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끔직한 빚을 같아야만 한다. 자기가 같을 것이다. 하녀를 내보내고 집도 옮겼다. 지뭉 밑의 고미다락에 세를 들었다. 그녀는 힘든 가사일과 지겨운 부엌일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설겆이를 하고, 기름때가 낀 사기 그릇과 냄비 밑바닥을 닦느라고 분홍빛 손톱이 다 닳았다. 그녀는 더러운 속옷과 셔츠 그리고 걸레를 비누로 빨아서 줄에다 말렸다. 그녀는 매일 아침 쓰레기를 가지고 행길로 내려갔다.
물을 들고 올라가다가, 숨이 차서 층계마다 쉬곤 하였다. 그녀는 서민층의 여자처럼 옷을 입고 바구니를 팔에 걸고서, 채소가게와 식료품 가게 그리고 푸줏간에 갔는데, 값을 자꾸 깍아서 욕을 얻어 먹으면서도 푼돈을 조금씩 절약해 나갔다. 매달 어음을 지불해야 했고, 다른 것들은 갱신을 하고, 기한을 연기 받아야 했다. 남편은 저녁마다 어떤 상인의 장부를 정서하는 일을 맡아서 했고, 밤이면 때로 한 페이지에 5수우를 받고 서류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다.
이런 생활이 십 년 동안 계속되었다. 십 년이 지나자,그들은 모든 빚을 다 갚았다. 고리대금의 이자와 쌓이고 쌓인 이자까지도 모두 갚은 것이다. 이제 르와젤 부인은 늙어 보였다. 그녀는 궁핍한 살림 때문에 튼튼하고, 억세고, 거친 여자가 되었다. 머리 손질도 잘 하지 않고, 치마는 비뚤어지게 입고, 손은 빨개지고, 큰소리로 말하고, 마룻바닥을 물을 흠뻑 써서 닦아내고 하였다.
--- p.18
만약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알겠는가, 누가 알아! 인생이란 참으로 이상하고 얼마나 변화무쌍한가! 사소한 일이 자신을 파멸시키기도 하고 구원하기도 하지 않는가! 어느 날, 그녀가 한 주일 동안의 피로를 풀려고 샹젤리제를 산책하고 있을 때 문득 어린아이 하나를 데리고 산보하는 한 여자를 보았다. 포레스띠에 부인이였다. 그녀는 전과 다름없이 젊고,여전히 아름다웠으며, 매력적이었다.
--- p.19,---pp.4-11,--- 책 내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