리 강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다른 손으로 품에서 권총을 꺼내 방아쇠 뒤에 끼어 있는 검은 안전 고무를 검지로 벗긴 후 총구를 남자의 등에 댔다.
“뭐 하는 거야!”
그녀는 짜증내는 남자의 소리가 신호라도 되듯 손가락에 힘을 줬다. 총의 공이치기를 당기지 않아 저항이 약간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방아쇠를 단번에 당겼다.
총성과 함께 남자의 몸이 크게 튀어 올랐다. 그에 맞춰 방아쇠에서 손을 떼자 남자는 인형처럼 땅바닥에 떨어졌다. 희미한 소리를 내며 팔다리를 움직였지만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남아 있지는 않았다. --- p. 82~83

30분 남짓 달렸을 때 그녀는 자신이 도쿄 중심에 왔다는 것을 확신했다. 높은 빌딩이 즐비했을 뿐만 아니라 한밤중인데도 아직 많은 사람이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수가 이상할 정도로 많은 거리였다. 그녀는 오늘 밤 여기서 카니발 같은 게 열리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등학생 정도의 아이들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원래 어려 보이니 실제로는 성인일지도 모른다.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목적도 없이 그저 어슬렁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길가에 쭈그려 앉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이 왜 집에 안 가는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들의 옷차림은 아무리 봐도 노숙자처럼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질 좋은 새 옷을 입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즐거운 것처럼 보였다. --- p. 123

공포로 손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떡해서든 차를 출발시키려다 시동이 꺼진 걸 깨달았다. 서둘러 키를 돌린다. 하지만 공회전 소리만 날 뿐이다. 그는 뒤를 돌아봤다. 여자가 세 번째 창을 겨눈 채 달려오고 있다. 그것을 조준해서 던지려는 것이다.
준야는 차를 발진시킬 여유가 없자 차에서 뛰어내렸다. 영점 몇 초 후에 그녀가 창을 던졌다. 그것은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뒷유리를 명중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핸들 앞 패널에 꽂혔다. 거리가 가까웠다고는 해도 경이로울 만한 컨트롤이었다. 만약 준야가 도망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그의 몸을 꿰뚫었을 것이다.
준야는 창백해져서 여자를 봤다. 그녀는 아직 창을 두 개 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던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엄청난 기세로 쫓아오고 있었다.
준야는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싸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저것은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다……. --- p. 184~185

집을 나와 차에 탔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방에 우두커니 있을 수가 없었다. 그 괴물이 자신에게도 오지 않을까 하는 공포 때문에 평상심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을 사요코에게 들킬까 봐 겁이 났다. 그녀도 이미 뭔가를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다.
범인 여자……. 센도가 타란툴라라고 불렀던 여자가 어떻게 준야가 있는 곳을 알아낸 것일까.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고엔지 맨션에 갔다가 그가 없다는 것을 알아내고 회사에 문의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육상부는 고엔지에 있다고 알려줬을 테니까. 그러나 일본인이 아닌 여자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일단 고엔지 맨션에 그가 돌아오길 기다렸던 건 아닐까.
--- p.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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