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15년, 39살, 40살의 나이에 파이어족으로 조기 은퇴했다. 그리고 우리는 매년 4,000만 원 내외의 돈을 생활비로 쓰고 있다. 그런데 파이어족으로 은퇴하고 5년이 흐른 지금, 자산은 오히려 늘어 처음 은퇴할 당시의 2배를 넘겼다. 일을 그만두었는데도 우리의 생활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것이 사람들은 가장 놀랍다고 한다. 하지만 파이어족에게 이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형 파이어족(K-FIRE족)’을 표방하고 있는 우리는 모두가 생각하는 은퇴자금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조기 은퇴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형 파이어족 포트폴리오’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pp.8~9, 프롤로그_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 ‘파이어족의 재테크’
‘파이어(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약자이다. 그리고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를 이룬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다. 미국의 20~30대 고학력·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처음 생겨난 이 집단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부터 월급의 70~80%를 저축해서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에는 은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파이어족들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극단적인 절약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은 덜 쓰고 덜 먹더라도 조기 은퇴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파이어족의 목표금액을 본인 1년 생활비의 25배로 정한다. 최소 100~2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1~22억 원 정도가 되겠다.
이러한 파이어족은 1990년대에 처음 생겨났지만 파이어족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점은 2008년 이후부터다. 미국에서 파이어족이 생겨난 것은 1990년대인데 왜 2008년 이후 밀레니얼 세대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걸까? 그 배경에는 미국에서 발생해서 세계적인 불황으로 번진 금융위기가 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엘리트 계급이라고 생각하며 선망의 대상이었던 월가의 선배들이 직장을 잃고 삶이 무너지는 모습을 밀레니얼 세대들이 직접 목격한 것이다.
--- pp.16~17, 파이어족이 되어야 하는 이유
최소한의 목돈과 투자수익률, 최소생계비용을 계산하여 파이어족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해주는 공식을 만들어 보았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누구든지 가능하게 목표금액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탄생한 간단명료한 공식이다. 이름하여, ‘파이어족 목표금액 계산공식’이다.
‘SM×ROI≥MCL=파이어족 기본조건 만족’
종잣돈(SM)에 본인의 평균 투자수익률(ROI)을 곱한 값이 최소생계비용(MCL)보다 크거나 같다면 당신은 파이어족이 될 기본조건을 충족한다는 이론이다. 이 기본값에 각자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예를 들면 집값, 여행비용, 취미생활비용 등을 더해서 최종 파이어족의 목표금액
을 산출하면 된다.
예를 들어, 평균 투자수익률이 6%이고 최소생계비용이 1년에 2,400만 원이라고 하면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목표금액은 얼마일까? 정답은 4억 원이다. 파이어족 목표금액 계산공식에 좌우 변을 바꿔서 대입해 보면 알아낼 수 있다. 다른 예로, 종잣돈 5억 원으로 파이어족이 되려고 할 때, 본인의 최소생계비용이 3,600만 원이라고 하면 필요한 평균 투자수익률은 7.2%다. 이 정도의 수익률을 내는 것이 어렵다면 최소생계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공식을 적용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공식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항목은 ‘최소생계비용’이다. 흔히 은퇴자금이라고 하면 투자수익률이나 종잣돈을 먼저 고민하지만 파이어족이 되려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체크해 봐야 하는 부분은 최소생계비용이다. 나는 최소한 얼마의 돈으로 한 달을, 혹은 1년을 살아갈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계산해 보아야 한다.
--- pp.58~59, 다시는 직장으로 되돌아가지 않게 해주는 ‘파이어족 목표금액 계산공식’
투자자의 기본이 되는 종잣돈의 금액이 1억 원인 또 다른 이유는 1억 원이라는 자본이 나에게 벌어주는 돈이 소형 아파트 월세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물론, 소형 아파트에 투자한다면 훨씬 수익이 좋겠지만 부동산을 아직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훨씬 안정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 1억 원을 우리나라 배당주(약 4%인 대기업도 있다.)나 미국의 배당주 중 4% 이상인 주식에 나누어 투자해 놓으면 한 달에 약 30만 원 전후의 배당을 받을 수가 있다. 이때부터는 나도 자본이 자본을 낳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 돈을 재투자하여 자산을 불려 나가야 한다. 너무 적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하면 되돌아오는 돈도 적어서 재투자를 하지 못하고 기분 한 번 내는 것으로 돈이 사라져버린다. 이렇게 되면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 p.76, 1억 원을 먼저 모아야 하는 이유
우리는 파이어족의 투자가 ‘시간이 흘러도 자산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는 전제를 기본으로 한다. 투자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부터 하게 되면 투자가 어렵고, 두렵고, 부담스러워진다. 종이 화폐의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금도 인플레이션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일수록 대부분의 자산이 종이 화폐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들의 화폐 가치가 낮아져서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종이 화폐는 투자자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종이 화폐를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으로 옮기는 행위, 그것이 바로 투자의 기본이다. 제대로 투자를 한 경우라면 기본적인 물가상승률, 즉 인플레이션만큼은 반드시 따라간다. 그러나 이것은 투자가 수익을 낸 것이라기보다는 내 자산의 가치를 보전해 준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지금 당장 목돈 10억 원이 있다면 40대에 은퇴하여 검소한 생활을 하며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현재 물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매년 물가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평균 2~3%씩 오르고 있다. 거기다가 끊임없이 찍어내는 종이 화폐의 수량으로 현금의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10년 전에 1만 원으로 살 수 있던 물건을 지금은 얼마에 살 수 있을까? 20년 전 1만 원이었던 물건은? 우리가 40대에 은퇴를 한다면 100세 시대에 남은 생은 60여 년이다. 정년 은퇴를 한다고 가정해도 40여년을 보내야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가 과연 30~40년 후에도 그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우리는 자신할 수 없다. 그때쯤에는 노동을 통해 돈을 벌 수도 없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투자와 경제에 대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돈을 불리는 방법이 아닌, 지금의 자산 가치를 10년, 20년, 60년 후에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공부가 바로 투자 공부다.
--- pp.126~127, 투자 안 하는 파이어족?
이론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시간과 돈의 관계는 ‘시간:돈=1:1’, 잘해도 ‘1:n’이다. 그런데 이 관계를 ‘시간:돈=1:∞’로 바꾸면 어떨까? 만약 시간당 1만 7,000원을 받는 사람이라면 1시간 일했을 때 1만 7,000원, 2시간 일했을 때 3만 4,000원, 3시간 일했을 때 5만 1,000원으로 수입이 늘어날 것이다. 그 사람의 시간 가치는 ‘n(시간)×1만 7,000(원)’으로 한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5시간을 투자해서 만들어 놓은 콘텐츠 A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의 가치가 1만 7,000원이라고 했을 때 A를 다수의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면 어떨까? A의 시간 가치는 처음 A를 만든 5시간을 제외하면 무한하다. 무한히 돈을 벌어들일 수가 있는 것이다. 식으로 표현해보겠다. ‘A=(1만 7,000(원)×이용 건수)+α=∞’ 시간이 흐르면서 A로 인한 다른 기회(α)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작업을 ‘가치 창조’라고 한다. 이런 종류의 가치 창조는 보통 처음에 비효율적이어서 실패한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한 의미의 가치가 실현된다. 그때부터는 별도의 시간 투자 없이도 꾸준히 가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시간을 들여서 이런 A를 창조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시간만큼의 돈밖에 벌 수가 없다.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다. 특히 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정말 한정적이다. 이것을 빨리 깨달을수록 가치가 확장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둘 수 있는 것이다.
--- pp.192~193, 은퇴 후 누구나 가능한 파이프라인 구축 노하우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유만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기 은퇴만이 목표인 것도 아니다. 파이어족은 한 번뿐인 인생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살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자신의 ‘찐’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책임감 있고 독립적
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여전히 꿈꾸고 도전하기를 원하지만 지금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후, 먼저 해야 할 일과 지금은 참아야 하는 일들을 지혜롭게 구분하여 실행해 나가는 담대한 사람들이다. 파이어족이 되었다고 해서 자유와 방종을 구분할 줄 모르고 멋대로 살아가는 이들은 없다. 파이어족 되는 것에 성공한 사람들은 삶이 주는 무게를 직접 겪어 본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독립을 이루어 조기 은퇴에 성공하더라도 끊임없이 세상을 배우고 공부한다. 주위를 돌아보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며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이들은 이렇게 사는 것이 보람되고 가치 있게 사는 삶이라 믿기 때문이다.
--- p.218, 에필로그_자유로운 세계로의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