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찰서로 내려가면서 줄곧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헤이독 의사가 뒤따라오면서 내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당신도 알겠지만, 난 이 같은 일에 관계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일에 관계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소.'
그는 몹시 걱정하고,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슬랙 경감은 경찰서에 있었으며, 우리는 곧 로렌스 레딩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얼굴이 창백했고,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으나 아주 침착했다. 대단히 놀랍게도 그런 상황 속에서 멜쳇 대령은 매우 신경질적으로 코웃음을 치면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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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감이 내게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놀랐다. 경감이 물었을 때 그녀가 얼마나 모호하게 대답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증언은 너무나 자신만만하고 명확했기 때문이다. 검시관의 결론은 다소 소극적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 것이었다. 평결은 거의 즉각적으로 내려졌다. 이번 사건은 단독범, 또는 알 수 없는 공범자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는게 평결의 내용이었다. 법정에서 나올 때 나는 밝은 표정의, 조금은 경계하는 기색이 엿보이며, 겉모습에도 어딘지 서로 공통점이 있어 보이는 그런 몇몇 젊은이들을 보았다. 그들 중 몇 명은 지난 며칠 동안 목사관에 드나들었기 때문에 이미 얼굴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은 피해 블루 보어 여관 쪽으로 갔는데, 운좋게도 우연히 고고학자인 스톤 박사와 밪부딪쳤다. 나는 격식도 차리지 않은 채 그의 손을 꽉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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