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누구나 한 채의 집을 짓는다. 그러나 언젠가 그는 떠나고, 결국엔 다음 사람에게 집을 넘겨준다. 집을 넘겨받은 사람은 그 위에 다시 집을 짓는다. 그리하여, 그 집을 완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p.226
아, 이젠...너무 힘이 들어. 놓아버리고 싶어. 내가 죽으면... 하얗게 태워서... 이곳에 뿌려줘. 거기에 붇혀 있다가..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이 될 거야. 그땐, 날 기억해줘... 안녕, 안녕, 내사랑.
울지 않았다. 이제 그녀는 내 곁에서 영원히 안식을 취할 수 있으므로.
--- p.258
살아있을때,
살아갈 시간이 남아있을때,
난 깨달았어야 했어
사랑은 양보하는게 아니라는걸,
사랑은 누군가에게
대신 짐 지울 수 있는게 아니란걸.
--- p.239
나도 이젠 넘어졌으면 좋겠어.
내 안에 길러온 죽음들을 꺾어버리고 편안하게 누웠으면 좋겠어.그래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오랫동안 잠을 잘 수 있었으면..
단 한 번 사랑을 하고,
단 한 번 꽃을 피우기 위해
수천만 년을 화석 속에 갇혀 지낸 씨앗처럼...
--- p.69
끝까지 바라고보 있을께.
네가 천국의 계단 앞에 이를 때까지
바라보고 있을게.
걱정하지 마.
네가 내 이름을 잊어도,
언젠가...네가 그곳에 가면
네 이름을 목놓아 부를게
반드시 널...찾아갈게.
--- 머리말 중에서
"솔직하게 말해 봐. 아직도 상은이 생각해?"
나는 아내의 느닷없는 물음에 놀라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아내의 입가에는 희미한 냉소가 서려 있었다.
"아직도 사랑한다고? 이 세상 끝까지 달려가서라도 찾아내겠다고? 이거, 네가 쓴거 맞아? 내 남편이 쓴거 맞아?"
"그건 결혼 전에 쓴 일기야!"
나는 일기장을 빼앗으며 짐짓 아내의 무례한 행동을 무시했다. 어쨌든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처지였다. 내가 변명을 하거나 대꾸는 하면 오히려 지루한 말싸움으로 버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나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 신경을 건드렸다.
"왜 이 일기를 아직도 책꽂이에 꽂아두는 거지? 그건…… 나보고 읽어보라는 뜻 아냐? 읽고 깨달으라는 거 아냐?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상은이라는 걸 알아달라는 뜻 아냐? 말해 봐. 네가 내 옆에서 상은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도.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들어줬어. 난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어. 네 진심을 솔직하게 말해 봐. 네가 정말 그 여잘 사랑한다면 붙잡지 않을게. 그냥 보내줄게."
--- p. 180
"솔직하게 말해 봐. 아직도 상은이 생각해?"
나는 아내의 느닷없는 물음에 놀라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아내의 입가에는 희미한 냉소가 서려 있었다.
"아직도 사랑한다고? 이 세상 끝까지 달려가서라도 찾아내겠다고? 이거, 네가 쓴거 맞아? 내 남편이 쓴거 맞아?"
"그건 결혼 전에 쓴 일기야!"
나는 일기장을 빼앗으며 짐짓 아내의 무례한 행동을 무시했다. 어쨌든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처지였다. 내가 변명을 하거나 대꾸는 하면 오히려 지루한 말싸움으로 버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나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 신경을 건드렸다.
"왜 이 일기를 아직도 책꽂이에 꽂아두는 거지? 그건…… 나보고 읽어보라는 뜻 아냐? 읽고 깨달으라는 거 아냐?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상은이라는 걸 알아달라는 뜻 아냐? 말해 봐. 네가 내 옆에서 상은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도.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들어줬어. 난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어. 네 진심을 솔직하게 말해 봐. 네가 정말 그 여잘 사랑한다면 붙잡지 않을게. 그냥 보내줄게."
--- p. 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