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품 수업이 철학 수업은 아니다. 변형된 국어 수업도 아니다. 온작품을 다루며 국어 교과에서 기르고자 하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의 기본기와 문법, 문학적 소양이 길러진다. 하지만 이게 목표는 아니다. 진짜 목표는 우리 아이들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작품 수업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이지, 멀디 멀고 막연한 신기루를 좇는 수업은 절대 아니다. 매일의 성취기준이 있고 주제별, 학년별 목표도 있다. --- p.5
국어 교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교과를 통합하는 부명초등학교의 교육과정 재구성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충격일 수 있다. 일반학교에서도 교과서만이 정답이 아니고 그저 하나의 수업자료에 불과하니 그대로 가르치지 말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교사들은 교과서를 버리지 못한다. 그런데 부명초등학교에서는 정말 교과서가 수업자료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면서 꼭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서 활용한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교과서도 있다. --- pp.11~12
보통 한 주제당 4~6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온작품 수업은 크게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 활동으로 구성된다. 매 차시마다 책을 같이 읽으면서 어려운 낱말 찾기, 읽은 내용 파악하기, 자기와 관련된 경험 나누기, 읽은 내용 간추리기 등을 한다. 읽은 후에는 등장인물 인터뷰하기, 정지 장면 만들기, 질문 만들기, 역할극하기, 책 패러디하기, 인상 깊은 장면 그리기, 뒷이야기 꾸미기, 등장인물에게 편지 쓰기, 만화로 표현하기, 책 광고 만들기, 관련된 놀이하기, 음식 만들기, 온몸학습 가기, 학부모 수업 공유 등의 활동을 한다. --- pp.13~14
온작품 수업을 하게 되면 교사의 관찰평가, 학생의 자기평가와 상호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등이 주를 이룬다. 교사가 출제하고 학생이 답을 쓰는 방식의 평가가 아니라 수업 중에 학생이 주도적으로 질문을 만들고 여러 개의 답을 찾아가는 평가가 되는 것이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누구의 어떤 생각도 존중받아야 한다. 중요한 건 수행평가 점수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얼마나 흥미를 갖고 참여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겪어 나가느냐다. --- pp.18~19
『프레드릭』은 시인 같은 들쥐를 통해 자기의 색깔과 주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프레드릭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보고 친구들의 재능도 발견해본다. 또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작품도 만들어본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1년 동안 배우고 익힌 것 중에서 발표하고 싶은 것을 고르고 연습하여 ‘나의 빛깔 재주 발표회’를 한다. --- p.43
2학년 통합 교과의 핵심 목표는 사계절의 특징과 계절에 따른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배우는 것이다. 이 책에는 봄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과 꽃, 먹을거리가 나와 있다. 특히 지천에 피어 있는 쑥을 뜯어 쑥국, 쑥버무리, 쑥개떡 등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먹고, 잘 다듬어 시장에도 내다 판다. ‘여기도 쑥, 저기도 쑥, 쑥쑥 자라 쑥이지.’ 등의 반복되는 말놀이도 재미있어 아이들이 자연스레 따라한다. 내용적 요소를 봄 생태로 하여 국어 교과와 통합 교과를 하나로 아우르며 수업하기에 적당하다. 내용과 그림이 많은 그림책이어서 한 번에 모두 읽기보다는 소주제별로 나누어 읽어가며 주제에 맞는 활동을 함께 엮어가는 것이 흥미롭다. --- pp.52~53
1) 읽는 중
① 인물 탐구-말과 행동을 보고 어떤 성격의 인물인지 알아보기
· 27쪽에서 ‘허리는 구부정하고 발걸음은 굼떴어요. 타박타박 걷다가, 질질 신발을 끌다가, 멈칫 서서 땅바닥을 보곤 했어요.’ 검지가 이렇게 하는 까닭은 뭘까요? 다 같이 일어나서 검지처럼 해볼까요? 어떤 느낌인가요?
· 29쪽의 ‘검지 발걸음이 아까와는 달랐어요. 콩콩 소리가 났고 종종종종 뛰기까지 했으니까요.’에서 검지처럼 해봐요. 어떤 느낌인가요? 아까와 달라졌나요? --- p.120
보통 한 주제 학습에 70~100차시 내외가 소요되고 3~4주가 걸린다. 질문과 활동들은 아이들의 발달 단계 및 기질과 성향, 그리고 교사의 요구를 고려하여 선택하여 활용하면 된다. 앞부분을 읽을 때 내용 이해를 위해 질문 중심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면 좋지만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배경 등을 대략 파악한 이후에는 작품에 대한 몰입과 문학적 즐거움을 위해 질문 수를 줄여나가면 좋다. --- p.186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는 감정 단어도 잘 선택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당황스럽다’, ‘긴장 된다’, ‘서운하다’ 등의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로 갈등이 생길 때는 느낌욕구카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달라고 한다. 둘이 이야기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반 전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서로 공감하는 시간도 갖는다. 수업시간을 할애해야 할 때가 많아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물음을 나에게 던지며 다잡아간다. --- p.250
이 온작품 수업의 키워드는 ‘탐색’이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진로(꿈, 삶, 죽음)에 대해 탐색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온작품 『해리엇』은 ‘꿈이란 게 뭐지?’라는 질문을 무겁지 않게 던지며 감동을 전해준다.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전 진로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하는 6학년 아이들과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사는 데 중요한 건 무엇일까?’, ‘꿈이란 무엇인가?’ 등 내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며 희망찬 미래를 그려보는 수업을 하고 싶었다.
--- pp.270~271