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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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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TMI

: 알면 알수록 알 게 많은 쓰레기에 관한 신비한 잡학사전

편집부 저 | 한겨레21 | 2021년 09월 1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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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460g | 205*260*20mm
ISBN13 9791155330340
ISBN10 11553303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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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해 먹은 음식이 무엇인지 알 정도로 지저분한 일회용 용기 등이 선별장 컨베이어벨트로 지나가자 시큼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환기 시설이 있지만 낮에는 켜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 민원이다. 2017년부터 일한 박연자(61·가명)씨는 “혐오시설이라고 주민들이 못 켜게 한단다. 오후 4시면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산소가 모자란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써도 쓰레기 먼지 때문에 숨을 못 쉬겠고. 장갑을 두 개나 꼈는데도 손톱에 곰팡이가 종종 생깁니다. 깨진 유리병에 찔려서 힘줄이 잘려 입원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도 시급은 딱 최저임금이다.
--- p.22

우리나라는 산업구조상 플라스틱 신재(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결합해 만듦)를 우선해 제품을 만들고 물질 재활용은 꺼렸다. 국내에서 생산된 물질 재활용 원료를 중국 또는 동남아로 수출했던 이유다. 특히 중국에 대부분을 수출했는데 2018년 중국이 재활용 선별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점진적으로 물질 재활용 원료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폐비닐 수거 거부, 즉 쓰레기 대란이 발생했다. 당시 재활용 수거업체들은 폐비닐 수요가 없어지자 처분비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수거를 포기했다.
--- p.35

동네를 한 바퀴 돈 지 15분 만에 전용 수거 용기 턱밑까지 음식물쓰레기가 가득 찼다. 참외 껍질, 밥알, 상추 등이 뒤섞인 가운데 족발로 추정되는 돼지뼈, 송이버섯 포장지, 달걀 껍데기 등도 보였다. 물기도 많았다. 이런 물기는 음식물쓰레기의 약 80%를 차지한다.
--- p.42

쌈장, 고추장을 비롯한 장류는 염분이 많기 때문에 가축 사료나 비료로 사용할 수 없고요. 돼지비계와 내장은 포화지방산이 많아 가축 사료로 부적합합니다. 독성이 있는 복어의 내장이나 알도 마찬가지겠죠.
--- p.46

나에게 냉장고는 ‘예수님’이다. 나의 죄를 대신 사해준다. 일단 먹고 남은 것을 냉장고에 넣어둔다. 그리고 잊어버린다. 다음에 열면 냉장고에 남았던 음식은 먹을 수 없게 돼 있다. 먹고는 바로 버리기에 미안했던 음식을 그제야 버린다.
나에게 냉장고는 ‘걱정인형’이다. 된장국을 끓였다가 내일 먹어도 괜찮을까 걱정되면 냉장고에 넣는다. 그러고는 잊어버린다. 류지현 작가 말대로 그렇게 잊는데, 다른 한편으론 그것이 ‘생활의 편의’다.
--- p.51

Q. 자원회수시설에서 원치 않는 쓰레기가 있나요?
A. 불에 타지 않는(불연성) 쓰레기요. 수저·병뚜껑·철사·못 등 고철류와 유리류, 타일·도자기류, 금속캔 등입니다. 고철류와 금속캔은 봉투에 넣거나 끈으로 묶어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해야 합니다. 유리·타일·도자기류는 양이 많을 경우 종량제봉투가 아닌 특수규격봉투(주민센터에 문의)에 담아서 배출합니다. 소 량의 이런 물질이 소각장에 반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일본처럼 주민센터에서 소량의 불연성 쓰레기를 수합하는 등의 방안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물쓰레기도요. 수분 함량이 높아 소각로의 발열량을 떨어뜨리기 때문이에요. 특히 음식물에 포함된 염화나트륨의 성분인 염소는 독성물질인 다이옥신 합성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원소이기도 합니다.
--- p.65

소각장 규모와 관련해 주민과 지방정부·전문가 사이엔 큰 이견이 있습니다. 대체로 주민은 해당 지역(기초지방정부) 쓰레기만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다른 지역의 쓰레기 반입에 반대합니다. 따라서 해당 지역의 쓰레기 처리 수요를 초과하는 대용량 소각장 설치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각장 규모를 키우고 광역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세천 공주대 교수(환경공학)는 “규모가 커야 더 높은 환경기준을 적용할 수 있고, 소각장의 경제성을 높이며, 자원 회수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적어도 하루 200t 이상의 소각 규모가 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소각장 규모가 하루 48t 이상이어야 가장 높은 대기오염물질 처리 기준이 적용됩니다.
--- p.67

푸른 언덕을 오르는 시멘트 길은 갈라져 있었다. 중앙선을 그리듯 길고 깊게 파였다. 균열보다는 지각변동이란 말이 더 어울렸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홍보부 김종현 주임은 “땅속 쓰레기가 썩으면서 지반이 내려앉아 갈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7월14일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제2매립장에 올라갔다. 2000년 10월~2018년 10월 서울, 인천, 경기도에서 배출한 온갖 쓰레기가 묻힌 곳이다. 땅 262만㎡(79만여 평)에 쓰레기 8018만t이 쌓였다고 한다. 잡초 무성한 언덕을 거닐며 땅속 깊은 곳에 잠든 쓰레기를 생각했다. 서울살이 21년차, 그동안 습관처럼 버린 무수한 쓰레기가 그 안에 있을 것이다.
--- p.74

우리는 평소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일상생활에서 버리는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해양쓰레기의 약 46%는 어업 과정에서 만들어진 어구 쓰레기이다. 물고기를 잡는 데 쓰는 그물, 낚싯줄, 부표, 밧줄 등이 해양쓰레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 p.83

인구의 30% 가까이 되는 단기체류 이주노동자와 매년 인구의 4배 넘게 찾아오는 관광객에게 분리배출을 강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시스템을 만들어 교육과 홍보를 하고, 지속적으로 감독하기보다 최소한의 협조만 구하고 재활용 자체는 이주노동자에게 일괄적으로 맡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유리할 수 있다.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에서 저임금 이주노동자를 지속해서 공급받을 수 있는 싱가포르라서 가능한 일이다.
--- p.96

1957년 스푸트니크밖에 없던 지구궤도는 2021년인 지금 2만3천여 개의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가 둘러싸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운용 중인 인공위성은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발사한 수많은 우주발사체의 잔해, 임무를 다하고 버려진 인공위성, 그리고 폭발과 충돌로 발생한 파편까지 인류가 우주에 남긴 쓸모없어진 우주물체인 우주쓰레기가 지구궤도의 인공우주물체 중 90%를 차지한다.
--- p.122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아더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햇반 그릇, 화장품 뚜껑만이 아니다. 머리와 몸통이 제각각인 경우가 특히 그렇다. 치약 뚜껑은 PP지만 치약 몸체는 아더인 식이다. 집에서 내다버린 비닐의 상당수도 아더였다.(...)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식품을 안전하게 보관·유통하기 위해 산소 투과를 막는 필름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아더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은 99%가 단일성분이어도 1%만 다른 플라스틱이 쓰이면 아더로 분류하기 때문에 유독 아더가 많다. 홍 소장은 “외국처럼 가장 많이 사용된 대표 플라스틱 재질을 앞세워 단순하게 표기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 p.135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 아니라 더 많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정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더 많은 책임을 느끼고 더 많은 행동을 해야 한다. 돈키호테는 ‘현실은 진실의 적’이라고 했다. 당면한 현실에 눌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 행동해야 한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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