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9시 뉴스 10분 전, 원고 쓰던 노트북을 들고 허겁지겁 스튜디오로 뛰어 들어가면 발소리도 내지 않고 다가와 마이크를 달아주고 옷매무새를 만져주는 사람이 있다.
시청자와 대화할 ‘내용’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건 시청자들과 만날 ‘모습’을 전적으로 책임져주는 사람 덕분이다. 프랑스의 한 사상가는 자존감을 위해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스스로를 던지라고 했다는데, 나림비는 타인에게 자신을 던져 존중을 받는다.
TV 화면에 1초 동안 스치는 1cm의 완벽을 위해 오늘도 바느질을 하고, 단추를 옮겨 단다. 그 알록달록한 인내와 정성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이소정 (KBS [뉴스9] 앵커)
살다 보면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따뜻한 사람과 마주하면 나도 여유가 생기고 따뜻해진다. 나림비는 내게 그런 사람이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그녀는 숨 쉬지 않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다. 옷에 신발에 손수건에 그녀가 매일 사용하는 줄자에도 생명을 부여하고 대화한다. 색깔마다 무늬마다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숨소리를 듣는다. 오늘 입은 내 옷과 신발을, 손에 든 가방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들이 살아있고 내게 말 걸고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스타일리스트 나림비의 글이 준 선물이다. 그녀에게 다시 따뜻한 위로를 얻는다.
- 정재민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그때 그러길 잘했어’ 날과 ‘그때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날을 셈해 보니 ‘그때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날이 훨씬 많다. 하지만 나림비의 글은 나를 토닥인다. 그래도 너만의 스타일로 살았으니 잘 살았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 선시야 (『용기 충전소』 저자)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색깔을 인지할 수 있는 생명체라고 한다. 동시에 인간은 세상을 실제보다 낮은 채도로 보곤 한다. 새벽 하늘빛, 퇴근길 노을, 깊은 밤하늘의 짙푸름을 우리는 자주 지나친다.
나림비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세상의 색상을 소중하게 관찰한다. 그래서 나림비의 의상실에 방문하는 시간은, 내가 잊고 있었던 컬러 감각을 되살리는 때이기도 하다. 인간만이 아는 색채의 세상을 전문가의 언어로 이해하는 기회가 이 책에 담겨 있다.
- 신지혜 (KBS [대화의 희열2] 기자)
나림비는 활기차다. 밝은 음성으로 주위를 북돋고 용기를 준다. 나림비는 호기심이 많다. 궁금한 건 반드시 물어봐야 하고 모르는 건 배워야 직성이 풀린다. 어린아이의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나림비는 감수성이 풍부하다. 초록빛 싹이 움트는 봄을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귀청 터져라 우는 여름 매미의 짧은 생을 안타까워하고, 울긋불긋 가을 빛깔을 캔버스에 옮기어 추심을 달래며, 추운 겨울날이면 목화꽃다발을 만들어 차가운 공기를 잊으려 한다.
나림비의 옷이 아닌, 글을 읽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감각을 선보이는 그녀가 마련해준 옷을 입을 때마다 항상 용기와 자신감이 샘솟는 것을 경험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고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스타일링하게 된다면 참 좋겠다.
- 윤수영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아나운서)
인생을 스타일링 해보고픈 이들은 이 책을 펼쳐라! 우리가 일상에서 무수히 눈에 담는 색과 사물의 특징을 잡아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시선과 따뜻한 마음, 경륜으로 멋지게 풀어낸다. 세상 속 중심에 서 있는 나 또는 타인을 위한 인생 필독서.
- 강아랑 (KBS [뉴스9] 기상캐스터)
나림비는 ‘선’에 엄격했다. 작업복, 이른바 방송용 의상을 입었을 때 어깨높이가 다른 것을 참지 못했고 삐뚤고 구겨진 걸 보지 못했다. 바지를 입으면 주름이 진다고 앉지 말라고 했다. 셔츠는 뒤에서 당겨 구김 없이 만들었다. 넥타이 매듭은 좌우가 대칭되어야 한다. 그래서 단단하고 빡빡했다. 방송 직전 급하게 몸을 움직이면 옷이 구겨진다고 지청구를 들었다. 잔소리가 귀찮고 듣기 싫었지만 내 모습이 나온 화면을 보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신언서판身言書判. 중국 당나라 시절 관리를 등용할 때 인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몸, 말씨, 글씨, 판단 네 가지를 이르는 말이다. 이 가운데 신身이 처음이다.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정보기 때문이다. 신身은 연예인 수준의 잘생김을 뜻하는 건 아니다. 설명에는 체모풍위體貌豊偉, 신체와 용모가 넉넉하고 훌륭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신’이라는 글자에 한 획을 더하면 ‘선’이 된다. 나림비의 ‘선’은 ‘신언서판’의 ‘신’에 ‘반듯한’이란 점 하나를 더했다. 나는 그걸 ‘고집’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문가의 ‘고견’이다. 이런저런 ‘고집’ 아니, ‘고견’을 모은 책이 나왔다. 더 늙기 전에 나와 다행이다. 더 늦었으면 내 잔소리를 들었을 거다.
- 이영현 (KBS [뉴스9] LA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